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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 이야기

“프로는 한 우물을 파라”

“프로는 한 우물을 파라”

“프로는 한 우물을 파라”
한국 야구의 개척자 이영민은 1920, 30년대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하던 전천후 선수였다. 육상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가 하면 어느 새 조선의 대표적인 축구선수가 돼 있었다. 축구계의 대부 김용식은 스케이트 선수로도 명성을 날렸다. 그는 5000m, 1만m 스피드스케이트 경주에서 전 조선 챔피언이 된 적이 있다.

올림픽에서도 한 선수가 여러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낸 경우가 더러 있다. 미국의 에다이간이라는 선수는 1920년 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1932년 동계 올림픽에는 봅스레이 선수로 출전해 우승했다. 여름에는 사이클, 겨울에는 빙상 경기에 나가 뛰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만능스포츠맨은 참 드문 존재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 종목에만 열중한다. 그렇게 해도 입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프로축구 전북의 최만희감독은 팀을 지도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해 말 은퇴한 아시아의 삼손 대우의 김주성선수도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스포츠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사업도 잘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들의 의욕과 의지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한 가지 일에 철저하려면 아무래도 다른 일에는 소홀하게 되고, 이 일에 몰두하다 보면 저 일에는 힘을 덜 쏟게 된다. 그러나 현대는 전문화를 요구하는 시대다. 의약분업이 의사에게는 처방전만 쓰도록 하고 약사는 조제만 하도록 하듯이 모든 직업에는 몰두해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얼마 전 시민단체가 16대 총선 공천반대인사 6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중 축구협회 회장 정몽준의원도 포함됐다. 불성실한 의정활동이 낙천반대의 이유였다. 본인으로서는 할 말이 많겠지만 한 가지 일에만 충실하라는 충고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더욱이 프로스포츠는 다른 직업보다 집중력이 더 요구된다. 잠시 딴 생각을 하거나 한눈팔았다가는 곧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보답은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황선홍 안정환은 2억원대의 돈을 받고 뛴다. 그러나 그 이면은 어떤가. 작년 말, 프로축구 드래프트에 응한 선수는 고졸 110명 등 모두 332명이었다. 그중 113명만이 뽑혔다. 나머지 200여명은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다. 프로스포츠는 그렇지만 돈까지 초월하라고 강요한다. 실제로 돈에 집착하면 선수에게 오히려 손해인 결과를 낳을 때가 있다. 유망한 선수들이 프로팀 입단 뒤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봉이나 계약금에 너무 신경쓰면 절대 액수에 걸맞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 법이다. 축구 황제 펠레는 1956년 산토스팀에 입단해 1974년 1차 은퇴까지 18년간 그곳에만 있었다.

프로스포츠맨은 전문가다. 오로지 좋은 경기를 하겠다는 것에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도 이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주간동아 2000.02.10 221호 (p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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