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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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송도 ‘만수르 하우스’ 주인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근저당 85억 원 설정된 ‘빚’나는 럭셔리 하우스…수협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 71억 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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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1-03-10 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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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송도 ‘만수르 하우스’의 럭셔리한 외관과 넓은 거실, 노래방. 만수르하우스는 이외에도 사우나, 와인바, 스크린골프장, 당구장까지 갖추고 있다. [SBS ‘나의 판타집’ 화면 캡처]

    부산 송도 ‘만수르 하우스’의 럭셔리한 외관과 넓은 거실, 노래방. 만수르하우스는 이외에도 사우나, 와인바, 스크린골프장, 당구장까지 갖추고 있다. [SBS ‘나의 판타집’ 화면 캡처]

    부산 송도 ‘만수르 하우스’ 주인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라고 ‘여성동아’가 10일 보도했다. 임 회장이 이 주택을 담보로 수협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이 총 71억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근저당만 85억 원에 달한다.

    스타가 평소 로망으로 꿈꾸던 집을 현실에서 찾아내 소개하는 SBS 방송 프로그램 ‘나의 판타집’에 3월 3일 ‘억’소리 나는 대저택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부산 송도 ‘만수르 하우스’라는 닉네임이 붙은 이 집은 약 1111㎡에 달하는 대지에 지어진 2층짜리 단독주택으로, 지하 1·2층, 지상 1·2층을 합해 총 면적이 1644.72㎡(약 500평)에 달한다. 압도적 규모의 외관도 외관이지만 내부는 그 이상으로 럭셔리했다. 웬만한 아파트보다 넓은 거실(141.9㎡)은 6.8m에 달하는 높은 층고 덕분에 시원한 느낌을 주며 부산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노래방, 사우나,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각종 레저 시설도 호텔 못지않다.

    ‘여성동아’에 따르면 30m 인근에 송림공원, 150m 거리에 송도해수욕장이 있고 3㎞ 떨어진 곳에 자갈치시장, 5㎞ 거리에 부산역이 위치하는 등 입지 역시 훌륭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해당 건물이 매물로 나오지 않아 정확한 시세는 알 수는 없지만 100억 원은 훌쩍 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방송이 나간 후 이렇게 화려한 주택의 주인은 누구일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여성동아 확인 결과 ‘만수르 하우스’의 실소유주는 임준택(64)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수협중앙회) 회장이다. 2019년 3월 수협중앙회장에 취임한 임 회장은 대형선망수협 조합장 출신으로, 대진수산과 미광냉동 등을 운영하고 있는 재력가다.



    부산의 옛 골목을 형상화 해 건축한 이 건물의 실제 이름은 ‘골목 미로’. 이 저택의 건축을 담당했던 이기철 아키텍케이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2017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밝힌 바에 따르면 자갈치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해 자수성가한 임 회장이 “가난한 시절에 화려한 부잣집을 보며 ‘나도 성공하면 떵떵거리는 집에 살고 싶다’는 꿈을 꿨다”며 이 대표에게 건축을 의뢰했다고 한다.

    만수르 하우스의 실소유주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뉴스1]

    만수르 하우스의 실소유주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뉴스1]

    하지만 만수르 하우스에는 반전이 있다.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액수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것. 등기부등본엔 수협은행이 2019년 9월 이 집에 24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하고 임 회장에게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온다. 2020년 3월 26일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임 회장은 수협은행으로부터 약 22억 원에 해당하는 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데, 통상적으로 채무액의 120%가 근저당으로 설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등기부등본의 내용은 이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해가 지나며 대출은 더욱 늘었다. ‘여성동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8억 원, 4월엔 43억2000만 원의 근저당이 추가됐다. 임 회장이 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은 총 71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모든 대출금은 수협은행으로부터 나왔다. 만수르 하우스 담보 대출 건에 대해 수협중앙회 측은 “기존에 있던 타행 대출을 대환하기 위해 수협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이라는 입장이었으나 등기부등본상에는 타행 대환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자 “타행 대환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고 임 회장이 새로 대출을 받은 것이 맞다. 다만 대출의 절반 정도는 상환했다”고 해명했다. 임 회장의 담보대출 금리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라 알기 어렵지만 확인하는 대로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수협중앙회장으로 선출된 2019년 3월부터 국정감사 시점까지 수협은행에서만 300억 원 이상 대출을 받았다. 임 회장과 연관돼 대출을 받은 업체는 대진수산(1백54억원)과 미광냉동(90억원), 대진통상(80억원), 대진어업(10억원) 등 4곳이다. 당시 일반적인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이해 충돌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이해 충돌 논란에 대해 수협중앙회 측은 “임 회장이 사업체 경영 악화에 따른 운전자금을 위해 대출을 했고, 절차엔 문제가 없음을 소명했다”고 했다. 이에 김승남 의원 측 관계자는 “절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수협중앙회장이자 큰 기업의 대표가 영세 상인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누렸다는 도의적 문제”라며 “수협중앙회가 소명을 다했다는 말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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