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9

2001.08.30

기초 없으면 중3 교과서부터

  • < 정철/정철언어연구소 소장 www.jungchul.com >

    입력2005-01-20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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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기초가 부실한 고교생 학습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일선 교사들의 말에 의하면 고2 영어교실에서 수업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라오는 학생의 숫자가 2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한다. 그러니 나머지 학생들은 수업내용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이 공부하는 걸 보면 대개 입시학원이나 과외처럼 옛날식으로 따지기만 하는 영어를 공부한다. 그것도 기초반이 아니고 어려운 고교생용 입시 준비반에 들어간다. 결과는 보나마나 뻔하다.

    이런 학생들에 대한 처방은, 우선 기초력을 쌓기 위해 중3 교과서를 입에서 저절로 나올 때까지 큰 소리로 박자 맞춰 읽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3 영어 교과서에는 중학교 단계에서 배우는 모든 문법과 어휘를 그대로 담았기 때문이다.

    옛날식 ‘따지기 문법’은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 ‘영어공부 혁명’에서 설명한 내용 정도만 이해하고 있어도 학습이 가능하다.

    자습서의 해석을 참고로 하여 문장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한 다음, 앞의 중학생 학습법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중3 교과서를 큰 소리로 외우는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이 단계를 꼭 거쳐야 한다. 이 방법이야말로 가장 이른 시간 내에 기초력을 양성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몇 달 간 열심히 하면 그런 대로 쓸 만한 기초력이 생겨, 앞에서 말한 ‘기초가 있는 학생들’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중·고등학생을 위한 영어 학습법을 설명했다. 교실에서 직접 지도한다면 훨씬 더 다양하고 강력한 교수법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설명한 방법으로 열심히만 하면 얼마든지 탄탄한 영어실력을 쌓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을 가르쳐 주면 “그렇게 하면 시간이 너무 걸리지 않을까요? 당장 급한 것은 회화가 아니라 대학입시거든요, 그러니까 우선 그냥 과외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다급한 심정을 생각하면 그런 생각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아무리 급하고 초조해도 좀더 냉철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따지기식 문법·독해’를 가르치는 과외라도 해서 성적이 올라가기만 한다면야 급한 김에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종류의 과외가 실력 향상에 별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머리만 더욱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몇 달 만에 시험성적을 올려준다는 ‘족집게 과외’는 일종의 사기나 다름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근본적인 영어실력을 쌓지 않고 시험성적을 올린다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공부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실제로 해보면, 내가 추천하는 방법이 훨씬 덜 걸린다. 더욱이 별다른 비용도 들지 않고, 단 몇 달만 공부해도 벌써 영어에 자신이 붙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이 방법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전부 다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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