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5

2016.04.27

스포츠

낙관도 비관도 없다 신태용호

8강 넘어 2회 연속 메달 도전…피지 잡고 독일, 멕시코 둘 중 하나 넘어서야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6-04-26 12: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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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문 감독이 이끈 야구 국가대표팀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신화’를 쓰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축구 올림픽대표팀이 3위에 올랐다. 당시 ‘홍명보와 아이들’은 첫 올림픽 동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8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개막한다. 야구는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됐다. 5대 남자 단체 구기종목 가운데 농구·배구·핸드볼·하키 등 4개 종목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종목이 축구다. 또 한 번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메달 쾌거’를 달성할 수 있을까. 신태용(46)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은 런던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이란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최악도 최선도 아니다

    한국은 3월 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조 추첨식에서 C조에 속해 독일(유럽), 멕시코(북중미), 피지(오세아니아)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리우올림픽은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친다. 조별리그에서 각 조 2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조 편성은 ‘최악도, 최선도 아니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올림픽 본선에 처음 나선 피지가 같은 조에 포함됐고, 개최국 브라질은 피했지만 유럽 최강으로 꼽히는 독일과 경기를 치르는 등 결코 최상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결과다. 특히 만만치 않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통과를 다투게 돼 8강 진출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이 동메달을 차지한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라울 구티에레스 감독은 이 팀을 17세 이하(U-17) 시절부터 담당해왔다. 오랜 시간 선수들과 함께해 무엇보다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2013년 이후 치른 15경기에서 12승2무1패를 기록 중이다. 36골을 넣고 10실점을 해 빼어난 공수 균형을 갖췄다. 북중미 예선에선 5전승을 거뒀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실점은 1점밖에 하지 않을 만큼 수비 능력이 탁월하다.

    멕시코 올림픽대표팀은 선수 대부분이 자국리그에서 활약하지만 미국 프로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도 일부 포함돼 있다. 유럽파는 FC 포르투(포르투갈) 소속의 미드필더 오마르 고베아가 유일하다. 멕시코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으로, 18명 엔트리 중 3명까지 선발 가능)로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합류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본선 전력은 이제까지 모습보다 더 강할 것이다. 런던올림픽 때도 유럽파들이 중심을 이뤄 결승에서 난적 브라질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멕시코는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과 종종 격돌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나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같은 조에서 경기를 치러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이 올림픽 본선 상대 전적에서는 앞서지만 다른 세대 선수들이 빚은 결과라 큰 의미가 없다.

    ‘경계대상 1호’는 독일이다. 덴마크, 스웨덴, 포르투갈과 함께 유럽에 배정된 4장의 올림픽 출전권 가운데 1장을 거머쥔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어렸을 때부터 집중적인 투자와 관심 속에 성장해 기본기가 탄탄하다. 엠레 칸(리버풀 FC), 막스 마이어(FC 샬케04), 마티아스 긴터(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이 핵심 자원으로 C조에서 가장 강한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좋지도, 그렇다고 안 좋은 것도 아닌 대진”이라고 신중하게 말한 신태용 감독이 “(개최국) 브라질과 함께 독일은 꼭 피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밝혔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와일드카드는 누구?

    독일이 가장 강력한 상대로 꼽히지만 결코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적의 내부에서 뛰고 있는 일부 태극전사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가장 최근인 3월에 있었던 알제리와의 두 차례 평가전 당시 엔트리(23인)에 3명의 독일파가 포함됐다. 공격수로서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박인혁(FSV 프랑크푸르트)과 미드필더 최경록(FC 상파울리), 2선 공격카드 류승우(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가 합류해 기량을 점검받았다.

    물론 ‘기댈 언덕’은 또 있다. 역시 독일에서 뛰고 있거나 활약하던 선수들이다. 일찌감치 와일드카드 대상으로 꼽혀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차출 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 축구의 아이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FC)은 누구보다 독일 축구를 잘 알고 있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 몸담으며 독일의 영건들과 실력을 겨뤘다. 신 감독은 손흥민과 함께 또 다른 와일드카드 후보로 ‘독일파’ 홍정호(FC 아우크스부르크)를 고려하고 있다. 현 올림픽대표팀의 최대 불안요소가 중앙수비라는 점에서 신 감독은 경험이 많은 홍정호 선발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남자 축구 올림픽대표팀은 8월 5일 오전 5시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피지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표 참조). 이제 3개월 남짓 남았을 뿐이다. 신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2016 리우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 획득’을 위한 로드맵 마련에 한창이다. 신 감독은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진행된 조 추첨식을 직접 참관한 뒤 사우바도르 등 브라질 내 경기 장소를 둘러보며 현지 적응훈련 구상도 마쳤다.

    대한축구협회와 신 감독은 먼저 6월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의 유럽 원정 평가전에 맞춰 동반 전지훈련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장소와 상대는 아직 미정이지만, 리우올림픽 본선에 오른 다른 조 국가들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6월 하순 본선 무대를 밟을 18명의 최종 엔트리가 확정되면 7월 초 1차 국내 소집훈련을 통해 최종 담금질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후 브라질 또는 제3국에서 추가 평가전을 추진하고, 늦어도 7월 말에는 첫 경기 장소인 사우바도르에 입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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