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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악마의 유혹 소셜데이팅 앱

익명 보장 소개팅, 친구 만들기로 각광…‘조건만남’ 성매매, 성추행, 사칭 알고도 못 막아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악마의 유혹 소셜데이팅 앱

악마의 유혹 소셜데이팅 앱

[shutterstock]

젊은 세대가 외로움을 달래고자즐겨 찾는 소개팅, 친구 만들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발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5년 5월까지 소개팅, 친구 만들기 앱을 사용한 남녀 500명 중 49.8%가 앱을 사용하다 피해를 봤다. 피해 유형은 앱 시스템에 따라 성매매, 성추행, 사칭으로 구분된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다양한 피해를 입었지만 소개팅, 친구 만들기 앱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현재 이 같은 소셜데이팅 앱의 시장 규모는 200억~500억 원으로, 국내에 130여 개 업체가 영업 중이고 회원 수는 330만 명에 이른다.



만남의 도구에서, 범죄의 온상으로

소개팅, 친구 만들기 앱은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랜덤 채팅 방식으로, 과거 개인용 컴퓨터(PC) 채팅과 유사한 시스템이다. 닉네임과 거주지 정도의 간단한 정보를 게재하고, 마음에 맞는 상대를 찾아 대화를 신청한다. 세 방식 중 가장 익명성이 보장되며 ‘톡친구만들기’ ‘관심사톡’  앱이 여기에 속한다.

이 방식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범죄 유형은 ‘조건만남’이라 부르는 성매매 알선 및 영업이다. 과거 랜덤 채팅 앱을 사용해본 대학생 강모(25) 씨는 “사진에 나온 여성의 용모가 마음에 드는 데다 사는 지역도 가까워 용기를 내 연락을 했는데 알고 보니 조건만남을 하는 성매매 여성이었다”며 “앱을 사용하는 한 달 동안 이런 경우가 부지기수라 불쾌한 마음에 휴대전화에서 앱을 삭제했다”고 당시 경험을 털어놓았다. 최근까지 랜덤 채팅 앱을 사용한 직장인 박모(32) 씨는 “요즘은 아예 노골적으로 조건만남을 홍보하기도 한다”며 “불필요한 대화 신청을 피할 수 있지만 앱이 범죄의 온상이 되는 것 같아 찝찝해서 바로 그만뒀다”고 말했다.

울산지방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3월까지 울산지역에서만 채팅 앱을 이용해 성매매 영업을 한 혐의로 6건이 적발됐다. 이 중에는 성매매 중개를 전문적으로 하는 포주도 있었다. 앱을 이용한 10대 성매매 문제도 심각하다. 2014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 범죄자의 성매매 경로 유형 중 46.1%가 메신저와 채팅 앱인 것으로 밝혀졌다.  



두 번째는 지역 정보로 상대를 찾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의 위치정보서비스를 이용해 사용자 근처에 있는 사람을 무작위로 알려준다. 사용자는 화면에 노출된 사람 가운데 한 명을 골라 쪽지를 보내는 등 관심을 표현할 수 있다. 다수의 상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사용자들은 각자의 사진과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간단한 페이지를 구성한다. 그러나 꼭 본인 사진을 올리게 강제된 것도 아니고, 본인 인증 시스템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역시 익명성이 높다. ‘Hi There’ ‘1km’ 등이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앱 서비스다.

이들 앱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성희롱이다. 지역 정보 기반의 ‘1km’를 2년간 사용하고 있다는 학생 정모(25·여) 씨는 “얼마 전 옆으로 누워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피곤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는데 ‘그럼 나랑 자자’는 댓글이 달려 기분이 나빴다”며 “조금이라도 노출이 있는 사진을 올리면 성희롱조의 댓글이 잔뜩 올라와 최근 페이지를 정리했다”고 자신의 불쾌한 경험을 밝혔다.

마지막 방식은 가장 최근 등장한 소개팅 앱이다. 보통 ‘소셜데이팅 앱’이라 부르는데 커플매칭서비스를 제공한다. 앱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적인 매칭 시스템은 유사하다. 사용자들은 각자 거주 지역이나 관심사, 이상형 등 자세한 정보를 입력한다. 입력된 정보를 기반으로 시스템이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특징을 가진 후보군을 보여준다. 사용자는 후보군에서 한 사람을 선택해 대화를 신청한다. 신청 사실이 상대방에게 알려지고 상대방이 신청을 수락해야 대화가 시작된다. 반드시 본인 사진을 올려야 하므로 실제 외모를 확인할 수 있고 직업이나 학력, 취미 등 다양한 정보가 매칭에 반영된다. 그 덕에 비교적 원하는 조건의 사람을 찾기 쉽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음’ ‘아만다’가 관련 업계에서 1위를 다투고 있다.



본인 인증 강화 외 방법 없어

악마의 유혹 소셜데이팅 앱

최근 유행하는 소셜데이팅 애플리케이션 구동 화면. [동아일보]

다른 두 방식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소개팅 앱에도 문제는 있다. 1년 정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대학생 김모(24·여) 씨는 “이성친구를 만들려고 가입했지만 실제로는 하룻밤을 노리는 사람이 많다”며 “다짜고짜 만나자거나 술을 마시자거나 하는 사람이 있는데, 막상 나가 보면 대부분 이런 유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사칭 문제도 심각하다”고 했다. “명문대 출신 대기업 사원이라는 말에 만났는데 회사나 학교에 대해 나보다도 모르는 것 같아 친구들을 통해 확인해봤더니 전부 거짓말이었다”면서 “친구들도 이런 상황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많이 접했다며 조심하라고 내게 충고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셜데이팅 앱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92명이 ‘타인에게 공개되는 자신의 프로필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소셜데이팅 앱을 통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해결 방안은 미비하다. 랜덤 채팅 앱을 이용한 성매매에 정부는 모니터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 해결 방안이 되지는 못한다. 성매매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현행법상 성매매가 이뤄지는 순간을 포착할 수 없다면 검거가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검거하더라도 채팅 앱 폐쇄나 운영 정지 등 후속조치 규정도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채팅 앱에서 대화가 오가더라도 사적인 대화인 경우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선제적 대응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성희롱 문제는 앱 서비스 내에서 신고를 통한 차단이 가능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보 기반 커뮤니티 앱 업체 관계자는 “계정 일시 정지나 영구 정지 조치를 취해도 번호를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재가입하면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운영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사칭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까지는 별반 해결 방안이 없는 상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수칙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며 “특히 프로필 정보 확인 및 본인 인증 시스템의 제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간동아 2016.05.04 1036호 (p40~41)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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