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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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가 애인보다 더 좋다

공공기관 보유 재산 매각 … 입찰 전 철저한 권리분석은 필수

  • 차상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사업실 팀장 shcha@kamco.or.kr

    입력2009-04-10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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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가 애인보다 더 좋다
    # 주부 김모(33) 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 공매(公賣)를 통해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을 이뤘다. 김씨는 2년 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조그마한 시영아파트에서 늦깎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좀더 넓은 집에 욕심을 내고 법원경매에 도전했다. 처음 경매에 나선 아파트에는 경쟁자가 7명 넘게 몰렸고, 김씨 부부는 입찰에 실패했다. 경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

    첫 경매에서 고배를 마신 김씨 부부는 그 후 인터넷을 통해 직접 입찰이 가능한 공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경매에 비해 일반인의 관심도가 낮아 김씨 부부가 살 집을 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매일 공매사이트 온비드에서 물건 상세정보를 검색하면서 원하는 조건의 아파트를 찾았다. 물건을 먼 곳에서 찾기보다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를 목표로 잡고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김씨 부부가 살던 옆 동의 아파트가 나왔다. 경제상황이 어렵고 부동산 시장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지만 어차피 집 한 채는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입찰에 참가, 두근대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입찰 결과를 기다렸다.

    ‘딩동~, 고객님의 낙찰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울리는 순간 김씨 부부는 환호성을 질렀다. 공매로 낙찰받은 금액이 1억5000만원인데 현 시세가 1억9000만원이니 세금 등을 감안해도 2000만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본 셈이다.

    부동산 투자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공매물건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공매사이트 온비드(OnBid·www.onbid.co.kr)를 한 번쯤 방문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온비드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의 인터넷 공매사이트 ‘On-line Bidding’의 약어로, 국·공유재산 및 물품의 관리 처분을 위한 전자자산처분 시스템을 뜻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45년간의 공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축한 온비드는 2월 말 현재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등 8526개 공공기관과 54만여 명의 일반 고객이 이용하는 새로운 온라인 공매 재테크 시장으로 떠올랐다.

    인터넷 통해 접근 새 재테크 시장



    경매가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법원이 채무자의 물건을 공개 경쟁입찰로 매각하는 것이라면, 공매는 정부기관이나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국가 재산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공개 경쟁입찰로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경매가 개인 간 채무에 의해 생긴 물건이라면 공매는 국가기관과 개인 간 채무에서 나오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법원경매는 부동산 매각이 주를 이루지만, 공매는 부동산을 비롯해 차량, 기계류, 유가증권, 동식물류 등 물건 종류가 다양하고, 매각뿐 아니라 임대 물건이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경매와의 차이점 ‘표1’ 참조).

    공매재산에는 압류, 국유, 유입, 수탁 등이 있다. 압류재산이란 세금을 내지 못해 국가기관 등이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한 뒤 체납 세금을 받기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을 의뢰한 부동산을 뜻한다. 국유재산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가 소유 잡종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위임받아 입찰 또는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일반인에게 임대(또는 매각)하는 부동산이다. 국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매각을 금지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얻은 뒤 매각 진행한다. 유입자산은 금융기관의 구조 개선을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법원경매를 통해 부실징후 기업체로부터 취득한 재산을 일반인에게 다시 매각하는 부동산을 말한다. 수탁재산은 금융기관 및 기업체가 소유한 비업무용 보유재산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위임받아 일반인에게 매각하는 부동산이다.

    ‘공매’가 애인보다 더 좋다

    온비드 초기화면.

    공매에는 여러 장점이 있다. 시세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본인이 원하는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공매의 첫 입찰가격은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대부분 감정가격은 현 시세를 감안해 결정된다.

    공매로 낙찰된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주거용 건물 중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금액률)은 81.7%였다. 시세보다 10~15%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매력을 지닌다. 또한 경매와 달리 온라인으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이용 편리성과 접근성이 높고, 매각 물건뿐 아니라 임대물건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도 넓다. 인기 품목을 가늠하기도 쉽다. 온비드에 조회수가 높은 물건을 모아놓은 ‘테마 물건’이라는 코너를 통해서다. ‘테마 물건’ 코너에 올라온 물건을 보면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주택, 빌라도 인기가 높다.

    토지, 주택, 차량 등도 주요 ‘테마 물건’이다. 특히 토지는 폐교 부지, 학교 건물, 전원주택지, 임야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그중에는 국가나 기관이 보유하던 금싸라기 토지도 종종 있다. 차량은 대부분 내용연수가 지난 관용차량이나 압류차량인데, 특히 기관장 전용 차량은 관리가 매우 잘돼 있고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라 공고되는 즉시 조회수가 크게 올라가는 물건 가운데 하나다.

    ‘공매’가 애인보다 더 좋다

    자리를 가득 메운 ‘온비드 공매설명회’. 공매에 대한 일반인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다.

    이 밖에 중·고등학교나 공원 매점, 지하철상가 등 임대물건 중에도 소자본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물건이 많다. 이것들은 특히 여성에게 인기다. 심지어 동물원에서 관리하던 사슴, 말, 청둥오리, 진돗개 같은 동물들도 거래된다. 거래만물상인 온라인 공매에서는 합법적으로 거래 가능한 물건들은 모두 공매된다고 보면 맞다.

