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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30대 캔디들의 속사정 02

도둑놈 심보? 어린 신부가 좋지

30, 40대 남성들 “젊으면 젊을수록 OK”… 전문직일수록 어린 여자에게 집착

도둑놈 심보? 어린 신부가 좋지

도둑놈 심보? 어린 신부가 좋지
방송인 최창호(44) 사회심리학 박사는 열세 살이 어린 발레리나 출신 이희정(31) 씨와 2009년 9월 결혼했다. 최 박사는 2008년 꽃 피는 봄날 곰장어집에서 미용실 직원들과 회식 중인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미용실 한쪽에서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아내의 뒷모습만 몇 번 보았을 뿐, 얼굴을 마주대한 것은 이때가 처음. 순간 그는 운명임을 직감했다.

“아내가 젊고 성격이 좋아 한눈에 들어왔어요. 일부러 아내의 피부관리실에 관리를 받으러 다니며 연애를 시작했지요.”

열 살에서 열다섯까지 어린 신부 찾기

‘젊음’ 그 자체가 최 박사에게는 행복이다. 젊음에서 나오는 생동감, 건강함과 활발하고 유쾌한 생활방식이 그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다. 즐겨 찾던 식당부터 옷 입는 스타일까지 바뀌었다. 아내도 변했다. 아내는 무관심했던 신문을 읽기 시작했고, 부부간 대화 주제로 시사 문제도 종종 올렸다. 최 박사는 “먼저 바뀌기도 했고 맞추려고 노력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최 박사 주변에는 어린 신부를 맞은 남자가 한둘이 아니다. 같은 축구동호회에서 활동하는 방송인 조영구 씨와 개그맨 서경석 씨가 대표적인 인물. 조씨는 2008년 열한 살 차 나는 신부를 맞았고, 서씨도 2010년 11월 열세 살 어린 신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최 박사는 “우리 모임에서 누가 열다섯 살 차 나는 신부를 데려올까 우스갯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부부끼리 모임을 갖고 서로 고민을 나누며 의지하기도 한다. 나이 차에서 오는 불편한 점이 있어도 대화를 하다 보면 눈 녹듯이 사라진다. 최 박사는 “과거 결혼 문화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유사성의 원리가 지배했다. 하지만 이젠 서로의 차이를 채워주는 상보성의 원리가 더 중요해졌다. 나이 차만큼 서로의 매력에 더 끌려 권태기도 천천히 오는 등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자랑했다.



30, 40대 남성들 사이에서 어린 신부 찾기가 대세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연예인, 유명인들이 이 흐름을 이끈다. 배우 류시원(38) 씨는 아홉 살, 임호(40) 씨는 열한 살, 이범수(40) 씨는 열세 살이 어린 신부와 결혼했다. 제작자 송병준(50) 씨는 무려 열아홉 살 어린 배우 이승민(31) 씨를 아내로 맞았다. 결혼 정보업체 ‘듀오’의 김모 팀장은 “연예인, 유명인의 결혼을 모방하는 심리가 남자들에게 있다. 특히 전문직 남성들은 두드러지게 어린 여자에게 집착한다”고 말했다.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의사 이모 씨는 마흔을 코앞에 둔 나이인데도 “무조건 1983~84년생 여성과 연결해달라”고 요구했다.

도둑놈 심보? 어린 신부가 좋지

2008년 탤런트 이창훈(44) 씨는 16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어린 신부를 선호하는 전문직 남성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또래보다 훨씬 젊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동안(童顔)에 몸도 건강하고 생각도 젊다고 자부한다. 한 커플매니저는 “전문직 남성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젊은 여성들도 이들의 경제력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이 관리하는 대부분의 전문직 남성은 7세 이상 연하를 찾는다. 1~3세 연하를 원하는 사람이 오히려 귀하다. 2010년 듀오 휴먼라이프연구소와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팀이 발표한 ‘2010년 결혼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3~4세 연하(33.26%)를 가장 선호했고, 동갑을 원하는 경우는 9.41%에 그쳤다. 특히 나이가 든 남성일수록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여성을 선호했다.

스물아홉과 서른 살 여성 몸 달라?

30, 40대 남성이 어린 신부를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출산 때문이다. 출판사에 다니는 33세의 직장인 문모 씨는 2011년이 오는 것이 두렵다. 문씨 자신이 한 살 더 먹는 것보다 여자친구의 나이가 서른 살이 되는 게 싫기 때문. 그는 “주변에서는 농담하지 말라고 하지만 내게는 심각한 문제다. 스물아홉과 서른 살 여성의 몸은 확연히 다르기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의 남성 고객들도 여성의 노산 위험성을 이유로 29세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한다.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이하 ‘결혼파업’)의 공동저자인 위선호 씨는 “30, 40대 남성들에게는 출산이 중요한 문제다. 이들은 출산을 해도 될 만큼 경제력, 학력 등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불임 부부도 남성들의 불안감을 부추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부 8쌍 중 1쌍이 불임이다.

