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후쿠오카는 낮에는 햇볕이 내리쬐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후쿠오카는 문화·레저 시설을 비롯한 볼거리와 함께 특별한 미식의 천국이다. 무엇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 관광에 별로 어려움이 없다. 한글 안내판이 걸려 있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구석구석까지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시간에는 후쿠오카 심장부인 텐진에서 벗어나 남쪽과 서쪽을 소개할 예정이다. 일본 문화 특유의 섬세함을 경험하고 싶다면 시내 남쪽에 자리한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満宮)’를 찾아가보자.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9세기 무렵 학자 스가와라노 미치자네(845~903)를 모셨다는 다자이후 텐만구는 학문의 신으로부터 영험한 기운을 받기 위해 주말이나 대입 시험 기간이 되면 일본 각지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룬다. 궁으로 가는 길목에는 학문의 신 시신을 옮겼다는 소 동상이 있는데, 그 소뿔을 만진 손을 자신의 머리에 비비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이곳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또 있다. 봄이 되면 약 6000그루의 매화나무가 꽃을 피워 그림 같은 절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위치한 ‘스타벅스 다자이후 오모테산도’는 목재의 달인으로 불리는 일본 건축가 구마 켄고가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매장은 일본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라는 콘셉트로 입구부터 실내 구석구석까지 나무를 지그재그로 엮어 천장과 기둥 등을 꾸몄다. 후쿠오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텀블러를 비롯한 한정판 MD 상품도 판매해 사람들로 붐빈다. 온통 나무로 둘러싸인 숲 한가운데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어 힐링 장소로 제격이다.
후쿠오카 서쪽에는 높이 234m의 ‘후쿠오카 타워’와 일본 최초로 세워진 개폐식 돔구장 ‘후쿠오카 PayPay 돔’이 있다. 후쿠오카 타워는 워터프런트 지구 ‘시사이드 모모치’ 중심부에 위치하는데 동네에 도착하면 금세 이곳이 대단한 부촌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호주에서 공수해온 모래로 만든 인공 모래사장 모모치 해변을 중심으로 힐튼 호텔과 마리존 결혼식장을 비롯해 고급 주택이 즐비해 부유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풍긴다. 해변에 자리한 타워로는 일본에서 가장 큰 높이를 자랑하는 후쿠오카 타워는 1989년 후쿠오카시 제정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아시아·태평양 박람회를 계기로 건축됐다. 타워 높이 때문에 시내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총 8000장의 반투명 반사유리가 뒤덮여 있어 ‘미러 세일’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16m, 123m 두 곳의 전망대에 오르면 후쿠오카 시내와 푸른 바다 전망을 360도 파노라마로 내려다볼 수 있다. 시계가 좋은 날에는 멀리 대마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인근에 위치한 번쩍거리는 ‘후쿠오카 PayPay 돔’은 일본프로야구(NPB) 인기 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일본시리즈에서 총 11번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과거 이범호 선수와 이대호 선수가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1993년 일본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개폐식 돔구장인 이곳은 고대 로마 콜로세움을 모델로 설계됐다. 후쿠오카는 야구 성지답게 시내 곳곳에 구단 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무척 많다. 쇼프트뱅크 호크스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야구 도시에 여행 왔으니 일본 야구 열기를 현장에서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경기가 없을 때는 돔구장 바로 옆에 있는 첨단 엔터테인먼트 시설 ‘보스이조(BOSS E·ZO)’에 들르면 된다. 