    유찰 이유와 상황 꼼꼼히 살펴야

    공매물건 중 수량이 가장 많은 것은 압류재산이다. 압류재산 낙찰가는 최초 입찰에서 유찰 시 2회부터는 10%씩 체감해 최고 50%까지 낮아진다. 따라서 회가 거듭될수록 더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유찰 이유나 상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수량이 많은 물건, 특히 압류재산의 경우에는 명도책임이 100% 매수자에게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유찰되는 물건 모두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물건에 대한 공부(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등)를 열람하는 등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담당자에게 문의해 시세정보를 파악한 뒤 낙찰금액을 결정해 참여한다면 공매 시장의 ‘블루오션’을 발굴해 저비용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얻으려면 온비드를 통해 꾸준히 물건을 검색하는 것은 물론,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발품을 파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 공매에 참가하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공매’가 애인보다 더 좋다

    <그림1> 인터넷 입찰 방법

    온비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회원으로 가입한 뒤 전자입찰 참가가 가능한 전자거래 범용 공인인증서(온라인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온비드에 등록하면 된다. 그 이후에는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열람하고 현장 확인을 거쳐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입찰보증금도 온라인으로 납부하며, 유찰 시에는 본인의 계좌로 즉시 자동 반환된다(자세한 인터넷 입찰 방법은 ‘그림1’ 참조).

    공매 입찰 때 유의할 점은?

    ‘세대열람확인원’ 반드시 챙겨야


    압류재산의 경우 철저한 권리분석이 필요하다. 주택 및 상가 입찰 시 임차인이 있는 경우, 낙찰자가 부담해야 할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매 물건의 해당 동사무소를 방문, ‘세대열람확인원’을 통해 전입자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한다.

    각종 토지를 구입할 때는 건축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특히 농지의 경우에는 농지취득자격증명원을 발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땅의 규모가 커서 도시민이 취득할 수 없는 땅으로 정해진 물건을 낙찰받으면 정작 대금을 다 치르고도 본인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할 수 없는 황당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토지대장, 등기부등본 등 공부를 열람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공매 입찰 전 열람해야 할 공부 ‘표2’ 참조). 일반적인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 입찰에 참가하기 전 구입대상 물건에 대한 부대조건과 유의사항을 명확히 이해하고, 권리분석과 현황 조사 등을 마쳐야 한다.

    ● 부동산은 개별적 특성이 다양하므로 구입대상 물건에 관한 특성을 최대한 확인한 뒤 입찰해야 한다.

    ● 구입대상 물건의 명도책임이 매도자(파는 사람)와 매수자(사는 사람) 중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점유자의 자진 명도 가능성과 명도의 난이도를 조사해야 한다.

    ● 물건을 구입하기 전 공부를 열람하고, 주택 및 상가 임차인이 있는 경우 낙찰자가 부담해야 할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음은 물건 종류별 유의사항이다.

    ● 각종 토지(논, 밭, 대지, 잡종지, 임야 등) : 매각하는 토지 위에 있지만 매각 대상에서 빠진 제시 외 물건의 철거 책임은 매수자에게 있다. 따라서 토지를 구입하기 전 반드시 현장 확인 및 조사가 필요하다. 또 해당 토지에 건축이 가능한지 여부와 함께 농지의 경우는 농지취득자격증명원 발급 등의 여부를 관할 관청(시·군·구·읍·면)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 공장 : 공장의 설립 신고와 허가 가능 여부, 기계기구의 사용 가능 여부, 기계기구 수량의 증감 내용 등도 확인이 필요한 항목. 기계기구의 수량 차이나 사용 가능 여부 등은 매수자의 책임이다.

    ● 주택 :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제시하는 주택의 면적과 실제 이용 면적에 차이가 날 수 있다. 간혹 타인 소유 토지의 지상 위 건물 또는 타인과 공동명의의 토지인 경우도 있으므로 사전에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

    ● 상가 : 공매 공고한 건물의 면적은 등기부등본상 기재된 건물 수량이다. 체납된 관리비가 있는 경우, 공용 부분에 해당하는 체납관리비는 매수자가 부담하므로 해당 관리사무실 등에서 확인해야 한다.

    차상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사업실 팀장 shcha@kamco.or.kr


    공매 입찰 전 열람해야 할 공부(公簿)
    공부명 확인 사항 발급처
    도시계획확인원 도시계획 저촉 여부, 건축허가 구분 여부, 용도지역·지구 등 확인, 개발제한구역 여부 확인
    환지예정지(확정) 증명원 환지 확정 후 또는 환지예정지로 지정된 후 변경된 지번, 지목 및 면적 확인
    토지대장 토지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공부로 지목, 지번, 면적 등 확인
    임야대장 임야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공부로 지목, 지번, 면적 등 확인 시ㆍ군ㆍ구청
    건축물관리대장 건축물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공부로 지번, 면적, 구조, 건축연도 등 확인
    지적도 토지의 면적과 경계, 위치 등 확인
    등기부등본 지번, 지목, 면적 및 권리 관계 확인 등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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