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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말부록ㅣ발기부전-세워 총 전쟁

“오늘 밤도 아내 샤워 소리가 무서워”

40, 50대 2명 중 한 명 발기부전 … 질병과 심리 요인 고개 숙인 남성 급속 증가

“오늘 밤도 아내 샤워 소리가 무서워”

“오늘 밤도 아내 샤워 소리가 무서워”

발기부전 치료는 부부간의 솔직한 대화에서부터 출발한다.

40대 후반의 L씨는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아내의 잠자리 요구가 늘어나면서 샤워하는 소리가 두려워지기 시작한 것. L씨의 발기능력은 예전 같지 않아 아내를 만족시켜 주기는커녕 ‘거사’를 끝까지 치르는 것조차 힘들다. 이렇다 보니 아내와의 잠자리를 꺼리게 돼 특별한 일이 없어도 야근하는 날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집에 돌아와서도 피곤하다며 일찍 잠을 청하곤 한다.

30대 때만 해도 “밤에 아내가 샤워하는 소리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한다”는 말을 농담으로 듣고 웃어넘겼지만 자신이 그런 처지가 되고 보니 남자로서 이제 끝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삶의 활력을 잃어버렸다.

최근 L씨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중·노년 남성들이 늘고 있다. 남성 건강의 적신호로 표현되는 발기부전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억5200만명. 우리나라의 경우도 40, 50대 2명 중 한 명이 이에 해당한다.

2004년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의 40∼80세 남성 1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40대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로 나타났다. 특히 40, 50대의 약 43.4%가 발기부전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발표 당시 큰 충격이었다.

삶의 활력 상실, 남성 건강 적신호



남성의 성기 안에는 동맥, 정맥, 스펀지 효과를 내는 조직 및 신경 등이 분포하는 음경해면체라고 하는 스펀지 모양의 통이 좌우 두 개 있다. 평상시에는 이곳의 동맥 내 혈류량이 적어, 소형 스펀지들이 수축되어 있지만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동맥 주위에 ‘cGMP’라는 체내 성분이 만들어져 동맥이 확장되고 혈액이 모여 단단해진다. cGMP는 해면체들을 팽창시켜 스펀지 사이의 간격을 좁게 만들어 동맥을 통해 들어온 혈액이 정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성기가 커지는 발기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발기부전이란 이런 발기 메커니즘의 고장으로 인해 음경의 발기가 불충분한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발기부전은 80%가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등이 원인이며, 나머지 20%는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그러나 대부분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작용해 일어난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등도 원인 중 하나다. 특히 당뇨병 같은 만성 성인병 질환을 동반한 경우 발기부전의 확률은 4배 이상 높아지며, 전립선 질환은 약 3배, 말초신경 질환은 2.6배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고콜레스테롤증·고혈압·우울증 등도 2배 정도의 발기부전 확률을 높인다.

전체 성관계 횟수의 50% 이상에서 발기장애가 나타나며, 그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발기부전 여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발기부전의 진단은 심리적인 것인지, 신체적 이상에 의한 기질적인 것인지부터 밝혀져야 하며, 최근에는 배우자와 함께 상담 및 치료를 받는 과정이 중요시되고 있다.

“오늘 밤도 아내 샤워 소리가 무서워”
치료율 10% 이내 … 그릇된 자존심 치료 어렵게 만들어

현재 발기부전 질환의 치료율은 전체 환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알리스·비아그라 등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도 이처럼 치료율이 낮은 이유는 성을 금기시하는 사회 풍조와 잘못된 성지식 때문이다. 남성들이 자존심 때문에 의사나 아내에게 얘기하기보다는 ‘친구’나 ‘중국산 가짜약’을 찾음으로써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곤 한다.

발기부전은 성 능력의 상실로 중·노년 남성의 자신감을 손상시키는 대표적 질환이다. 하지만 이는 남성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성생활은 파트너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발기부전은 때로 원만한 가정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부부관계나 가정 파탄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 자신부터 발기부전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자신과 파트너 모두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또한 과장되거나 잘못된 성지식에 의존하기보다는 의사 및 파트너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발기부전도 치료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 2005.05.17 485호 (p9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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