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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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1위’ 코오롱글로벌, 그린수소로 탄소중립 앞당긴다

[국가대표 기술현장을 가다] 육상 풍력 리파워링 → 해상 풍력 조기 사업화  → 풍력 전기로 수전해 수소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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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1-10-09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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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글로벌이 운영 중인 경북 경주시 풍력발전단지. [사진 제공 ·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이 운영 중인 경북 경주시 풍력발전단지. [사진 제공 · 코오롱글로벌]

    ‘탄소중립(Net-Zero)’ 시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서 발표) 체결 후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요구는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2018년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가 197개 회원국에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45% 감축(2010년 대비),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의무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전략’을 통해 경제구조 저탄소화 등 관련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해상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체제를 갖추는 것이 뼈대다.

    “지역사회와 이익 공유”

    코오롱글로벌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조용한 강자다. 2011년 일찌감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2017년 강원 양양군 만월산(42MW·메가와트), 2018년 강원 태백시 가덕산(43.2MW)에 대규모 풍력 단지를 건설해 한국 풍력발전사업 점유율 25%인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코오롱글로벌은 신재생에너지산업 로드맵도 내놓았다. △육상 풍력발전 리파워링(re-powering: 개량 및 교체) △해상 풍력발전 조기 사업화 △풍력발전 수소에너지화가 핵심이다. 9월 28일 신재생에너지사업팀을 이끄는 최재서 이사를 만나 코오롱글로벌의 풍력발전사업 노하우와 미래 구상을 물었다.

    10년 전에는 풍력발전산업 토양이 척박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처음 사업에 뛰어들었을 땐 어려움도 적잖았다. 초창기 국내 풍력발전사업은 영세업체들이 주도했다. 일부 업체가 특정 지역에서 풍력발전사업 한 건 하고 빠지겠다는 식으로 임한 듯했다. 인근 주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풍력발전사업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신이 팽배했다. 그러다 보니 한때 풍력발전사업이 성사될 확률이 10~20%밖에 안 될 정도였다.”

    어떻게 극복했나.



    “일부 업체의 말 바꾸기가 갈등 원인이었다. 처음엔 주민들에게 큰 보상을 약속해놓고 정작 사업 인허가를 받은 뒤에는 말을 바꾸는 식이었다. 민원이 빗발치다 보니 지자체(지방자치단체)도 풍력발전사업에 회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경북 경주시에 첫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할 때 지자체와 주민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시한 보상 조건 등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 또 운영 수익을 지역사회와 어떻게 공유할지를 고심하다 지역 청소년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강원 양양군에선 발전 수익금 일부를 매년 장학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풍력발전은 당장 설비만 짓고 철수하는 식의 단기 사업이 아니다. 주민, 지역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생 사업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젠 ‘발전사업을 함께해보자’고 먼저 제안해오는 지자체도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바다로 눈을 돌렸다. 3월 한국서부발전, 전남개발공사와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발전사업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전남 완도군 앞바다에 약 2조 원을 들여 발전 용량 400MW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뼈대다. 발전설비 규모와 사업 추진 속도 면에서 국내 수위권이다.

    ‘완도 장보고 해상 풍력발전사업’ 진행 상황은?

    “지난해 6월 사업 예정지 바다에 계측기를 설치했다. 이제까지 해양풍력 단지 조성에서 계측기는 편의상 섬에 건설했다. 바람을 정확히 계측해야 설비 구축 후 발전량을 제대로 따져볼 수 있다. (바다 계측기 설치로) 더욱 정확한 풍력 계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10월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2023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건설에는 3년 반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해상 풍력발전기 건설은 육상보다 까다롭지 않나.

    “그렇다. 아직 국내에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된 사례가 없다. 육상에 비해 해상 발전기(1기 발전 용량 약 4MW) 규모가 2배 이상 크다. 그렇기에 해외 사례를 참고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기술적 난관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해상 풍력발전기 건설은 기본적으로 바다에 교량을 짓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바다에 건축물 기초를 건설하고 그 위에 구조물을 얹는 식이다. 특히 기초공사는 대동소이하고 구조물 중량은 오히려 교량 쪽이 더 무거워 건설이 까다롭다. 코오롱글로벌은 장보고대교(전남 완도군), 원산안면대교(충남 태안군~충남 보령시) 등 서남해안 해상 교량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바 있다. 태풍이 잦은 우리 기후 특성에 맞춰 내구성을 한층 강화하는 등 한국형 풍력발전 설비를 갖출 것이다.”

    코오롱글로벌 신재생에너지사업팀을 이끄는 최재서 이사는 “2030년께 한국에서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코오롱글로벌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코오롱글로벌 신재생에너지사업팀을 이끄는 최재서 이사는 “2030년께 한국에서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코오롱글로벌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그린에너지원 확보로 헤게모니 쥘 것”

    코오롱그룹은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수소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수소저장탱크), 코오롱플라스틱(수소전기차 부품) 등 계열사가 주축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역할을 묻자 최 이사는 “(코오롱그룹의) 탄탄한 제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 EPC(설계·조달·시공) 개발사업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향후 수소경제는 그린에너지원을 확보한 기업이 헤게모니를 쥔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당사는 대표적 친환경에너지인 풍력발전 노하우를 갖춰 강점이 있다. 풍력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지금은 MW 규모의 실증사업을 준비하고자 수전해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수소산업이 발전하면서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서 그린수소 생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2030년쯤으로 예상하는데, 그때가 되면 코오롱글로벌이 주도권을 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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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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