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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추구해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추구해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추구해야”
21세기 한중교류협회 김한규 회장(전 총무처 장관)은 11월9일 중국 산둥(山東)성 문등시에 문을 연 대경대학 중국지도자대학원에서 ‘21세기 한중관계 발전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한규 회장은 한·중 두 나라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의 정치·경제·문화적 교류에 대해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공부한 그가 중국을 200여 차례 다니면서 내린 향후 한국의 생존논리의 뼈대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다. 지나치게 대미 의존도를 높이거나, 반대로 중국 일변도의 정치 경제 문화정책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회장이 중국과의 경제 교역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갈수록 늘어나는 대중 교역량 때문. 수교(1992년) 당시 50억 달러에 불과하던 교역량은 2003년 570억 달러로 늘어나 중국은 제1의 수출 상대국이 되었다. 홍콩 및 대만까지 포함할 경우 교역량은 873억 달러로 늘어난다. 2003년 현재 한국의 대중 무역 흑자는 132억 달러. 김 회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한·중 교역량은 1000억 달러가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 회장은 중국과의 경제 호흡을 맞추기 위해 ‘동북아 경제공동체 결성’과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국 지도부와 연이 깊은 김 회장은 이런 주장을 중국 요인들에게 전달했다. 이날도 경제 공동체와 관련 구체적 구상을 밝혀 현지 관계자들한테서 호평을 받았다.

그는 20년 넘게 꾸준히 중국 측 인사들과 교류해온 중국통이다. 17대 국회 출범 뒤 국회의 대(對)중국 채널이 와해됐다는 주장과 관련해 그는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꽈ㄴ시(關係)’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대중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덩샤오핑, 장쩌민, 주룽지, 이붕 등 중국 지도자들이 그와 꽈ㄴ시를 맺었거나 맺고 있는 인물들. 중국 내 5개 성(省)의 경제고문을 맡고 있는 까닭도 중국인들과의 친분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류(韓流)와 한류(漢流)가 교차하는 중국과 한국의 앞날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이 커다란 암초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소수민족 문제에 민감하고 이 때문에 논리적으로 설명이 어려운 역사 문제를 우기는 측면이 있다는 것. 그렇지만 풀지 못할 난제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중국 측에 “역사는 현실화할 수 없고, 학술문제는 정치화할 수 없다”는 해법을 제시, 현지 몇몇 정치지도자들에게서 ‘굿 아이디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은 통일 한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미래의 외교전에 대비하기 위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주장을 압도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통일 이후 한반도 북방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대국적이고도 진지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정치인들이 꽈ㄴ시를 강화, 현안을 풀어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중국통으로 평가받는 김 회장은 최근 개방형 공관장 제하의 차기 중국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간동아 2004.12.02 462호 (p96~96)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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