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6

2001.01.04

‘받아쓰기’는 귀 훈련 첫걸음

  • 입력2005-03-07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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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아쓰기’는 귀 훈련 첫걸음
    귀를 훈련하는 방법은 크게 ‘식별 훈련’(sound decoding)과 ‘흡수 훈련’(intake listening)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식별 훈련’부터 살펴보자. 영어를 다시 배우는 ‘재학습자’의 경우 글로 써있는 것은 읽을 수 있으면서도 소리로 들었을 때는 무슨 소리인지조차 식별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 소리를 식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소리식별 연습’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받아쓰기’(dictation)다. 필자도 과거에 많이 애용했던 방법인데, 녹음 테이프를 반복해 들어가며 받아쓰는 연습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방법이지만 보다 효과적인 연습 요령을 말씀드리겠다.

    첫째, 대본이 있는 것으로 연습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기가 받아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대본이 있는 것을 가지고 연습해야 한다. 미국 방송의 대본을 구하려면 ‘www.cnn.com’등 방송국 홈페이지의 ‘transcript’를 이용하면 된다. 방송국 홈페이지는 ‘yahoo’ 등을 이용하면 금방 찾을 수 있다.

    둘째, 한번에 많은 단어를 받아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번에 한두 개 단어씩만 받아쓰기를 계속하면 나중에 연결해서 들을 때는 잘 들리지 않는 현상이 생긴다. ‘한번 듣고 받아쓰는 길이’를 문장 단위 이상으로 늘리고 나중에는 문단 단위로 받아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머릿속의 ‘작업기억 용량’(memory span)이 커져 한번에 ‘청킹’할 수 있는 단어의 숫자가 늘어나고 ‘영어 엔진’의 속도가 빨라진다.

    셋째, 연결해서 듣는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

    보통 받아쓰기 연습을 하는 것을 보면, 녹음기를 계속 되돌리면서 한두 단어씩 종이에 적어나간 뒤 답을 맞춰보다가 전체를 한두번 정도 들어보고 끝마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거기까지만 하고 끝내는 것은 마치 고생고생해서 장만한 음식을 그냥 쓰레기통에 내버리는 것과 같다. 따라서 기왕에 받아쓰기 연습을 했다면, 그 내용이 마치 우리말처럼 들릴 때까지 통으로 반복해 들으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영어감각들을 머릿속에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큰 소리로 읽는 연습이 중요하다.

    듣기 연습을 통해서 영어감각을 머릿속에 흡수한 뒤에는 그것을 큰 소리로 읽어서 입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입을 통한 훈련’에서 하겠지만, 과거에 필자가 연습하던 경험에 의하면 큰 소리로 읽는 것이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그 당시 필자는 5분짜리 AFKN뉴스를 꼼꼼히 받아쓴 다음 그것이 편안하게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고 미군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똑같이 발음할 수 있을 때까지 큰 소리로 반복해서 읽었다. 물론 처음에는 천천히 읽기도 벅차고 발음도 거칠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편하고 매끄러워져서 나중에는 숟가락을 마이크 삼아 유창하게 영어뉴스 방송을 할 정도가 되었다. 나중에 영어교수법을 연구하면서 되돌아보니 비록 필자 혼자 궁리해서 했던 연습이었지만 ‘언어학습원리’의 정곡을 찌른 훌륭한 방법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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