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렬 작가]
나는 성인이 되고 무화과를 처음 먹어봤다. 스티로폼 상자에 올망졸망 담긴 햇무화과를 호기심에 산 날이었다. 작고 동그란 무화과를 칼로 자르니 붉은 속살이 드러났다. 입에 넣자 부드러운 과육이 톡톡 터지고 은은한 단맛이 퍼졌다. 낯선 생김새, 낯선 식감이 단번에 호감으로 바뀌었다.
며칠 전 마트에서 무화과를 잔뜩 샀다.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 그냥 먹기도 하고, 샐러드에 넣거나 토스트에 올려 먹었다. 그러다 무화과 속에 그릭 요구르트를 채운 ‘그릭 무화과’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들어 유명해진 디저트 ‘그릭 모모’(もも·복숭아)를 응용한 것이다.
‘그릭 무화과’ 재료인 그릭 요구르트는 일반 요구르트와 달리 케이크처럼 탄력 있는 질감과 진한 맛이 특징이다. 그래놀라는 오트밀과 견과류를 오븐에 구운 것으로, 식사 대용이나 토핑으로 사용한다. 요즘은 초코, 요구르트, 시나몬 등 다양한 맛이 나와 있으니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과일과 그릭 요구르트, 그래놀라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그릭 무화과’는 새콤, 달콤, 고소한 맛과 부드럽고 바삭한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디저트다. 요구르트를 품은 붉은 단면은 먹기 아까울 만큼 예뻐 인증샷을 찍지 않을 수 없다. 무화과가 익어가는 이 계절 한번 만들어보시라. 조금은 낯설지만 신비로운 이 과일과 금세 사랑에 빠질 것이다.
무화과, 요구르트를 품다 ‘그릭 무화과’ 만들기
[GettyImages]
무화과 5개, 그릭 요구르트, 그래놀라, 꿀 혹은 올리고당
만드는 법
1 빨대로 무화과 밑에 구멍을 낸 뒤 과육을 긁어낸다.
2 과육을 긁어낸 무화과 속에 그릭 요구르트를 채운다.
3 그릇에 담기 전 반으로 가른다.
연출법
접시는 타원형이 좋고, 색은 깔끔한 화이트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그린 계열을 추천한다. 먼저 첫 번째 접시에 반으로 자른 무화과를 올리고 그 옆에 그릭 요구르트를 숟가락을 이용해 러프하게 담은 뒤 위에 꿀을 약간 뿌린다. 두 번째 접시에는 그래놀라를 먼저 뿌린 다음 자른 무화과를 그릇 크기에 맞게 일정하게 담는다. 무화과는 자른 단면이 포인트인 만큼 꼭 보이도록 연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