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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하나만 20년 팠더니 2조 몸값 유니콘 됐다

최소 900만 명이 오늘도 무신사 찾는 이유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패션 하나만 20년 팠더니 2조 몸값 유니콘 됐다

기업가치 2조5000억 원을 인정받아 유니콘이 된 무신사(위). 무신사 강정구(아래왼쪽), 한문일 공동대표. [사진 제공 · 무신사]

기업가치 2조5000억 원을 인정받아 유니콘이 된 무신사(위). 무신사 강정구(아래왼쪽), 한문일 공동대표. [사진 제공 · 무신사]

20년간 한 우물을 파면 어떻게 될까. 기업가치 2조5000억 원을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이자 한국 최대 온라인 패션 쇼핑몰 무신사(강정구·한문일 공동대표)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무신사가 판 한 우물은 ‘패션’이다.

무신사는 창업자인 조만호 전 대표가 2001년 고교 3학년 시절 당시 포털사이트 프리챌에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을 기반으로 한다. 무신사닷컴(2003) 론칭 이후 무신사 스토어(2009), 무신사 스튜디오(2018)와 무신사 테라스(2019)를 열며 ‘패피’(패션 피플)들의 온오프라인 핫 플레이스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을 선보였고 올해는 무신사 부티크를 열었다. 라이브 커머스도 시작했다. 1월 말 론칭한 무신사 라이브의 현재까지 매출은 25억 원, 방송당 평균 매출은 1억3000만 원에 달한다.

운동화 마니아부터 골프·캠핑·명품족까지

여성인 기자가 처음 무신사를 안 건 고교생 때부터 애용해왔다는, 패션과 신발에 관심 많은 남성 동료 덕이었다. 여성 쇼핑몰이야 따로 모아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 정도로 많고, ‘전투복’처럼 입을 무난한 옷은 대형쇼핑몰에서도 팔지만 말 그대로 ‘힙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남성 제품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추천받은 무신사는 2016년 ‘우신사’(여성용 패션 플랫폼)를 론칭하며 여성 소비자 공략에 나섰고 이제는 화장품과 생필품, 골프용품, 캠핑용품, 명품도 살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

현재 무신사 스토어 회원 수는 900만 명 이상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3319억 원. 연간 거래액은 2019년 9000억 원, 2020년 1조2000여억 원이다. 올해 1~6월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40%가량 증가했다. 올 연말 거래액 목표치는 1조6000억 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기업공개(IPO)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지만 무신사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무신사 관계자가 직접 꼽은 성장 비결은 패션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생 브랜드 발굴 능력이다. 1020 고객이 관심 두는 한국 브랜드를 유치하고 동반 성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전략이 주효했다.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마크 곤잘레스, 로맨틱크라운 등이 무신사로 이름을 알린 대표 브랜드들이다.

최대한 할인받아 물건을 사고 나면 다시 들어올 일 없는 쇼핑몰과 달리 상품 후기 창이 활발한 것도 경쟁사들과 다른 점이다. 위트 있는 상품 후기에 댓글이 이어지면서 일종의 작은 커뮤니티가 생긴다. 무신사에서는 이런 후기 중 돋보이는 사례를 모아 매거진으로 소개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회자된다. 소비자가 알아서 제품과 플랫폼을 홍보하는 셈이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테라스(위)와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동아DB]

무신사의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테라스(위)와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동아DB]

100만 장 넘게 팔린 바지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는 많은 브랜드가 무신사를 협업 파트너로 삼는 발판이 됐다. 최근에는 로우로우와 토앤토가 협업해 만든 리사이클 플립플랍이 무신사에서 단독 발매됐다. 본챔스와 매일유업 매일우유의 협업 에디션, 야놀자와 헬리녹스의 ‘DND 에디션’, 커버낫과 하이트진로가 협업한 두꺼비 굿즈 등도 무신사에서 한정 출시돼 인기를 끌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잘 팔린다. 무신사 PB 상품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1100억 원. 대표 상품인 슬랙스는 지난해에만 100만 장 이상 팔렸다. 처음에는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었지만, 5월에 플래그십 오프라인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열었고 최근에는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 ‘무탠픽업’을 통해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바로 매장이나 무인로커에서 제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쇼핑몰의 최대 약점인 택배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한 것. 무신사 관계자는 “2030 남성을 위한 코스메틱 컬렉션을 론칭한 데 이어, 내년에는 친환경, 지속가능한 환경에 관한 관심이 대두되는 시장 흐름을 반영해 그린 라인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신사는 최근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 파트너스가 신규 결성한 ‘클라이밋 솔루션 펀드’에 60억 원을 출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내재화와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 높은 국내 주요 기업이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다. 무신사는 기후변화로 발생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온라인 패션사업 분야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더 크고 깊어질 무신사의 우물은 어떤 형태일까. 무신사 관계자는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발맞춰 카테고리 확장과 전문성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유명 럭셔리 브랜드 정품을 만날 수 있는 서비스인 부티크를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골프 카테고리를 전문관으로 고도화하고 시니어와 키즈 대상 신규 서비스 오픈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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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09호 (p18~19)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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