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0

2004.11.18

‘도시 농협’ 성공 신화의 주인공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4-11-12 18:3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도시 농협’ 성공 신화의 주인공
    “산지 농협도 중요하지만 산지에서 올라온 농수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해주는 도시 농협의 기능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10월5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들이 현장 국감 마지막 순서로 도시 농협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서울 관악농협농산물백화점을 방문한 것은 저녁 6시경. 그들 앞에 선 박준식 관악농협조합장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도시 농협’의 중요성을 브리핑했다. 71개 산지 농협과 자매결연을 맺고 최초로 특산품 직거래를 꾀한 것, 2004년도 출하 선도금으로 100여억원을 산지 농협에 지원한 사례, 산지 농협의 ‘허브’역 등 박조합장은 자신이 추진했던 관악농협의 활동상을 막힘없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농어촌에 지역구를 둔 농수산위원들은 수시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17명의 국회 농수산위원들이 단위농협인 관악농협을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국회 농수산위의 한 인사는 “많은 농어촌 출신 의원들이 관악농협의 성공 사례를 지역구 농협에 접목하려는 생각이 많다”며 의원들의 단체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관악농협의 명성을 일군 박조합장은 관련업계에서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1983년 조합장으로 취임한 박조합장은 이후 22년간 조합장직을 맡고 있다. 직선을 통한 6선 조합장은 전국에서도 드문 경우다. 박조합장의 장기 집권에도 조합원과 지역민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박조합장에 대한 조합 회원들의 신뢰는 그만큼 절대적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관악농협의 사업 내용과 매출 규모를 보면 궁금증은 풀린다. 지난해 관악농협의 경제사업물량은 450억원을 돌파했다. 예수금 잔액은 6660억원, 대출금 잔액도 5000억원을 넘어섰다.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000억 이상 순증했다. 총 사업물량은 1조6000억원 규모로 ‘동네’의 조그마한 농협조합이 웬만한 기업을 넘어서는 매출 실적이다. 지난해 상호금융 부문 전국 1위를 차지, 대상을 받은 것은 당연한 포상.



    서울 관악구 금천구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등 5개구 47개동을 관할하는 관악농협은 본점과 10개의 지점, 농산물백화점, 3개의 하나로마트, 2개의 화훼직판장, 7개의 신토불이 창구 등으로 구성돼 있어 외형적 규모도 웬만한 중소기업을 뛰어넘는다. 농협중앙회는 관악농협을 도시 농협의 전형으로 보고 지역 농협에 벤치마킹을 권장할 정도.

    박조합장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관악농협 맞은편 건물에 전국 최대의 농산물전문백화점을 건설하는 것이 60살을 넘긴 그의 또 다른 야망. 이를 위해 정부에 150억원의 국고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박준식 신화’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