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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차기 소총, 미군 총기 개발 트렌드와 엇박자?

관통력·정확성 ‘두 마리 토끼’ 잡는 美 6.8㎜급 개발 필요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한국군 차기 소총, 미군 총기 개발 트렌드와 엇박자?

[사진 제공 · 지크지우어]

[사진 제공 · 지크지우어]

적이 예상치 못한 무기와 전술로 허를 찔러야 하는 군대라는 집단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그와 동시에 무기·전술 도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군대는 가장 보수적 집단이기도 하다.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무기가 등장하고 전쟁 양상이 바뀔 때마다 군 안팎에선 언제나 이견과 갈등이 있어왔다. 총은 오늘날 군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무기로 지난 수백 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때마다 신형 총기 도입을 두고 갈등과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군사사(軍事史)에서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결판이 났다. 신무기와 전략·전술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반대로 혁신적 시도가 희대의 망작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총 발전사는 특히나 ‘모 아니면 도’였다.

양차 대전 거치며 표준 탄약 된 7.62㎜급

대포를 작게 줄인 ‘핸드 캐넌’ 형태로 처음 등장한 총은 15세기 말 방아쇠와 개머리판이 있는 현 형태를 갖추며 보병 무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낮은 명중률과 짧은 사거리, 활보다 월등하게 낮은 연사 속도로 오랫동안 냉병기(화약의 힘을 이용하지 않는 무기의 총칭)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총은 활보다 위력은 확실히 강했지만 조작이 번거로웠다. 초기 전장식(前裝式) 총기는 화약가루를 총열 속에 붓고 장전대로 누른 다음 탄환을 집어넣고 불을 붙여야 했다. 숙련된 사수도 1분에 1~2발을 쏘는 것이 고작이었다.

18세기 후장식(後裝式) 총기가 고안되면서 탄피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탄피식 탄환을 쓰는 후장식 소총은 나란히 대열을 갖춰 ‘신사적(紳士的)’으로 근거리 총격전을 벌이던 기존 전투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19세기 들어 총의 기술적 발전은 더 빨라졌다. 금속탄피 대량생산법이 개발되고 자동으로 차탄 장전과 탄피 배출이 이뤄져 방아쇠 한 번만 당기면 연사(連射)가 가능한 기관총도 등장했다. 다만 당시엔 비싼 금속제 탄약을 연발 사격하는 것이 낭비라는 비난이 쏟아져 이를 곧장 채택한 군대는 많지 않았다. 이내 식민지 침략 전쟁에서 기관총이 위력적 무기라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서양 열강은 빠르게 기관총과 연사 화기를 도입했다. 연사 무기의 등장으로 제1차 세계대전은 대량 소모전 양상을 띠었다.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 제식 소총용 표준 탄약은 7.62㎜급으로 통일되기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7.62×63㎜ 규격의 .30-60 스프링필드탄과 7.7×56㎜인 .303 브리티시탄을 거쳐 오늘날 NATO(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규격인 7.62×51㎜탄을 사용한다. 러시아는 제정 러시아 때 개발된 7.62×54㎜R 러시안탄을 거쳐 제2차 세계대전 말 도입된 7.62×39㎜ 러시안탄을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전이 연 5.56㎜ 시대

[사진 제공 · 지크지우어]

[사진 제공 · 지크지우어]

7.62㎜급 탄약은 사거리가 길고 위력도 강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반 보병용 자동소총 보급에 따라 강한 반동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보다 이전 시대 M1 개런드나 리엔필드, 모신나강 소총은 방아쇠를 한 번 당기면 총알 한 발이 나가는 반자동 또는 볼트액션 방식이라 총기 반동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 후 등장한 미국 M14나 유럽 FN FAL 같은 총기는 7.62×51㎜ 규격 탄약을 사용하면서도 자동 사격이 가능했다. 총 길이와 무게가 증가하고 반동 역시 지나치게 강해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같은 문제는 1960년대 베트남전쟁을 거치며 더 심각해졌다. M14 같은 총기는 평균 교전 거리가 기껏해야 100~200m인 시가전·정글전에선 거추장스러웠다 당시 미군 M14 소총에 맞서 베트콩은 7.62×39㎜탄을 쓰는 소련제 총기 AK-47을 운용했다. 7.62㎜ 탄약 구경은 동일했지만 탄피 길이, 즉 장약의 양이 적은 총기다. 유효 사거리는 줄었지만 반동도 크게 감소했다. 특히 AK-47 바나나형 탄창의 장탄 수는 30발로 당시로선 획기적으로 많았다. 20발인 M14의 1.5배나 많은 양이었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 베트콩은 정글에 매복했다 미군이 접근하면 분당 600발 속도로 30발들이 탄창을 쏟아붓고 도망가는 게릴라전을 폈다.

