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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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간 흑자 달성한 쿠팡 강한승 대표, 113만 달러 보너스

경영진 보너스 전년 대비 최대 3배 증가… 와우 멤버십 58% 인상 기업가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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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05-0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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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 경영진이 전년 대비 최대 3배 규모의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다. 쿠팡 모기업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지난해 회사로부터 보너스 113만 달러(약 15억5000만 원)를 받았다. 2022년 받은 보너스 64만 달러(약 8억8000만 원)와 비교해 49만 달러(약 6억7000만 원) 늘어난 금액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쿠팡 제공]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쿠팡 제공]

    중장기 성과급에 경영진 보너스 급증

    100만 달러가 훌쩍 넘는 보너스를 받은 강 대표는 사법시험 33회·사법연수원 23기 법조인 출신 기업인이다. 울산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통령법무비서관을 거쳐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다가 2020년 11월 쿠팡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쿠팡과 강 대표의 인연은 김앤장 변호사 시절 로켓배송 관련 소송을 맡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표 취임 이듬해인 2021년 쿠팡Inc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라는 굵직한 성과를 냈다. 뉴욕 증시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쿠팡은 한국 내 물류 네트워크를 확충할 수 있었다. 강 대표는 쿠팡Inc 경영관리총괄 대표도 맡고 있다.

    강 대표 외에도 쿠팡Inc 임원들의 보너스는 크게 늘었다. 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보너스로 150만 달러(약 20억6000만 원)를 받았다. 2022년 받은 보너스 50만 달러(약 6억8700만 원)의 3배 규모다. 해럴드 로저스 최고행정책임자(CAO)가 지난해 받은 보너스는 85만 달러(약 11억7000만 원)로, 전년(35만 달러·약 4억8000만 원)의 약 2.5배 증가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보너스를 받지 않았다.

    임원 보너스 증가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 기록 같은 실적에 직접 연동된 것은 아니다. 쿠팡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진 보너스가 급증한 것은 중장기 성과급과 근속 보상의 영향 때문이다. 경영진이 받는 보수 총액의 경우 스톡옵션 금액 감소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강 대표의 보수 총액은 2022년 678만 달러(약 93억6000만 원)에서 지난해 308만 달러(약 42억5000만 원)로, 김범석 의장의 보수 총액은 193만 달러(약 26억5500만 원)에서 173만 달러(약 23억8000만 원)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아난드 CFO와 로저스 CAO의 보수 총액도 각각 967만 달러(약 133억 원)에서 252만 달러(약 34억7000만 원), 691만 달러(약 95억 원)에서 530만 달러(약 72억9000만 원)로 줄었다.

    전통 강자 이마트 뛰어넘은 쿠팡 매출

    최근 쿠팡은 역대급 경영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후 1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게 대표적 낭보다. 쿠팡은 지난해 연간 매출 31조8298억 원, 영업이익 6174억 원을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매출은 2019년 7조1530억 원에서 5년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도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를 낸 후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매출 규모에서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통 강자인 이마트(29조4722억 원)를, 영업이익에서는 또 다른 유통 공룡인 롯데쇼핑(5084억 원)과 현대백화점(3035억 원)을 각각 제친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업을 기반으로 사세를 키운 쿠팡의 앞길에 마냥 꽃길만 놓인 것은 아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업체가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3월 쿠팡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대거 확충하고 로켓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알·테·쉬(알리·테무·쉬인) 공세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2년여 만에 와우 멤버십 요금을 인상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이커머스와 본격적인 대결에 필요한 ‘실탄’ 부담을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4월 12일 쿠팡은 무료배송·반품,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이용 등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그래프2 참조).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요금을 올린 지 2년 4개월 만에 인상이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이 한 해 멤버십 요금으로 거둬들이는 수입은 8388억 원에서 1조326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은 요금 인상이 그간 지속적으로 늘어난 와우 멤버십 혜택을 반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팡, 中 공세에도 확고한 시장 지위 유지할 것”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뉴스1]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뉴스1]

    시장에서는 중국 이커머스 공세와 최근 요금 인상 이슈에도 쿠팡의 국내시장 위상은 당분간 탄탄할 것이라고 본다. 지나친 염가 마케팅으로 품질 논란에 휩싸인 중국 이커머스와 달리, 쿠팡은 이미 유통업체를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에서다. 요금 인상의 경우 당장은 소비자 저항을 부르겠지만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든 길은 쿠팡으로 통한다’ 제하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로 한국 온라인 시장이 잠식될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쿠팡은 로크인(lock-in)된 고정 고객을 통해 단순 유통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모델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에서 지배 사업자로서 확고한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의 영향에 대해선 “쿠팡보다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찾지 못하는 한, 이탈 회원이 다시 재가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요금 인상은 궁극적으로 쿠팡 기업가치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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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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