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1

2015.01.12

갑의 횡포인가 마녀사냥인가

백화점 모녀 vs 주차요원 진실 공방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01-12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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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의 횡포인가 마녀사냥인가

    현장을 목격했다는 누리꾼이 올린 사진(왼쪽). 아르바이트 주차 요원의 누나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올린 글에서는 댓글로 누리꾼 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경기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들을 무릎 꿇리고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의 누나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2014년 12월 28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12월 27일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주차장에서 백화점 VIP이자 대표의 친척이라고 주장한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인 동생에게 폭언을 퍼붓고 무릎을 꿇렸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당시 백화점 주차장은 연말 특수로 주차 공간이 부족해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아르바이트 중이던 동생이 모녀에게 지하 4층 주차장을 안내하자 폭언과 폭행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조회 수 27만 건을 넘긴 이 글은 몇 차례 수정된 상태로 현재까지 댓글 1250여 개가 달린 것은 물론, 파생글도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당시 상황을 찍었다며 사진과 글을 캡처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사진에는 한 남성이 주차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주변에 사람이 몰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주차요원 허공 주먹질에 논란

    한창 ‘갑질’ 논란이 불거진 시기 또 다른 갑질 의혹에 온라인은 발칵 뒤집혔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언론사에서 취재에 나선 것은 물론, 부천 원미경찰서도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 수사에서 주차요원들은 모녀로부터 폭행당했다며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모녀 측은 폭행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 현대백화점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모녀는 VIP 고객도 백화점 임원의 친인척도 아니며 당일 백화점에서 700여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모녀 측은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즉 사건 당사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해당 글에 여러 차례 댓글을 달아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 누리꾼은 “동생분이 무슨 짓을 하셔서 저희 모녀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게 됐는지 아예 안 쓰여 있는 거 같다. 주차요원이 허공에다 대고 주먹을 날리는 행동을 해 항의를 했더니 사과하지 않고 버티다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무릎을 꿇리고 따귀를 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때린 적은 없다. 계속 고개만 저으며 대답도 않고 사과도 안 하다가 사람들이 몰리니 그제야 스스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주장이 워낙 달라 누리꾼 사이에서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먹질의 진위가 궁금한데 당사자는 없다” “아직 밝혀진 게 없으니 마녀사냥은 그만하자”라는 반응부터 “개념 없는 모녀” “불쌍한 힘없는 어린 학생들, 내 자식이 당했다고 생각하면…” “또 갑질인가” “돈이 많아도 마음의 여유는 없나 보네” 등 주차요원을 옹호하는 글도 많았다. 몇몇 누리꾼은 “잘못이 없는데 무릎을 왜 꿇었겠느냐” “무릎 꿇고 2시간 빌 정도면 그만한 잘못을 했을 거다”라며 모녀의 처지를 두둔했다. 한 누리꾼이 모녀를 동정하는 장문의 글에 “모녀는 재물복은 충분히 있어 보이는 데다 수없이 많은 사람에게 욕을 듣고 억울함도 당했으니 장수복도 누릴 거다”라고 쓰자 다른 누리꾼은 “돌아가는 걸로 봐서는 장수복, 재물복보다 현실에서 죄수복을 받을 것 같더군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현재 처음 글을 올린 인물은 수정된 글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 양측 입장을 취재해 갔다. 1월 10일자 방송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는 내용을 남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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