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군 미산면 당개나루(당포나루)로 흘러들어오는 당개 샛강과 임진강 본류 사이에 특이한 형태의 성곽이 있다. 두 강이 만나는 곳에 약 13m 높이의 삼각형 자연절벽이 있고 그 위 대지 위에 축조된 성곽이다. 동쪽 입구를 가로막아 성벽을 쌓고, 남쪽과 북쪽은 자연절벽을 그대로 이용했다. 연천군 임진강과 한탄강 북안에 있는 고구려시대 성곽 가운데 당포성, 호로고루, 은대리성은 모두 강안평지성(江岸平地城)으로 입지 조건과 평면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미수 허목의 ‘기언별집’ 제15권 ‘무술주행기’에 ‘마전 앞의 언덕 강벽 위에 옛 진루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위에 총사가 있고, 그 앞의 나루를 당개라 하는데 큰 물이 흘러 나룻길로 통한다’는 기록이 있다. 당포성은 연천 지역 향토사학자인 이우형 씨가 이 기록을 보고 현지조사를 통해 찾아낸 것이다.
당포성 동쪽 성벽 길이는 50m, 남은 성벽 높이는 6m 정도이며 성 동쪽에서 서쪽 끝까지 길이는 200m에 달한다. 당포성 배후에는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는 마전현이 자리하고 있어, 양주 분지 일대에서 최단거리로 북상하는 적을 방어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요새다. 반면 북진하려는 쪽도 강의 북안에 교두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신라가 이 지역을 차지한 후 이 성곽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 내부에서는 고구려와 신라의 토기편, 기와편이 다수 출토됐다.
고구려 성을 찾아다니다 보면 늘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고구려인들은 전략적으로 중요할 뿐 아니라 기왕이면 아름다운 경관까지 갖춘 곳을 찾아다닌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