이런 전장 환경에서 등장한 것이 5.56㎜급 소총탄이었다. 5.56㎜ 소총탄은 미국의 총기 명가 레밍턴이 또 다른 총기업체 아말라이트의 민수용 탄약을 개량해 .223 레밍턴이라는 이름으로 시판한 것이다. 아말라이트는 .223 레밍턴탄을 사용하면서 총기 주요부에 플라스틱 부품을 대거 적용한 AR-15라는 총을 개발했지만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결국 총의 라이선스를 미국 유수 총기업체 콜트에 매각했다. 콜트가 미 공군에 기지 방어용으로 일부 납품하던 AR-15를 미 육군이 M16이라는 이름으로 제식 채용하면서 5.56㎜ 시대가 열렸다.

5.56×45㎜탄을 사용한 M16은 위력이 좀 약해도 탄약 크기와 무게를 줄여 휴대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미 육군의 요구에 따라 채택됐다. 당시 미 국방부의 성능 평가에서 AR-15 소총(5.56×45㎜탄 사용)으로 무장한 5명의 살상 잠재 능력이 기존 M14 소총(7.62×51㎜ NATO탄 사용)으로 무장한 11명의 살상 잠재 능력과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5.56×45㎜탄은 단숨에 차세대 탄약으로 주목받았다. 비록 기존 7.62×51㎜탄보다 위력은 약했지만 탄약 휴대량이 월등히 많고 자동 사격 시 반동도 적어 일선 장병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다만 미군 수뇌부 일각에선 5.56×45㎜ 탄약의 위력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심지어 이 탄약을 사용하는 플라스틱 재질의 M16을 두고 “애들 장난감 같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회계사이자 전문 경영인 출신인 로버트 맥너마라 당시 국방장관은 군 수뇌부의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M16 대량 구매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 5.56㎜탄은 반세기 넘도록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오늘날 NATO 표준 탄약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물론 5.56㎜도 완벽한 탄약은 아니었다. 2000년대 이후 미군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5.56㎜의 위력 부족 문제를 절감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7.62×51㎜R 러시안탄을 사용하는 고위력 총기와의 원거리 교전이 빈번히 발생한 것이다. 적은 800m 이상 유효 사거리 우위를 활용해 미군을 원거리에서 공격했다. 미군의 M16이나 M4 같은 총기의 유효 사거리는 400~600m에 불과해 효과적으로 응사할 수 없었다. 특히 방탄복이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5.56㎜의 파괴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관통력 강하면서도 반동은 적게

이라크전쟁 당시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 [GETTYIMAGES]

이라크전쟁 당시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 [GETTYIMAGES]

