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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서울 송파구 한 패션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 “이곳에서 영업 중인 ‘코엔코코리아’라는 가상자산사업체를 아느냐”는 기자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해당 패션회사가 위치한 곳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코엔코코리아가 있다고 알려진 장소다. 코엔코코리아는 홈페이지에 해당 주소를 내걸고 있으며, 네이버 지도에 코엔코코리아를 검색해도 해당 위치가 나온다. 하지만 이날 이곳에서 코엔코코리아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소리 소문 없이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지만 정작 가상자산사업자는 연이어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31일 기준 전체 37개 가상자산사업자 가운데 10개 사업자가 영업을 종료했거나, 영업 중단을 진행하고 있다(표 참조). 전체 사업자의 27%에 달하는 수치다. 개중에는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합동 현장 점검에 들어가자 돌연 영업을 재개하거나, 재개 의사를 밝힌 사업자도 있었다.
5월 31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가운데 27%가 영업을 종료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암호화폐 시장은 활기 띠는데…
코엔코코리아 역시 영업을 중단한 회사 가운데 하나다. 코엔코코리아는 지난해 별다른 공지 없이 암호화폐 거래소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무실은 철수한 지 오래고, 네이버에 등록된 전화번호로 전화해도 “서비스 이용이 정지된 번호”라는 알림만 들려올 뿐이다. 홈페이지는 지난해 10월 31일 쇼핑몰 오픈 계획을 공지한 이후 소식이 끊긴 상태다. 하지만 취재 결과 해당 업체가 실질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시기는 그보다 앞선 지난해 3월이다. FIU 관계자는 “코엔코코리아 측이 고객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가상자산업계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잇따른 영업 종료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양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중소기업이 생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가상자산 관련 규제가 많은 편인 데다, 국내 투자자 대부분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을 사용하는 상황이라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할 요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6월 5일 기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별 점유율을 보면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66%, 31%를 차지했다. 기타 암호화폐 거래소는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3%에 불과하다.
문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대부분 졸속으로 영업을 종료하면서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사업자 측에 영업 종료 1개월 전 관련 계획을 공지하고 가상자산 출금 지원 등 절차를 수립할 것을 권고해왔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곳이 다수였다. 2개 사업자는 영업 종료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고, 2개 사업자는 관련 절차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다. 영업 종료 1개월 전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지 않은 기업도 6개에 달했다. 개중에는 코엔코코리아처럼 영업 종료 사실을 아예 공지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관련 소식을 접하고 당황한 개인투자자도 적잖다. 이들은 대부분 보유하고 있던 알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해 투자 사실을 잊고 지내다가 관련 소식을 뒤늦게 접한 상태였다. 김모 씨(36) 역시 이번 일로 피해를 본 사람 중 한 명이다. 김 씨가 이용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영업을 종료했다. 그는 “A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는데 반환 신청 기간이 지났다며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 조회 수수료 요구하기도
암호화폐 거래소 캐셔레스트를 운영한 뉴링크는 ‘가상자산 조회 수수료’로 5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캐셔레스트 홈페이지 캡처]
7월 19일부터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강화될 전망이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 사업자 신고가 말소되거나 파산하는 경우 은행 등이 이용자에게 예치금을 직접 지급하게 돼 고객이 좀 더 안전하게 자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가상자산사업자 입장에서는 규제로 느껴질 수 있는 만큼 법 시행을 앞두고 영업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금융당국은 “영업 종료 관련 법적 규율을 강화하고 이용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능한 조치를 모두 활용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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