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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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탐사 ‘다누리호’ 수혜주는?

한화·KAI·AP위성·쎄트렉아이 등 탐사선 참여 기업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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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07-0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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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가 제작한 달탐사선 ‘다누리호’의 인공위성 추진 시스템[사진 제공 · ㈜한화](왼쪽)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총 조립해 6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 [동아DB]

    ㈜한화가 제작한 달탐사선 ‘다누리호’의 인공위성 추진 시스템[사진 제공 · ㈜한화](왼쪽)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총 조립해 6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 [동아DB]

    8월 3일 오전 8시 20분(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되는 한국 최초 달탐사선 ‘다누리호’ 프로젝트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비롯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등 국내 최고 민관 기술진이 참여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항우연 또는 대학과 협력하면서 한국 최초 달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 마지막 ‘블루오션’ 우주

    다누리호 프로젝트의 핵심은 탐사선 본체와 여기에 실리는 6개 탑재체 제작이다. 다누리호 본체 제작은 항우연이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 AP위성 등 민간기업이 참여했다. 다누리호에 실리는 탑재체는 2030년 발사될 한국형 달착륙선의 착륙 후보지 탐색 임무 등을 수행한다. 탑재체 6개 가운데 미국항공우주국(NASA) 섀도캠(달 극지의 음영지대 촬영)을 제외한 탑재체 5개가 국내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의 협력으로 개발됐다. 항우연의 고해상도 카메라엔 한화시스템, 데크항공, 이엘엠, 아이쓰리시스템이 참여했고 한국천문연구원의 광시야 편광 카메라에는 미래기술, 샛별 등 기업이 기여했다. 경희대의 자기장 측정기엔 센서피아, 인투룰이 협력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감마선분광기엔 뉴케어, 에스엠테크의 기술이 들어갔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우주 인터넷엔 루미르, 위즈노바 등 기업들이 참여했다. 다누리호 발사 후 지상과 통신을 담당할 심우주 지상안테나 시스템 구축은 SK브로드밴드가 맡았다.

    한국 우주산업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낸 기업은 한화그룹과 KAI다. 한화그룹의 항공·방위산업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성공적으로 발사된 누리호의 엔진 6기를 제작했다. 다누리호 프로젝트에선 그룹 지주사 ㈜한화가 달 궤도 전이방식 비행을 가능케 할 인공위성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위성 탑재용 영상레이더(SAR), 전기광학(EO) 구성품 제작 기술을 보유한 계열사 한화시스템은 다누리호에 실린 고해상도 카메라를 제작했다. 회전익기·고정익기 국산화에 앞장선 KAI는 우주산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누리호 총조립에 이어 다누리호 본체 제작에도 참여했다.

    우주산업 분야에선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항우연이 공개한 ‘구매계약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항우연과 단건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정지궤도 공공복합 통신위성 탑재컴퓨터 설계 및 제작’(103억7300만 원)을 수주한 AP위성이었다. 2020년엔 쎄트렉아이가 ‘차세대중형위성4호 전자광학부체계(EOS) 개발’(149억 원 규모)을 수주해 구매 계약 1위였다. AP위성은 2000년 창업한 자본금 82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인공위성 제작, 위성통신 단말기 사업 등이 주력이다. 1999년 창업한 쎄트렉아이는 소형 지구 관측 위성시스템 및 부가장치 개발에 특화된 중견기업으로,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지분 30%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그렇다면 다누리호 제작에 참여한 기업들의 투자가치는 어떨까.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인류의 마지막 ‘블루오션’이 있다면 우주다. 우주산업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정부 차원의 지원 하에 민간기업의 혁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2010년대 중반 전기차 시장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은 “기대감 선반영 후 조정”

    ‘다누리호’ 본체 및 탑재체 구성.[사진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누리호’ 본체 및 탑재체 구성.[사진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간기업의 우주산업 참여와 사업성 확대를 뒷받침하는 관련 제도들도 속속 갖춰지고 있다. 6월 7일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우주개발 기반시설을 민간기업에 개방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우주산업클러스터를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우주개발사업의 계약 방식 재편이다. 그간 민간기업은 정부나 산하 공공기관이 주도한 우주개발사업에 협약 형태로 참여해야 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으로 연구개발(R&D) 말고도 기업 차원에서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이 도입될 전망이다. 계약 이행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도 시행령이 정한 범위에서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누리호 발사 성공 후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우주 ‘이벤트 효과’가 아직은 제한적·단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누리호 발사 다음 날인 6월 2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날 대비 4900원 하락한 4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6월 29일 종가 4만9500원). 같은 날 KAI 주가도 2100원 빠진 5만1500원을 기록했다(6월 29일 종가 5만4600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AP위성(6월 29일 종가 1만1800원)과 쎄트렉아이(6월 29일 종가 3만2700원)도 같은 날 하루 전보다 각각 4200원 떨어진 1만2600원, 5500원 내린 3만1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누리호 발사 같은 우주 이벤트 성공이 당장은 사업 실적 제고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가 주도한 우주개발사업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주산업은 사업성을 따지기보다 그야말로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면서 “개별 사업 성패를 두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데, 시장에선 당장 실적 제고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투자 전문가는 “우주산업 관련 이벤트는 호재지만 이것이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의 코스닥 주가가 크게 빠졌는데, 다누리호 발사를 전후해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우주산업 관련주 약세와 관련해 “안타깝지만 ‘재료 소멸’이라고 본다. 주가가 높아지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우주산업의 경우 기대감으로 올라왔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주산업 관련 종목은 성장주로 분류되다 보니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기대감이 선반영됐다 조정받은 것 같다. 아직 국내 우주산업 시장은 작지만 정부가 주요 기술 국산화에 의지를 갖고 있어 연구 과제가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은 호재다. 다누리호 관련 기업 주가도 8월 발사를 앞둔 7월 중순부터 조금씩 꿈틀거릴 것이다. 정부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뿐 아니라,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인텔리안테크’처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기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 우주산업 협력 축소도 장기적 호재

    국제우주정거장(ISS).[사진 제공 · NASA]

    국제우주정거장(ISS).[사진 제공 · NASA]

    글로벌 경기침체 원인으로 지목되는 러시아발(發) 안보 위기가 오히려 우주산업에는 호재가 될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잇따르자 러시아는 이에 맞서 우주산업 협력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3월 4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러시아산 소유스 로켓을 이용해 추진될 예정이던 영국 인터넷위성업체 원웹의 위성 발사가 취소됐다. 러시아가 자국 경제제재에 동참한 영국 정부 측에 원웹 지분을 전량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보복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는 4월엔 국제우주정거장(ISS) 철수를 공표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우주선 엔진으로 우주정거장 고도를 유지하는 등 ISS 관리에서 비중이 상당하다. 러시아의 몽니로 당장 우주산업 분야의 공백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결국 세계 각국이 자체적인 우주산업 인프라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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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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