결국 미군은 보병부대에 7.62×51㎜ NATO탄을 사용하는 총기를 일부 보급했다. 7.62×51㎜ NATO탄용 총기를 사용하는 지정사수(Designated Marksman) 개념을 도입했지만 근본적 대안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미군은 5.56㎜보다 강하면서도 7.62㎜보다는 반동이 적은 신형탄 채택을 위해 2013년부터 개념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가 현재 ‘차세대 분대 화기(Next Generation Squad Weapons)’라는 명칭으로 진행되고 있는 NGSW 프로그램이다. 미군이 NGSW에 내건 조건은 무엇일까. 우선 기존 5.56㎜나 7.62㎜보다 유효 사거리가 길고 모든 방탄복을 관통할 수 있는 신형 탄약 개발이다. 또 이런 탄약을 사용하는 신형 돌격소총과 경기관총, 해당 신형 총기에 장착할 광학조준경을 패키지로 납품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사업 수주전은 지크자우어(SIG SAUER)와 헤클러운트코흐(Heckler&Koch·H&K) 및 텍스트론 시스템스(Textron Systems) 컨소시엄, 베레타(Beretta)·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GD)·트루 벨로시티(True Velocity) 컨소시엄의 3파전이었다. H&K와 텍스트론 컨소시엄은 SF 영화에 나올 법한 형상의 모델을 제안하고 베레타·GD·트루 벨로시티 컨소시엄도 과감한 불펍(Bullpup) 스타일의 모델을 제안했다. 다만 승자는 보수적인 설계를 채택한 지크자우어 모델이었다. 미군은 지크자우어의 돌격소총 모델에는 XM5, 경기관총 모델에는 XM250이라는 제식명을 부여했다. 이들 총기는 이미 검증된 작동 방식을 채택했기에 큰 기술적 혁신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기존 5.56㎜와 전혀 다른 6.8×51㎜ 신형탄을 채택했다.

현재 6.8㎜ 구경 모델로는 레밍턴사가 개발한 6.8×43㎜ 레밍턴 SPC(Special Purpose Cartridge)탄이 이미 민간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5.56㎜탄과 크기가 거의 같지만 사거리도 길고 명중률도 우수하다. 7.62㎜탄에 비해 반동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덩치가 큰 동물을 사냥할 때 확실한 살상력을 보장하기에 민수용 총기 시장에서 상당히 호평받고 있다. 하지만 미군은 더 강력한 군용탄을 원했고 이에 따라 개발된 것이 새로운 6.8㎜탄, 즉 6.8×51㎜탄이다. 6.8×51㎜ 탄약은 기존 7.62×51㎜탄보다 가볍고 반동이 덜하지만 훨씬 더 큰 운동에너지를 갖도록 설계됐다.

기존 5.56×45㎜탄의 운동에너지는 1800J, 유효 사거리는 500m 수준이다. 7.62×51㎜탄의 운동에너지는 3600J이고 유효 사거리는 800m급이다. 반면 6.8×51㎜ 신형탄은 4000J 이상의 운동에너지와 최소 600m 넘는 유효 사거리를 보장한다. 더 강한 힘으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요 강대국의 신형 방탄복을 모두 관통할 수 있는 강력한 위력과 긴 사거리는 기존 5.56㎜ 중심의 보병용 소화기체계를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창끝 전력’ 보병용 화기 투자 늘려야

한국군이 도입하고 있는 K2C1 소총. [사진 제공 · 다산기공,]

한국군이 도입하고 있는 K2C1 소총. [사진 제공 · 다산기공,]

미 육군은 1차 계약으로 XM5 소총 10만7711정을 도입해 전투병과의 M4 계열 소총을 대체하고, XM250 경기관총 1만3205정으로 기존 M249 기관총을 대신할 계획이다. 아직 실험 도입 단계며 미군은 당분간 5.56㎜ 탄약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긴 하다. 다만 운용 경과에 따라 차기 제식 소총탄에서 5.56㎜가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8㎜탄의 효용이 입증되면 기존 5.56㎜를 계속 써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군이 6.8㎜를 제식 채용하면 NATO 역시 동일 규격으로 제식탄을 바꿀 테고, 이러한 변화는 한국군에도 적용될 것이다.

한국군은 5.56×45㎜를 채택한 K2C1과 K15를 각각 차기 소총과 기관총으로 도입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총기 도입을 잠시 보류하고 미군 움직임에 발맞춰 6.8㎜급 신형 소총과 경기관총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신형탄 도입에 따른 사거리 연장을 염두에 두고 차기 소총에 장착할 광학조준경 개발도 준비해야 한다. 그간 한국군은 ‘창끝 전력’인 보병용 화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부족했다. 미군의 신형탄 도입 경과를 면밀히 검토해 보병용 화기 도입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때다.





주간동아 1337호 (p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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