스트라이크 아웃 챌린지 등을 할 수 있는 익사이팅한 야구 체험존, 세계적인 아트 집단 팀랩이 선보이는 신비한 LED(발광다이오드) 아트 뮤지엄 ‘팀랩 포레스트(TeamLab Forest)’, 가상 콘텐츠 체험이 가능한 최첨단 게임 월드 ‘V-World AREA’, 클라이밍과 볼더링, 튜브형 미끄럼틀,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절경 3형제(ZEKKEI Brothers)’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만한 시설로 가득하다. 그 가운데 8층에서 출발해 1층까지 내려오는 길이 100m의 초대형 미끄럼틀은 후쿠오카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라 여행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후쿠오카 도심 관광을 마쳤다면 온천마을 ‘유후인(由布院)’으로 가보자. 유후인에 갈 때는 기차 유후인노모리 또는 유후 라인을 이용하거나, 유후인호 고속버스를 타면 된다. 클래식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기차 유후인노모리는 유후인까지 하루 2회 왕복하며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 걸리고. 하카타, 유후인, 야마가세, 오이타, 벳푸에 정차한다. 유후 라인은 유후인노모리보다 한 단계 아래 급인 기차로, 객차에 매점이 없어 간식이나 식사를 따로 챙겨야 한다. 가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이며, 요금은 20% 저렴하다. 두 기차 모두 JR규슈레일 패스로 이용할 수 있다. JR규슈레일 패스는 규슈 지역의 기차(신칸센 포함)를 일정 기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교통패스다. 유후인노모리를 타고 유후인까지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왕복 요금이 북규슈 3일권 가격과 맞먹으니 후쿠오카, 유후인, 벳푸, 구마모토, 나가사키 등 규슈 지역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레일 패스 구매를 적극 추천한다. 온라인으로 결제하면 현장 구매보다 저렴하다. 유후인호 고속버스는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탑승할 수 있는데 티켓은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게 편하다. 한국어 번역으로 변환해 진행하면 어렵지 않게 예약할 수 있다. 이동시간은 약 2시간. 가격은 기차보다 저렴하다.
유후인 온천수는 광물질이 많이 함유돼 피부병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전체에 전통 료칸(旅館)부터 노천탕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온천탕이 즐비하다. 시골스러운 느낌이 매력적인 유후인 온천 체험도 즐겁지만, 좀 더 다양하게 대중 온천을 경험하고 싶다면 벳푸도 괜찮은 선택지다. 가마도 지옥 온천은 벳푸 온천 관광의 필수 코스로, 100도를 오르내리는 열탕에서 연기가 솟아나는 모습이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유후인은 온천 관광은 물론, 일본 특유의 고즈넉한 전통 문화까지 한곳에서 모두 느낄 수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가이세키(會席料理)’ 전통 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에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긴린코 호수(金鱗湖)’까지 꼼꼼히 돌아본다고 해도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유후인 역사 앞에서부터 긴린코 호수까지 이어진 거리를 ‘유노츠보 거리(湯の坪街道)’라고 부른다. 일본 전통가옥을 모티프로 만든 예쁜 상점들을 따라 걷다 보면 햄버거부터 크로켓, 바쿠단야키(주먹만 한 크기의 다코야키)까지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롤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벌꿀을 올린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유후인에는 달콤한 디저트도 가득하다. 먹고 마시면서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공방과 소품 가게까지 기웃거리다 보면 어느덧 아침 물안개로 유명한 긴린코 호수에 다다른다. 호수 바닥에서 온천과 냉천이 같이 솟아나와 물안개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석양이 비친 호수 면을 뛰어오르는 붕어의 비늘이 금빛으로 빛난다”고 해 ‘긴린코’라는 이름을 얻었다. 언제 어느 순간에 봐도 아름다운 풍경에 반하고 만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 풍경이 아름답다.