겉으로 내세운 출산의 속내에는 섹스 문제도 있다. 많은 성심리학자는 “인간도 동물인 만큼 본능적으로 더 젊고 건강한 여자와 성관계를 맺고 싶어 하고 만족도 더 크게 느낀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근 상가를 소유한 44세 남성 A씨는 월세 수입만 2000만 원이 넘는다. A씨는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으니 운동하고 취미생활을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젊게 사는 매력 덕에 20대부터 동년배까지 그의 옆에는 여자가 끊이지 않는다. A씨는 “부족한 게 없으니 즐기며 살면 된다는 생각에 결혼에 대해 느긋하다. 굳이 동년배에서 찾지 않아도 매력 있는 20대 여성 중에 고를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잘난 30대 골드미스가 부담스럽다는 남성들도 있다. 197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은 가정에서 차별 없이 자라고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아 사회적 지위도 높다. 이들은 대부분 배우자의 스펙이 자신보다 우월하기를 바란다. 여기서 수급 불균형이 생긴다. 경제적 지위가 낮은 남성은 여성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가 부담스럽고, 경제적 지위가 높은 남성은 굳이 동년배 여성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결혼파업’ 공동저자 윤단우 씨는 “여성을 만나기 쉬운 골드미스터들은 나이가 많다고 하면 아무리 돈 많고 예뻐도 쳐다보지 않는다. 돈이 없어도 어리고 까다롭지 않은 여성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여성과 수평적 권력관계를 거부하는 남성도 있다. 결혼의 남녀 불평등을 고집하는 남성들은 동년배 여성에게는 불평등을 강요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이로 우위를 점하려 하는 경우도 있다.

도둑놈 심보? 어린 신부가 좋지

최창호 박사는 나이 차이가 많은 여성과 결혼한 남성들에게 “소유의 개념으로 결혼하면 나이차를 극복 못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통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늘어나는 ‘신부 수입’도 30, 40대 남성들이 어린 신부를 맞으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위씨는 “경제력이 없어도 대우를 바라는 것이 아들들이다. 동년배 여성에게 외면받아 어렵다면 외국에서 신부를 찾아서라도 대를 잇고 존중을 받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2008년 한국 전체 혼인건수 32만7715건 중 11%가 외국인과의 결혼이고 이 중 77.8%가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이었다. 과거에는 평강공주와 온달의 결합이 있었지만 이제 불가능해졌다. 위씨는 “집이 ‘개천’인데 남성 자신도 ‘미꾸라지’라면 좋은 조건의 여성과 결혼할 방법이 꽉 막힌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여성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외환위기를 겪은 뒤 남자들은 한없이 약해졌다. 위씨의 설명이다.

“남자들이 찌질해져서 계산에 밝아지고 절대 손해를 안 보려 한다. 과거 남자들은 여자들이 남자의 조건을 따지고 자신에게 기대려 해도 스스로 우월하다 생각해 비판적으로 보지 않았다. 이제는 집안에선 대우를 받았는데 밖에 나와보니 학생회장 자리까지 여자가 다 차지하지 않았나. 그러니 똑똑한 여성들을 바라보며 ‘왜 군대를 가지 않느냐’ 등 트집 잡으며 찌질하게 구는 것이다.”

경쟁자로 만난 직장 동료, 상사는

“대화는 잘 통해도 한 이불 덮기는 싫다”


직장인들은 하루 중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난 만큼 회사에서도 여성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한다. 최창호 박사는 “직장생활을 함께 하며 얼굴을 자주 보니 서로 호감도도 커진다. ‘우정적 사랑’을 키우기 좋은 곳이다. 하지만 열정이 생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L그룹 직원 강모(31) 씨도 직장에서는 여자 상사, 동기들과 곧잘 지낸다. 하지만 선을 확실하게 그었다. 강씨는 “결혼 상대로 그들을 바라보면 순간 확 질린다. 특히 입사 초에 카리스마 넘치는 여자 상사에게 시달린 터라 생각을 딱 끊었다”고 말했다.

30, 40대 직장인에게 회사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강씨는 “동기 여직원 중 한 명만 시집을 갔다. 여직원들은 회사에서 버텨내려고 애쓰는데 그런 모습이 독하게 보인다. 이런 사람이 내 아내가 돼서 나를 챙겨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사내 소문으로 여자에 대한 환상이 무너졌다는 사람들도 있다. 강씨의 동료 박모(30) 씨도 같은 생각이다. 박씨는 “사내에서는 소문이 빨리 돌아 여자들의 속내를 알게 된다. 어떤 스펙의 남자를 원하는지, 심지어 누구와 잠자리를 했는지까지 듣게 돼 도저히 매력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직장인 연모(30) 씨는 “직장에서 만난 동료도 결혼 상대로 괜찮다. 하지만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노출돼 딴짓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금융권 종사자 김모(32) 씨는 “삶에는 영역 구분이 필요하다. 굳이 일터에서 사랑을 할 필요는 없다. 요즘 오피스 와이프, 오피스 허즈번드가 대세인데 결혼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기회는 있다”고 털어놓았다. 직장 동료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다 해도 “결혼은 없다”는 선을 두고 만난다는 것. 다음은 최 박사의 설명.

“개인차가 있겠지만 직장 동료나 상사와는 대화가 더 잘 통할지 몰라도 그만큼 허물을 보게 되고, 그럴수록 바깥에서 만난 이성이 주는 익숙지 않은 자극에 끌리지요.”




주간동아 2010.12.20 767호 (p36~38)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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