오는 4월 총선에서 유권자의 힘으로 함량미달 정치꾼들을 퇴출시키자는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이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벌어질 낙선운동은 지난 1월10일 경실련이 ‘총선 출마 부적격자’ 164명을 발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틀 후인 1월12일에는 413개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2000년 총선시민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1월20일경까지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개혁시민연대와 공명선거운동감시협의회 등에서도 후보들에 대한 정보공개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은 노동조합을 제외한 단체는 특정후보에 대해 지지 또는 낙선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선거법 87조를 들어 낙선운동은 불법이며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도 1월17일 전체회의를 열어 낙선운동은 선거법위반 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악법은 법이 아니므로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맞서고 있다.
시민운동단체들이 낙선운동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꺼내든 것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누적돼 왔기 때문.
2000년 총선시민연대(이하 총선시민연대)에 상임공동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녹색연합 장원 사무총장은 환경단체가 굳이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를 “정치환경의 개혁없이는 환경개혁도 안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개혁안이 국회란 깔대기를 통과하지 못해서 생기는 ‘개혁의 병목현상’이 심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반발과는 달리 낙천낙선운동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총선시민연대 이태호공동사무국장은 “낙천낙선운동이 국민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을 치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총선시민연대가 개설한 홈페이지에는 “정치는 쳐다보기도 싫었는데, 요즘 너무 재미있다” “투표날이면 놀러가곤 했지만 올해만은 꼭 후보자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글들이 앞다투어 실리고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깨끗한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등의 기발한 표현도 등장한다. 낙천운동에 대한 찬반의사 표시를 묻는 난에는 90%에 육박하는 찬성표가 던져진다. 언론사에도 정치권을 비난하고 시민단체를 지지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전국민이 정치권에 대해 ‘집단 왕따’를 하는 양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총선시민연대 양세진공동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쌓인’게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2000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 말부터. 그러나 선거법 87조가 걸림돌이 되면서 ‘법 테두리 내에서의 운동’과 ‘불복종 운동’으로 노선이 갈라졌다. 이런 와중에 합법적 운동을 주장했던 경실련이 먼저 유권자에 대한 정보공개 차원에서 문제 있다고 판단되는 의원들의 리스트를 공개함으로써 낙선운동의 불이 댕겨졌다.
낙선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던 1월17일 김대중대통령은 선거법 87조를 폐지할 것을 지시, 시민운동 진영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대해 총선시민연대측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란 반응. 그러나 대통령 지시가 곧바로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의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태로공동사무국장은 “국회가 이 문제를 한시라도 빨리 의제화하고 구체적 일정을 제시하는 것만이 그간 누적된 정치에 대한 불신을 씻는 길”이라 말한다.
최열 총선시민연대공동대표(환경연합 사무총장)는 “낙선운동은 앞으로 시민운동이 질적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선거 때마다 나름대로의 운동을 펼쳐왔다. 1단계는 91년 지자체 선거에서의 공명선거 운동이었으며, 2단계는 95년 지자체 선거를 기점으로 한 정책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정치권의 구태는 여전했다. 이같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바로 낙천낙선운동으로 시민단체의 3단계 운동인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삼류 정치인’들을 퇴출시킬 수 있을까. 구태에 물든 정치권이 거듭나게 할 수 있을까.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일반론에 비추어보자면 이제 공은 유권자들에게 넘어간 셈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벌어질 낙선운동은 지난 1월10일 경실련이 ‘총선 출마 부적격자’ 164명을 발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틀 후인 1월12일에는 413개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2000년 총선시민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1월20일경까지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개혁시민연대와 공명선거운동감시협의회 등에서도 후보들에 대한 정보공개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치권은 노동조합을 제외한 단체는 특정후보에 대해 지지 또는 낙선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선거법 87조를 들어 낙선운동은 불법이며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도 1월17일 전체회의를 열어 낙선운동은 선거법위반 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악법은 법이 아니므로 불복종 운동을 벌이겠다’고 맞서고 있다.
시민운동단체들이 낙선운동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꺼내든 것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누적돼 왔기 때문.
2000년 총선시민연대(이하 총선시민연대)에 상임공동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하는 녹색연합 장원 사무총장은 환경단체가 굳이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를 “정치환경의 개혁없이는 환경개혁도 안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개혁안이 국회란 깔대기를 통과하지 못해서 생기는 ‘개혁의 병목현상’이 심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반발과는 달리 낙천낙선운동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총선시민연대 이태호공동사무국장은 “낙천낙선운동이 국민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무관심을 치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총선시민연대가 개설한 홈페이지에는 “정치는 쳐다보기도 싫었는데, 요즘 너무 재미있다” “투표날이면 놀러가곤 했지만 올해만은 꼭 후보자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글들이 앞다투어 실리고 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해 깨끗한 세상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등의 기발한 표현도 등장한다. 낙천운동에 대한 찬반의사 표시를 묻는 난에는 90%에 육박하는 찬성표가 던져진다. 언론사에도 정치권을 비난하고 시민단체를 지지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전국민이 정치권에 대해 ‘집단 왕따’를 하는 양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총선시민연대 양세진공동사무국장은 “시민들이 정치권에 대해 ‘쌓인’게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한다.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2000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 말부터. 그러나 선거법 87조가 걸림돌이 되면서 ‘법 테두리 내에서의 운동’과 ‘불복종 운동’으로 노선이 갈라졌다. 이런 와중에 합법적 운동을 주장했던 경실련이 먼저 유권자에 대한 정보공개 차원에서 문제 있다고 판단되는 의원들의 리스트를 공개함으로써 낙선운동의 불이 댕겨졌다.
낙선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던 1월17일 김대중대통령은 선거법 87조를 폐지할 것을 지시, 시민운동 진영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대해 총선시민연대측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란 반응. 그러나 대통령 지시가 곧바로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국회의 진행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태로공동사무국장은 “국회가 이 문제를 한시라도 빨리 의제화하고 구체적 일정을 제시하는 것만이 그간 누적된 정치에 대한 불신을 씻는 길”이라 말한다.
최열 총선시민연대공동대표(환경연합 사무총장)는 “낙선운동은 앞으로 시민운동이 질적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선거 때마다 나름대로의 운동을 펼쳐왔다. 1단계는 91년 지자체 선거에서의 공명선거 운동이었으며, 2단계는 95년 지자체 선거를 기점으로 한 정책 캠페인이었다. 그러나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게다가 정치권의 구태는 여전했다. 이같은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바로 낙천낙선운동으로 시민단체의 3단계 운동인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삼류 정치인’들을 퇴출시킬 수 있을까. 구태에 물든 정치권이 거듭나게 할 수 있을까.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일반론에 비추어보자면 이제 공은 유권자들에게 넘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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