한 번 가면 또 가고 싶고, 여행이 그리울 때 다시 생각나는 후쿠오카. 지금 궁금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면 가야 할 때다.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살았고 쉼이 필요한 순간이니까.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
힐링 장소 다자이후 텐만구
학문의 신을 모시는 ‘다자이후 텐만구’. [다자이후 텐만구 공식 홈페이지]
시내와 바다를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후쿠오카 타워’. [GettyImages]
일본 최고 개폐식 돔구장
1964년 건설된 ‘하카타 포트타워’도 후쿠오카 시내 거리와 하카타만 항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일본 도쿄 타워를 포함해 6개 타워를 설계한 나이토 다추우의 작품으로, 지상 70m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특유의 푸른 전망이 인상적이다. 환상적인 후쿠오카 전경을 충분히 감상했다면 후쿠오카 타워 주변 공원과 쇼핑몰 등 시사이드 모모치 주변을 여유롭게 산책하고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다. 모모치 해변에서 캔맥주 한 잔의 여유도 잊지 말고 누려보자.인근에 위치한 번쩍거리는 ‘후쿠오카 PayPay 돔’은 일본프로야구(NPB) 인기 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일본시리즈에서 총 11번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과거 이범호 선수와 이대호 선수가 뛰었던 팀이기도 하다. 1993년 일본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어진 개폐식 돔구장인 이곳은 고대 로마 콜로세움을 모델로 설계됐다. 후쿠오카는 야구 성지답게 시내 곳곳에 구단 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무척 많다. 쇼프트뱅크 호크스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상점들이 일찍 문을 닫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야구 도시에 여행 왔으니 일본 야구 열기를 현장에서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 경기가 없을 때는 돔구장 바로 옆에 있는 첨단 엔터테인먼트 시설 ‘보스이조(BOSS E·ZO)’에 들르면 된다. 스트라이크 아웃 챌린지 등을 할 수 있는 익사이팅한 야구 체험존, 세계적인 아트 집단 팀랩이 선보이는 신비한 LED(발광다이오드) 아트 뮤지엄 ‘팀랩 포레스트(TeamLab Forest)’, 가상 콘텐츠 체험이 가능한 최첨단 게임 월드 ‘V-World AREA’, 클라이밍과 볼더링, 튜브형 미끄럼틀,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절경 3형제(ZEKKEI Brothers)’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만한 시설로 가득하다. 그 가운데 8층에서 출발해 1층까지 내려오는 길이 100m의 초대형 미끄럼틀은 후쿠오카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라 여행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통 료칸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유후인. [GettyImages]
유후인 온천수는 광물질이 많이 함유돼 피부병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전체에 전통 료칸(旅館)부터 노천탕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온천탕이 즐비하다. 시골스러운 느낌이 매력적인 유후인 온천 체험도 즐겁지만, 좀 더 다양하게 대중 온천을 경험하고 싶다면 벳푸도 괜찮은 선택지다. 가마도 지옥 온천은 벳푸 온천 관광의 필수 코스로, 100도를 오르내리는 열탕에서 연기가 솟아나는 모습이 마치 지옥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유후인은 온천 관광은 물론, 일본 특유의 고즈넉한 전통 문화까지 한곳에서 모두 느낄 수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가이세키(會席料理)’ 전통 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에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긴린코 호수(金鱗湖)’까지 꼼꼼히 돌아본다고 해도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유후인 역사 앞에서부터 긴린코 호수까지 이어진 거리를 ‘유노츠보 거리(湯の坪街道)’라고 부른다. 일본 전통가옥을 모티프로 만든 예쁜 상점들을 따라 걷다 보면 햄버거부터 크로켓, 바쿠단야키(주먹만 한 크기의 다코야키)까지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롤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벌꿀을 올린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유후인에는 달콤한 디저트도 가득하다. 먹고 마시면서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공방과 소품 가게까지 기웃거리다 보면 어느덧 아침 물안개로 유명한 긴린코 호수에 다다른다. 호수 바닥에서 온천과 냉천이 같이 솟아나와 물안개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석양이 비친 호수 면을 뛰어오르는 붕어의 비늘이 금빛으로 빛난다”고 해 ‘긴린코’라는 이름을 얻었다. 언제 어느 순간에 봐도 아름다운 풍경에 반하고 만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저녁 무렵 풍경이 아름답다.
미식의 향연 가이세키
여행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숙소다.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야 다음 일정도 차질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후인에서는 압도적인 대자연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여유롭게 온천욕도 경험할 수 있는 전통 료칸을 추천한다. 료칸 기행의 묘미는 음식에도 있다. 료칸 숙박비가 비싼 이유는 저녁식사로 가이세키 요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가이세키 정식은 일본식 코스요리로 식전 요리, 구운 생선이나 고기, 계절 채소, 된장국, 밥, 과일 및 후식 등이 제공된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이 드는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다. 산해진미가 이어지는 미식의 향연으로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더 늘어난다.한 번 가면 또 가고 싶고, 여행이 그리울 때 다시 생각나는 후쿠오카. 지금 궁금하고 그리운 마음이 든다면 가야 할 때다.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살았고 쉼이 필요한 순간이니까.
재이 여행작가는…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금은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로 이주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다양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하는 노마드 인생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