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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 가슴앓이 달래줘야죠”

“이주민들 가슴앓이 달래줘야죠”

“이주민들 가슴앓이 달래줘야죠”
“이주민들은 차별적인 시선과 외로움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이곳 사람들이 우월한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니 괴로워하는 겁니다. 심한 경우엔 환청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더구나 혈혈단신으로 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어요. 세상이 흉흉하니 사람 믿기도 어렵고요. 그러니 그저 혼자 앓는 사람이 많은 겁니다.”

민성길(65) 박사가 ‘다문화 정신건강 클리닉’ 개설을 서두른 것은 그 때문이다. 지난 5월까지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현재 서울시립은평병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진료에만 허덕였는데, 50세가 넘어서야 사회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주민도 사람인데 돈 없다고 치료 안 해주는 게 말이 되냐’고 따져 묻는 선배 말씀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후엔 조선족 학생과 조선족의 삶의 질을 연구하면서 ‘문화 차이’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탈북자들의 우리 사회 적응실태 조사를 할 때도 같은 생각을 했고요. 이주민은 그 정도가 더하지 않겠어요?”

9월1일부터 이주민 클리닉을 운영한 터라 아직 이용자가 많은 수준은 아니다. 12월10일 현재까지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15명. 한국말을 하는 사람부터 시민단체 통역자를 데리고 오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렇지만 병명은 한결같다. ‘적응장애로 인한 우울증’. 이들 대부분은 의사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며 치료 기간을 갖는다.

교통이 불편해서인지 재차 진료받으러 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선지 민 박사는 가리봉동같이 이주민이 많이 사는 지역에 일주일에 한 차례씩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처럼 이주민들 중 심리학, 사회복지학 학위를 받은 사람이 전문 카운슬러가 돼 상담활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았다.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해요. 그들이 힘들어하는 건 우리의 변하지 않는 눈길입니다.”



주간동아 2009.12.22 716호 (p100~100)

  •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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