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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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여성 유권자가 미워요”

백인 주류 전문직 여성들 지지도 급락… 클린턴 섹스스캔들이 치명타

  • 입력2006-07-12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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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러리 “여성 유권자가 미워요”
    힐러리 클린턴은 2월 중 뉴욕주 상원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출마 예상 지역을 사전답사하는 이른바 탐사팀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가동시켰고, 힐러리 자신은 부지런히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소위 ‘귀기울이기 여행’(listening tour)이다. 지난 1월말에는 짐을 싸들고 백악관을 나와 뉴욕의 새 집으로 옮겨 앉았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 셈이다.

    그런 힐러리의 말 못할 고민 하나. 바로 뉴욕 여성 유권자들의 냉대다. 특히 전문직 여성들, 지위께나 누리는 여성들, 여권 운동자들, 남성들의 게임인 정치에 식상해 하는 여성 등 주류 사회 여성들의 냉대가 심하다. 퀴니피액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힐러리의 경쟁 상대자인 공화당의 현 뉴욕시장 줄리아니가 46%의 지지율을 얻은 반면, 힐러리는 42%에 그쳤다. 이 가운데 여성 유권자는 고작 47%만이 힐러리를 지지했다. 남성 유권자의 지지율이 41%인 데 비하면 힐러리로서는 무척 실망스러운 수치다.

    뉴욕 매리스트 대학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는 힐러리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여성 유권자 지지율이 줄리아니와 똑같은 44%에 머무른 것이다. 여성 지지율 58%로 줄리아니의 34%를 훨씬 능가했던 1년 전 여론조사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수치임에 틀림없다.

    소수인종 여성 유권자들의 힐러리 지지는 여전히 강세다. 하지만 백인주류 사회 여성들의 힐러리 지지율은 지난 1년 동안 51%에서 35%로 추락했다. 백인 여성들의 줄리아니 지지율이 41%에서 52%로 급상승한 것에 비하면 힐러리로서는 여성 유권자들이 미울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다. 민주당 여성 당원들의 힐러리 지지도도 지난 1년 사이에 급전 직하했다. 81%에서 무려 66%로 떨어진 것이다.

    대통령 여론조사를 담당하다가 지금은 힐러리를 옆에서 돕는 마크 펜은 이런 수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변한다. 힐러리는 남성보다는 여전히 여성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투표 당일에는 분명히 백인 주류 여성들이 힐러리를 지지해주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만 보아서는 마크 펜의 이런 주장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탐사팀이 가동된 지난해 여름 이후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뉴욕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질퍽한 섹스스캔들을 반길 리 없다. 힐러리는 이 섹스스캔들에 ‘묻어가는’ 패키지 상품일 뿐이다. 힐러리는 이 점에 관한 한 할 말이 많다. 클린턴 옆에 남아 있었다는 것이 욕이 되는 동시에 칭찬도 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게다가 많은 여성들은 배신한 남편을 끝내 거둬줄 수밖에 없는 힐러리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 그런 힐러리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굳이 숨기지 않고 있다.

    남편 클린턴 대통령과 분리시켜 힐러리 개인을 평가하는 세인들의 평은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거의 백악관에서 쫓겨날 뻔한 남편을 끝까지 뒷받침한 용감한 여성으로서의 힐러리다. 둘째는 권력에 굶주려 뚜렷한 이유도 대지 않은 채 제멋대로 뉴욕을 택해 상원의원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비도덕적인 기회주의 자로서의 힐러리다. 셋째는 이 두 극단 사이에 있는 페미니스트들의 의견인데, 이 역시 힐러리에게는 독약 같은 존재다. 정치적으로 검증도 받지 않은 채 ‘낙하산’을 타고 뉴욕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힐러리를 괴롭히는 것은 ‘도대체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여성 유권자들의 궁금증이고, 힐러리는 이 질문에 명쾌한 대답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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