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6

2001.01.04

상류층 중매쟁이 ‘온라인 마담뚜’ 떴다!

결혼정보회사들 잇단 사이버영업 시작 … 명문대 출신·재산 1억 이상 등 자격 제한 엄격

  • 박은경/ 자유기고가

    입력2005-03-04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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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류층 중매쟁이 ‘온라인 마담뚜’ 떴다!
    상류사회의 표상이었던 ‘마담뚜’가 사이버시대를 맞아 퇴조 기미를 보이고 있다. 2, 3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결혼정보회사들이 사이버상에 진출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그 대신 최근 상류층들 사이에서는 신원이 확실한 회원들끼리 사이버상에서 채팅 등을 통해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는 ‘온라인 마담뚜’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과 학벌, 경제력 등이 자신과 비슷하거나, 혹은 원하는 조건의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들마다 이른바 ‘VIP 클럽’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마담뚜’는 ‘닥스클럽’(www.daksclub.com)의 ‘닥스살롱’(www.dakssalon.com)이다. 이곳은 상류층 가운데 엄격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사람에 한해 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학력은 명문대학(서울대, 연-고대, 포항공대, KAIST 등) 졸업자 이상, 외국 유명대학(아이비리그 등) 졸업자여야 한다. 게다가 전문직, 사업가 및 연봉 1억원 이상자, 10억원 이상 재산 보유자, 사회적 기여도와 명성이 높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외모가 준수하고 매너가 훌륭하며 부모가 모두 대졸 이상이어야 회원이 될 수 있다. 가족구성원의 직업과 학력도 참고한다.

    1년도 안 돼 1000여명 확보하기도

    닥스살롱은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 된 현재 1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이곳을 통해 결혼한 사람은 156쌍이며, 내년 결혼을 앞둔 커플만도 46쌍에 달한다. 닥스살롱에 가입하려면 여느 결혼정보회사에 비해 4, 5배 가량 비싼 200만원의 입회비를 내야 한다. 회원가입에 앞서 주민등록등본, 호적등본, 졸업증명서, 재직증명서를 비롯해 재산세 과세증명,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을 제출하는 것은 물론 건강진단서까지 내기도 한다.



    닥스살롱에 가입한 남성회원은 29~32세가 65%, 여성회원은 23~27세가 52%다. 하버드대를 비롯해 미시간-와튼-스탠퍼드대 등 해외 유명 명문대를 졸업한 남성이 18%, 서울 명문대 졸업생이 67%에 이른다. 여성은 버클리대를 비롯해 케임브리지대나 줄리어드음대 등을 졸업한 사람이 27%, 서울 명문대 졸업자가 55%에 이른다. 직업별로는 남자의 경우 CEO(최고경영자), 컨설턴트, 인터넷 관련 종사자 등이 73%를 차지하고 의사 회계사 법조인 연구원 등도 많다. 여성은 의사-고시합격자 등을 비롯해 예술인, 금융계-대기업-홍보업 계통에 종사하는 직장여성들이 많다.

    닥스클럽 우승표 이사에 따르면 최근 상류층 결혼문화는 ‘집안과 집안’ ‘권력과 부’ 등 기존의 결합 공식을 깨는 추세라고 한다. 집안은 평범하지만 연봉 1억원이 넘는 성공한 전문직 남성 등 일명 ‘신귀족층’이 새롭게 늘면서 이들과 기존 상류층 여성이 결합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 실제로 닥스살롱 회원 가운데 신귀족층에 속하는 남성은 70~80%에 이르는 반면, 여성은 집안환경이 좋은 상류층이 40~50%에 이른다. 우이사는 “회원 중 정-재-관계 고위층 자녀가 많다. 이들과 신귀족층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상류층을 형성중”이라고 설명한다.

    ‘유사 계층끼리의 결합’이라는 폐쇄적 결혼문화가 변화한 가장 큰 요인은 상류층 자녀의 의식변화와 사회 분위기에 있다. 결혼 당사자가 과거처럼 집안과 집안끼리 맺어지는 혼사를 꺼리고, ‘적당한 조건’에 ‘사람 됨됨이’까지 살펴 자신에게 맞는 배우자를 직접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 각 부문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연애에 신경쓸 틈이 없었던 사람들이 온라인상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확실한 배우자 찾기에 나선 것도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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