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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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마음 사로잡는 플랫폼

[김상하의 이게 뭐Z?] Z세대 플랫폼 이동 조건은 대체 가능성, 신선함, 각인 효과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7-2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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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라 해도 원래 사용하던 플랫폼을 두고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만 플랫폼 이동이 이뤄지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아무리 새로운 SNS가 등장해도 반짝 인기를 끈 뒤에는 결국 사라지는 수순을 밟는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기존 SNS에 익숙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도 비슷하다. 쿠팡이츠가 처음 나왔을 때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기존 배달의민족 사용자가 대거 이탈하는가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역시 10~12% 쿠폰을 배포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유인을 사라지게 만든 것이다. 이처럼 플랫폼 간에는 Z세대를 그대로 잡아두려 하거나, 반대로 Z세대를 새롭게 유입하고자 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 트위터의 세상에 스레드의 등장이라

    스레드 로고. [스레드 애플리케이션 캡처]

    스레드 로고. [스레드 애플리케이션 캡처]

    최근 메타가 트위터와 유사한 SNS인 스레드(Threads)를 처음 선보였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과 연동이 가능해 이미 어느 정도 사용자를 확보했다. 다만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라는 반응이 많다. 기존 트위터 사용자가 스레드로 이동하기에는 트위터와 (스레드에 연동된) 인스타그램이 성격부터 완전히 다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 지인에게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기 좋은 플랫폼이라면 트위터는 익명으로 마음껏 덕질을 하는 데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지인에게 말 못 하는 것들을 얼굴 모르는 트친끼리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트위터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스레드는 가입부터 인스타그램과 연동돼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나기에 트위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스레드 출시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인스타그램 공지 채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일대일 메신저 역할을 하는 DM 기능이 있는데, 최근 다수에게 공지 DM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마치 카카오톡의 단톡방 기능을 보는 것 같다. 이런 공지 채널 기능이 생겼는지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자신이 팔로 하는 연예인으로부터 DM이 와 깜짝 놀랐다는 사용자의 에피소드도 이어진다. 이처럼 SNS는 계속해서 진화 중이고, 그 가운데 어떤 플랫폼이 Z세대의 선택을 받을지는 대체 가능성과 신선함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 그 ‘알바’가 그 ‘알 바’가 아닌데요

    알바몬 광고의 한 장면. [알바몬 유튜브 캡처]

    알바몬 광고의 한 장면. [알바몬 유튜브 캡처]

    7~8월은 대학생이 방학을 맞으면서 아르바이트(알바)를 가장 많이 찾는 기간이다. 단기 알바뿐 아니라, 2학기 시간표를 염두에 두고 오랫동안 일할 알바 자리를 구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알바를 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대부분 알바 플랫폼에서 구한다. 알바로 일할 수 있는 나이가 정해진 건 아니지만 이처럼 Z세대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알바 플랫폼 광고 또한 Z세대를 타깃으로 하곤 한다.



    최근 알바몬이 여름 알바를 찾는 Z세대의 눈길을 잡아끄는 광고를 내놓은 게 그 예다. 사실 알바몬이라는 플랫폼 이름은 이미 Z세대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이 시즌에 다른 플랫폼이 아닌 알바몬을 선택하게 할 확실한 각인 요소가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이번 광고인 것이다. 알바몬은 광고에서 시니어 모델들을 앞세웠다. 사투리를 쓰는 시니어 모델들이 “어디 가?” “알바 가”라는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알바 가”라는 말을 “알 바가?”라는 무례한 표현으로 받아들여 오해하는 소동이 벌어진다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다. 보다 보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웃음이 나오는 이 광고를 통해 알바몬은 자연스럽게 ‘알바’ 하면 ‘알바몬’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각인과 연상 효과를 기반으로 알바 자리를 찾을 때 알바몬에 접속하게 하는 영리하고 똑똑한 광고인 것이다.

    # 파워퍼프걸로 변신해 컴백하는 뉴진스

    파워퍼프걸 캐릭터 꾸미기. [메타브 애플리케이션 캡처]

    파워퍼프걸 캐릭터 꾸미기. [메타브 애플리케이션 캡처]

    사람들이 뉴진스를 좋아하는 것은 실력, 비주얼 등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새로움일 테다. 뉴진스는 컴백 때마다 지금까지 K팝에 없던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곤 한다. 첫 컴백 때는 뉴진스만의 토끼 캐릭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Z세대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그러고는 누데이크라는 디저트 브랜드와 토끼 캐릭터를 컬래버레이션해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이에 따라 뉴진스가 컴백하기 전에는 “또 어떤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와 호기심이 생긴다.

    미니 2집 타이틀 곡 ‘겟 업’으로 컴백을 앞둔 뉴진스가 이번에는 파워퍼프걸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파워퍼프걸은 Z세대가 어릴 때 즐겨 보던 만화이기도 해 더욱 친근함을 자아낸다. 그래서 벌써부터 스마트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를 시작으로 각종 굿즈가 제작되고 있다. 파워퍼프걸 캐릭터를 꾸미는 웹사이트도 오픈했는데, 파워퍼프걸 하면 생각나는 큰 눈을 중심으로 피부색, 표정, 헤어스타일, 의상 등 모든 것을 본인이 원하는 대로 커스텀할 수 있다. 캐릭터를 만든 후에는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통해 본인이 어떤 파워퍼프걸에 해당하는지 결과도 볼 수 있다. Z세대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정말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새로움이야말로 사람들이 뉴진스 덕질을 멈추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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