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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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은행 예적금에 돈 몰린다… 예금 3%대, 적금은 최고 8%까지

2013년 이후 최고 금리… 단기로 굴리며 고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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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2-07-0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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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요즘 남몰래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예적금에 목돈을 넣어놓았다고 말하면 ‘바보’ 소리를 들었는데, 요즘은 예적금이 가장 안전하고 금리도 높은 투자처가 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일부 상품의 금리가 3%를 넘어섰고,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면 4%에 육박하는 상품도 있다. 많은 전문가가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김 씨는 한 상품에 예치하기보다 분산투자를 계획해 시간 날 때마다 손품을 팔며 정보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온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자산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잇달아 금리를 인상하면서 지난해까지 역대급 상승 기록을 세운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은 침체기로 접어든 반면, 금융권 수신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먼저 2013년 이후 9년 만에 예금금리 3% 벽을 넘어선 것은 저축은행이다. 여기에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인터넷전문은행, 시중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예금금리 3% 시대가 열렸다.

    최대 3.2% 우리은행 특판 상품 인기

    6월 30일 기준 79개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07%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HB저축은행의 ‘스마트회전정기예금’과 ‘e-회전정기예금’으로 연 3.55%다(표 참조). 그 뒤를 키움예스저축은행의 ‘e-회전yes정기예금’(3.52%)과 ‘SB톡톡 회전yes정기예금’(3.52%)이 잇고 있으며 NH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엠에스저축은행, 우리저축은행, 참저축은행의 정기예금도 3.5% 금리를 제공한다. 상호금융권에서 최고 금리 상품은 성북신용협동조합의 ‘한아름정기예탁’으로 1년 만기 해지 시 3.65% 금리를 준다. 최소 납부액은 1만 원이다.

    최근 우리은행이 선보인 ‘2022년 우리 특판 정기예금’은 출시 엿새 만에 2조 원 한도가 소진됐다. 우리 특판 정기예금은 가입 만기를 18개월로 선택하면 연 최고 3.20%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별도 조건 없이 가입 기간만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어 단시간에 완판됐다. 이에 우리은행은 한도를 1조2000억 원 증액했고 6월 30일 현재 2조6000억 원 넘게 판매됐다.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 원이며 6개월 만기 선택 시에는 최대 연 2.45%, 12개월은 최대 연 3.0% 금리가 적용된다.

    SC제일은행도 6월 27일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최고 연 3.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퍼스트정기예금’의 최고 금리 혜택을 받으려면 수시입출금통장에 30만 원 이상 예치, 정기예금 1억 원 이상 납부하면 된다. 1억 원 미만, 100만 원 이상일 때는 영업점에서 가입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3.1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비대면 전용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도 12개월 만기 해지 시 연 3.0% 금리를 지급한다.



    하나은행도 최근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2.5%에서 0.50%p 인상했다. 가입 금액은 100만 원 이상이고, 1인 최대 가입 한도는 없으며, 만기만 유지하면 3.0% 금리가 제공된다. IBK기업은행의 비대면 상품 ‘IBK 첫만남통장’과 ‘IBK D-DAY통장’도 별도 조건 없이 각각 3.41%, 3.45% 금리를 제공한다.

    연 5% 이자를 주는 적금 상품도 등장했다. 6월 초 판매에 들어간 KB저축은행의 ‘KB꿀적금’(연 5.0%), 케이뱅크의 ‘코드K자유적금’(연 5%), 신한은행의 ‘신한 쏠만해 적금’(연 5.0%) 등이다. 현재도 판매 중인 ‘신한 쏠만해 적금’은 월 30만 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1년제 자유 적립식 상품으로, 모바일뱅킹 신규 가입 또는 올해 첫 접속, 마케팅 동의 등 우대금리 조건을 갖추면 최고 연 5.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고 8% 주는 적금, 월 납부액 안 높아

    NH농협은행은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최고 연 5.85% 금리를 주는 ‘NH걷고 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출시했다. 국내 국립공원 방문을 인증하고, 자원봉사를 펼치는 활동을 통해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가입 기준 연 1.85%에 위치 인증 구역 수에 따라 최대 연 3.0%p, 누적 걸음 수에 따라 최대 0.7%p 등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월 30만 원까지 입금할 수 있다.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신협중앙회가 3월 신한카드와 손잡고 내놓은 ‘신협 플러스 정기적금’이다. 역대 최고 금리인 8% 금리를 지급한다. 월 최대 30만 원을 1년 동안 납부할 수 있는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를 연 5.5%까지 제공한다. 우대금리를 최대로 적용받으려면 △신협 제휴카드 발급 후 6개월간 총 50만 원 이상 사용하거나, 4개월간 매달 10만 원 이상 사용 △신협 계좌를 신한카드 결제계좌로 등록 △적금 가입한 달부터 만기 전전월까지 연속 3개월간 월 50만 원 이상 급여 이체를 하면 된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1997년 외환위기 전에는 두 자릿수 예금금리가 흔했다. 은행에 돈을 넣으면 매년 10~12% 금리로 이자 수익을 얻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로 금리를 더 올려 최대 20%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당시 많은 금융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고금리에도 현금을 은행에 맡기려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안전할까. 금융사가 파산하거나 영업 정지를 당하면 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별로 계좌 수에 상관없이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인당 5000만 원까지 대신 지급한다. 한 금융사에서 최대 5000만 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만큼, 여러 금융사에 계좌를 열어 예금 보호 한도만큼 넣는 것도 방법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지역 단위 새마을금고, 신협이 영업 정지나 파산으로 소비자에게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중앙회가 대신 예금자보호기금을 통해 예금자에게 돈을 돌려준다. 보호 한도는 역시 인당 5000만 원이다. 다만 예적금이 아닌 투자 상품은 제외되기 때문에 조합원 자격을 얻기 위해 납부하고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받는 ‘출자금’은 보호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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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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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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