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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면제 얌체 특권층 불신사회 만드는 주범

20대 남자 87% “법대로 살면 손해”

병역 면제 얌체 특권층 불신사회 만드는 주범

1970년대 영국 총리를 지낸 캘러헌은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장차 영국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병역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자원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였다고 한다. 또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 포클랜드 전쟁에는 영국의 앤드루 왕자가 최전선 전투에 참가하여 세인을 놀라게 하였다. 이처럼 서양에서는 고귀한 신분을 지닐수록 병역과 같은 국가적 의무를 앞장서 떠맡는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전통이 있다. 우리 주변에도 본인은 물론 자식들도 훌륭히 병역의무를 마치게 하는 사회 지도층급 인사들이 더 많다. 그런데 최근 병역비리사건에 연루한 재벌-의사-변호사-교수직을 가진 인사들을 보면 특권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는 얌체 특권층도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모양이다.

병역비리사건의 주역은 박원사도 아니고, 병역 기피한 자식도 아니다. 남들 다 가는 군대를 안 가겠다는 소갈머리 없는 아들을 위해 돈 싸들고 다니며 관련인사를 매수해 국법을 어긴 얌체 특권층이 바로 주역이다. 설사 자식이 군대 안 가겠다고 하더라도 올바른 부모라면 ‘노블레스 오블리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도가 무엇인지 따끔하게 가르쳐야 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수의 우리 국민은 어린시절부터 불법과 편법을 묵인하는 좌절감에 젖으며 산다. 한 광고회사가 1998년에 조사하였더니 ‘우리 나라에서는 법대로 사는 사람이 손해 본다’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남자 중`-`고`등학생 중에서는 81%, 20대 남자들 중에는 87%로 나타났다. 또‘우리 나라에는 능력보다는 편법으로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응답도 중-`고등학생에서는 80%, 20대에서는 87%나 된다. 이런 형편이니 법대로 군대를 간 사람은 상대적으로 피해의식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도 준법이니 법치니 하는 말은 공허하게 들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병역비리사건의 처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또다시 몸통은 건드리지 않고 깃털만 건드리는 미봉책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군대를 갔다 온 많은 대한민국 남성과 아들을 군대에 보낸 이 땅의 어머니들이 느낄 ‘법 앞의 불평등감과 좌절감’은 엄청날 것이다.



주간동아 2001.05.31 286호 (p46~46)

  • < 리서치 앤 리서치 대표·정치심리학 박사 kyuno@rand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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