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5

2017.02.15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中 사드 배치 공격 ‘희생양의 법칙’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국장 khkim@donga.com

    입력2017-02-13 15: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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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막 나가고 있다. 통일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성 조치는 지난해 7월 8일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래 7개월간 총 43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엔 조수미, 백건우 등 클래식 공연이 사드 보복의 ‘희생양(Scape Goat)’이 됐다.

    ‘희생양’의 원래 의미는 희생이 돼 제물로 바쳐지는 양(羊). 다른 사람의 잘못을 대신 뒤집어쓴 사람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즉 욕구 불만이나 분노를 해소하고자 그것을 다른 방향으로 전가시킬 대상 또는 수단을 일컫는다.

    희생양은 구약성서에서 유래한다. 고대 유대인은 모세 율법에 따라 매년 유대교 축제인 속죄의 날 의식을 치렀다. 그때 대사제가 염소 두 마리를 끌고 나와 염소 머리에 두 손을 얹고 백성의 모든 죄를 고백하며, 그들의 죄를 염소에게 전가하는 상징적 예식을 거행했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하느님에게 바쳤다. 다른 한 마리는 살려주는데, 이 염소를 ‘풀려난 염소(Escape Goat)’라고 불렀다. 이 염소는 사람들의 모든 불공평과 죄악을 혼자 뒤집어쓴 채 영적 황무지를 상징하는 황량한 벌판으로 내쫓긴다.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죄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흔히 ‘희생양’이나 ‘속죄양’이라고 말하지만 기원을 보면 실은 양이 아니라 염소였다. ‘양’으로 둔갑한 것은 윌리엄 틴들(William Tyndale·1494~1536)의 1530년 영역(英譯)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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