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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불붙은 기저귀 한·일 전쟁

일본 군 기저귀 젊은 엄마 사로잡으며 파상공세 시장점유율 60% 하기스, “일본 제품 과장된 측면”

불붙은 기저귀 한·일 전쟁

불붙은 기저귀 한·일 전쟁
“아기를 낳기 전엔 ‘하기스’ 기저귀만 알고 있었죠. 그런데 온라인 카페에서 ‘군’ 기저귀가 좋다는 말이 나왔고, 아기를 먼저 낳은 친구들도 ‘군’을 써보라고 하더군요. 육아용품 박람회에 갔더니 군 기저귀 부스에만 엄마들이 엄청나게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거예요. ‘대체 군이 뭐기에?’ 싶어서 아기 낳기 전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군 기저귀를 사뒀죠.”

10개월 된 아들을 둔 직장인 강모(32) 씨는 “군 기저귀를 써보니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기저귀 밴드 면이 부드러워 아기 피부에 발진이 없으며, 밤새 소변을 봐도 한 방울도 새지 않고 촉감이 보송보송할 정도로 흡수력이 좋다는 것. 여기에 색깔이 알록달록하고 강아지, 고양이, 물개, 악어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가 섞인 점과 기저귀 교환 시기를 색의 변화로 체크하게 한 점 등도 마음에 쏙 들었다고. 강씨는 “요즘 아기 키우는 엄마 사이에 군 기저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면서 “가격도 국산 제품이랑 큰 차이가 없고, 일본 브랜드라는 점에서도 믿음이 간다”고 귀띔했다.

군 기저귀로 대표되는 일본산 기저귀가 무섭게 밀려오고 있다. 일본산 기저귀는 2007년부터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옥션’의 경우 일본산 기저귀가 2007년 히트상품 6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에는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본산 기저귀 카테고리를 신설했을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했고, 2009년 이후 엔화 환율이 올라 가격이 비싸졌음에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 9월 현재 옥션에서는 일본산 기저귀가 하루 평균 1500건 넘게 거래되고,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31% 증가했다.

일본 제품 육아용품까지 영역 확대

옥션 홍보팀 박지영 과장은 “인터넷 구매에 익숙한 젊은 주부 사이에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한때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국산 프리미엄 기저귀보다 쌌기 때문에 일본산 기저귀로 수요가 몰렸다. 엔화가 다시 올라 이제는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어졌음에도 입소문과 ‘골드키즈’ 열풍 등으로 일본산 기저귀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기저귀뿐 아니라 전반적인 육아용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저귀 시장을 석권한 하기스 기저귀의 유한킴벌리는 이런 일본산 기저귀의 파상공세를 어떻게 바라볼까. 유한킴벌리 PR실 손승우 수석부장은 “일본산 기저귀를 좋아하는 젊은 엄마가 많아졌고, 특히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에 일본산 기저귀 열풍도 과장된 바가 크다. 실제로 일본산 기저귀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도 하기스 기저귀의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기스 기저귀의 시장점유율은 오프라인에서 75% 내외로 추산된다. 유한킴벌리 측에선 온라인 시장까지 포함해도 점유율이 60~65%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은 수많은 개인 판매자가 기저귀를 수입해 팔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산 기저귀 중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군 기저귀가 일본 현지에서는 4위권에 머무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군 기저귀는 2003년 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대한펄프가 수입해 ‘보솜이 골드’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했지만 당시엔 큰 인기를 끌지 못해 결국 대한펄프가 자체 생산한 제품으로 대체된 적이 있다. 즉 막연히 일본산이 국산보다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군 기저귀로 대표되는 일본산 기저귀의 인기나 품질이 과장됐다는 것. 손 부장은 “서로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다를 뿐, 하기스 기저귀의 품질이 일본산보다 절대로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중국 프리미엄 기저귀 시장에서는 ‘하기스 골드’가 일본 기저귀 시장 1위인 유니참과 미국 1위인 P·G의 제품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선두를 차지한 것이 단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소비자로서는 환영, 여전히 고가 아쉬워

불붙은 기저귀 한·일 전쟁

일본산 기저귀의 대표주자인 군 기저귀.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하기스 기저귀가 일본산 기저귀에 맞먹을 정도로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하기스 골드’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하기스 보송보송’ 등 일반 제품은 일본 제품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게 유한킴벌리 측 해명이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사는 게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산 기저귀가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에 퍼져가고 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군 기저귀를 공식적으로 수입해 판매하는 ‘군 코리아’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한킴벌리에서도 일본산 기저귀의 강점을 여러모로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 테스트를 하고 있다. 또 군 기저귀뿐 아니라 국내에서 판매되는 외국산 기저귀의 종류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첫아이 출산을 앞둔 주부 이모(34) 씨는 “소비자로서는 기저귀 선택의 폭을 넓히고 품질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면서 “다만 기저귀 시장을 둘러싼 전쟁이 전반적인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생리대 시장은?

유한킴벌리 독주에 LG유니참 도전장


불붙은 기저귀 한·일 전쟁
무려 4000억 원대에 이르는 국내 생리대 시장에서도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2010년 현재 ‘화이트’ ‘좋은 느낌’ 등을 내세운 유한킴벌리가 시장점유율 55%로 압도적 1위다. 자체 연구 개발을 통해 국내 유일의 6층 구조 시트를 보유해 3~4층 구조인 경쟁사 제품에 비해 흡수력과 통기성이 좋다는 게 유한킴벌리 생리대의 강점.

‘위스퍼’의 한국P&G(18.2%)와 ‘바디피트’의 LG유니참(17.6%)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LG생활건강과 일본 위생용품 시장 1위 업체인 유니참이 합작해 만든 LG유니참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2008년 11%에서 2009년 14.9%, 2010년 17.6%로 매해 점유율을 큰 폭으로 넓히고 있는 것.

2005년 출시한 LG유니참의 ‘바디피트’는 여성의 인체 곡선에 맞춰, 중앙은 볼록하고 사이드는 얇게 만들어 패드가 몸에 맞춘 듯 편안한 게 특징이다. 일본 유니참의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고 전해진 광고에서도 ‘바디피트’는 여성이 탱고를 추는 장면을 보여주며, 여성의 가장 민감한 날에 가장 편안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LG유니참은 LG생활건강의 한방 기술을 집약한 한방생리대 ‘귀애랑’을 출시, 기존 한방생리대 시장을 선도하던 ‘예지미인’의 점유율도 가져오고 있다.




주간동아 2010.10.04 756호 (p48~49)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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