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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가 ‘Let It Go’가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것 못지않게, ‘인어공주’에서 바닷가재 세바스찬이 노래한 ‘Under the Sea’는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세바스찬과 바다동물들이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추며 ‘Under the Sea’를 부르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인어공주를 소재로 한 영화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실사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중 하나가 2006년 개봉한 ‘아쿠아마린’이다. 카프리 해변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단짝친구인 10대 소녀 클레어와 헤일리는 헤일리의 이사로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어느 날 밤 두 소녀는 사랑을 찾기 위해 육지에 온 인어 아쿠아마린을 만나게 된다. 사흘 안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게 도와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인어의 말에 두 소녀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다.
영화 ‘아쿠아마린’은 ‘인어공주’처럼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10대의 우정과 순수한 사랑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로 사람이 등장하는 2000년대판 ‘인어공주’로 꼽힌다. 영화에서 인어 아쿠아마린이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대사가 나온다.
“내 이름은 귀중한 보석인 아쿠아마린(아콰마린)에서 왔어.”
인어의 보석
인어의 보석 아쿠아마린은 3월의 탄생석이다. 어원은 ‘바닷물’을 뜻하는 아쿠아 마리나(aqua marina). 주요 산지는 브라질, 스리랑카, 마다가스카르, 러시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등이다. 인어가 몸을 치장하려고 보석상자를 열다 우연히 떨어뜨린 게 아쿠아마린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바닷물빛의 보석이 파도에 떠밀려와 어느 백사장에 이르게 됐고, 그 해안은 반짝이는 푸른색 보석으로 가득한 해변이 됐다는 이야기다. 어떤 이는 인어가 흘린 눈물이 아쿠아마린으로 변했다고도 한다.아쿠아마린을 유심히 보면 바다를 닮은 옅은 물색이다. 푸른색과 녹색을 띠는 푸른색 계열의 색상으로, 그중에서도 진하고 선명한 바닷물색의 푸른빛을 최상품으로 친다. 영화 ‘아쿠아마린’의 주인공 인어의 의상, 머리, 꼬리 색상이기도 하다.
아쿠아마린은 ‘밤의 여왕’이라는 낭만적인 애칭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녹색 보석인 페리도트처럼 밤에 더욱 빛나는 특징을 지녔고, 귀부인과 왕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두운 밤에 아쿠아마린을 보면 밝게 반짝거리는 모양이 어두운 바다에서 한 줄기 등불을 마주한 듯한 느낌을 주곤 한다. 바다와 관련 깊은 아쿠아마린은 예부터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선원들의 부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고대 유럽 항해사들은 아쿠아마린을 바다의 힘이 깃든 수호부적으로 들고 다녔다고 한다.
영원한 젊음의 상징
3월은 기나긴 겨울을 뒤로하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척박했던 흙에서 새싹이 움트고 앙상했던 겨울나무가 파릇파릇한 초록색으로 변모하는,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역동적인 시기다. 그래서인지 3월 탄생석인 아쿠아마린은 ‘영원한 젊음’을 상징하기도 한다.2006년판 ‘인어공주’인 영화 속 아쿠아마린은 실제로 외모뿐 아니라 캐릭터도 영원한 젊음의 상징인 보석 아쿠아마린과 닮았다. 첫눈에 반한 남자를 발견한 순간 그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건넨 첫 마디가 “Do you love me?(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였다. 단 사흘 안에 진정한 사랑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그녀의 거침없고 저돌적인 행동은 젊음의 상징인 아쿠아마린과 가장 잘 통한다.
선명한 바다의 푸른빛을 띠는 보석 아쿠아마린. 아쿠아마린이 세팅된 주얼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까르띠에, 콜로라투라 드 까르띠에. [까르띠에]
까르띠에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조각한 크리소프레이즈 펜던트에 마법처럼 향수를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은밀히 숨겨놓은 네클리스. 오리엔탈리즘의 펜던트 디자인에 아쿠아마린, 루벨라이트, 모가나이트, 만다린 가넷을 오닉스 튜브 비즈와 번갈아 배열한, 전에 없는 새로운 방식의 네클리스를 만들어내 까르띠에의 독보적인 창의성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크리소프레이즈와 세로 홈이 새겨진 모가나이트 비즈에 매달린 형태로 조각된 아쿠아마린 드롭을 배치한 디자인이 유독 돋보이는 이어링은 워터리 블루, 페일 그린의 조화로운 컬러가 오닉스의 그래픽적인 터치와는 섬세한 대조를 이룬다.
반클리프 아펠, 세븐 씨즈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 세븐 씨즈 컬렉션. [반클리프 아펠 홈페이지]
세븐 씨즈 컬렉션은 아드리아해, 지중해, 카스피해, 아라비아해, 대서양, 인도양, 홍해, 흑해에서 영감을 얻었다. 반클리프 아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보스(Nicolas Bos)는 세븐 씨즈 컬렉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3년 전 샬린 모나코 왕비를 위한 왕관을 만들면서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전직 수영선수였던 그녀는 바다와 관련한 자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 바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주얼리에 담으려는 의도였다. 그 과정에서 ‘7대양’이라는 주제를 찾아낼 수 있었다. 르네상스 초기 중세 유럽은 세계 속 바다가 7대양이 전부라고 믿었다. 과학적 사실보다 인어공주 같은 신비한 생명체가 존재할까, 홍해는 정말 붉을까 같은 이야기가 난무했다. 신화적이면서도 문학적인 사실들이 더 진짜처럼 느껴진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우리는 이 상상이 어떻게 진화, 발전되는지 연구하면서 컬렉션으로 승화시켰다.”
프레셔스 라군 네클리스는 160캐럿의 아쿠아마린과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화려한 모자이크를 완성했다. 다양한 커팅의 모티프가 마치 천상의 것인 듯 황홀한 광채를 자아내는데, 푸른빛이 넘실거리는 아드리아해에 바치는 찬가다. 마치 공기 중에 홀로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프레셔스 라군 이어링은 유색 스톤이 일렁이는 파도의 운율과 눈부신 반짝임이 가득한 잔잔한 바다를 떠오르게 한다.
쇼메, 황실의 산책 컬렉션
쇼메, 황실의 산책 컬렉션. [쇼메]
네클리스는 광활하게 펼쳐진 시베리아 스텝지역의 눈송이를 닮았다. 다이아몬드와 36캐럿의 페어컷 아쿠아마린 1개는 예술적 작품 위로 살포시 내려앉으며 좀 더 찬란한 빛을 더한다. 이어링은 6개의 페어컷 아쿠아마린과 바게트컷 아쿠아마린, 다이아몬드 등이 세팅돼 있다.
반지는 프랑스어로 인연을 상징하는 ‘리앙(Liens)’ 컬렉션으로, 링크 모티프를 통해 모든 사랑을 축복한다. 그중 ‘리앙 다무르(Liens d’amour)’ 컬렉션은 6.12캐럿의 아쿠아마린을 메인 스톤으로 다이아몬드를 감싸고 있는 크로스 링크 디자인의 프롱이 돋보이며, 새로운 연인의 탄생을 예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