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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굽히기 … 강철규 공정위장 왜 이러나

원칙 굽히기 … 강철규 공정위장 왜 이러나

원칙 굽히기 … 강철규 공정위장 왜 이러나
“‘원칙의 강철규’가 ‘눈치의 강철규’가 됐다.”

요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강철규 위원장(사진)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비난의 대체적 맥락이다. 12월7일, 공정위가 한꺼번에 내놓은 두 가지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 하나는 MS(마이크로소프트)의 끼워팔기에 대한 것이고, 또 하나는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금지법에 대한 것이었다.

먼저 MS 제재 건. 공정위는 MS가 독점행위를 했다며, 과징금 330억원 부과와 함께 윈도를 두 가지 버전으로 다시 내놓으라는 결론을 내렸다. 겉으로 보기엔 상당히 ‘센’ 조치처럼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다. 공정위 발표대로 MS가 윈도에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 등을 끼워팔기한 것이 불법이라면 앞으로는 그 같은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끼워팔기는 하던 대로 하되, 메신저 등을 탑재하지 않은 버전도 내놓아야 한다”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이렇게 되면 업체들은 ‘메신저 등이 끼워 있지 않은 윈도’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올리기 위해 MS에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공정위 결론은 오히려 MS를 배려한 것”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문제는 또 어떤가. 그간 공정위는 “정보통신부(이하 정통부)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정책은 소비자 후생과 기업 간 경쟁을 저해하는 것인 만큼 철회돼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왔다. 그런데 12월5일 진대제 정통부 장관, 한덕수 재정경제부 장관과 자리를 같이한 뒤 강 위원장의 태도가 표변했다. 공정위가 “이동통신 서비스 2년 이상 가입자에 한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정통부-재경부 합의안에 전격 동의한 것이다. 덕분에 그 며칠 전까지도 언론을 통해 “보조금 금지 법안은 사라져야 한다”고 밝혀왔던 공정위 관계자들만 ‘바보’가 됐다.

공정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타 부처가 뜻을 모아 설득해오는데 어떻게 합의해주지 않을 수 있느냐”는 변명을 했다. 하지만 그간 공정위가 통신업계, 건설업계, 중공업계 등을 가리지 않고 원칙에 입각한 제재의 칼날을 휘둘러온 걸 생각하면, MS나 ‘힘 있는’ 타 경제부처에 대한 이 같은 원칙 굽히기는 쉬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이러한 공정위의 ‘흔들림’이 강 위원장 연임 문제와 관계돼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몇몇 신문사에 대한 갑작스런 직권조사는 ‘청와대 코드 맞추기’이며 MS, 정통부 등과의 잇단 타협 또한 자리보전을 위한 몸 사리기라는 것. 이와 관련 공정위 내부의 의견 대립 또한 심각해, 최근 터져나온 공정위의 판공비 7720만원 불법 사용 논란도 강 위원장 연임에 반대하는 내부 세력의 제보에 의한 것이었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떠돌고 있다.

그간 강 위원장은 원칙에 입각한 업무 처리로 내부 조직은 물론 외부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아왔다.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강 위원장이 연임해야만 공정위가 지금과 같은 원칙론을 펼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연임에 대한 욕심 때문이건 아니건, 최근 강 위원장의 행보는 그러한 주장을 무색케 한다. 타협에 익숙한 모습은 국민들이 원하는 공정위원장의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05.12.20 515호 (p14~14)

  •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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