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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0원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20번밖에 못 쓴다고?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직접 물어봤다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8500원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20번밖에 못 쓴다고?

※환경 플랫폼 우그그(UGG)는 ‘우리가 그린 그린’의 줄임말로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실천입니다.

[뉴시스]

[뉴시스]

역시 스타벅스였다. 8월 초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자동차 브랜드 MINI코리아와 협업해 선보인 음료 및 기획 상품이 일찌감치 전국적으로 ‘완판’됐다.

스타벅스는 8월 3~23일 협업 음료 3종, 푸드 2종, MD 6종, 카드 3종을 선보이는 컬래버레이션 시즌을 진행했다. 이 중 소비자의 이목을 끈 건 MINI 신차 컬러를 적용한 음료 3종. 음료를 사면 MINI 사이즈 리유저블(reusable) 컵(709㎖)에 담아줬다. 컵과 리드, 빨대가 각각 다른 색상과 디자인의 3종으로 구성돼 랜덤으로 받을 수 있었다. 가격은 루비 레드 칠링 아이스 티 8300원, 루프탑 그레이 라떼 8500원, 제스트 그린 블렌디드 8600원.

기자는 8월 초 출근길에 회사 옆 스타벅스에서 제스트 그린 블렌디드를 사 마셨다. 가격은 비쌌지만 새로운 메뉴를 맛보고 사무실에서 쓸 컵도 하나 챙긴다는 생각으로 나름 ‘합리화’해 샀다. 음료와 함께 제공된 리유저블 컵은 PP(폴리프로필렌) 재질로, 찬 음료 전용이었다. 음료를 다 마신 뒤 씻어서 물을 담았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튼튼해 좋은 데다, 벤티 사이즈(592㎖)보다 큼직해 마음에 들었다. 이튿날에는 회사 동료와 루비 레드 칠링 아이스 티를 사 마셨다. 이렇게 리유저블 컵과 리드, 빨대 두 세트가 생겼다.

20여 회만 쓰라고?

스타벅스에서 이벤트 기간 MINI코리아와 협업해 선보인 음료를 사면 리유저블 컵에 담아줬다(왼쪽).리유저블 컵과 함께 제공되는 설명서. [구희언 기자 ]

스타벅스에서 이벤트 기간 MINI코리아와 협업해 선보인 음료를 사면 리유저블 컵에 담아줬다(왼쪽).리유저블 컵과 함께 제공되는 설명서. [구희언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스타벅스 mini 리유저블 컵 가격’을 검색하면 대부분 “가격이 사악하지만 컵 포함이라고 생각하면 살 만하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해외와 달리 한국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리유저블 컵을 별도로 팔지 않기에 컵이 필요하다면 음료를 사야 했다. 컵 값을 제하면 음료 가격은 스타벅스가 매년 내놓는 시즌 음료와 비슷한 수준. 온라인 플랫폼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에는 발 빠르게 컵을 씻어서 5000~1만5000원에 파는 이들도 있었다. 한 판매자는 “음료가 맛있어 사긴 하는데, 음료를 살 때마다 집에 컵이 계속 생겨 저렴하게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는 비슷한 크기의 스타벅스 콜드컵과 사탕 세트가 1만6900원에 팔리고 있었다.



관리 잘하면 계속 사용 가능

집과 사무실에서 유용하게 쓸 컵이 생겼다는 생각도 잠시, 설명서를 읽다 의문이 생겼다. ‘리유저블 컵은 재활용이 가능하며 제품의 특성상 가급적 20여 회 사용을 권장드립니다’라는 내용 때문이었다. 다회용이라 산 건데 20여 회밖에 못 쓴다면 ‘제로 웨이스트’가 맞을까.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영구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면 소비 자체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늘리는 데 일조하는 게 아니냐는 것.

스타벅스와 기업의 컬래버레이션은 매번 화제를 모은다. 이번 컬래버레이션도 이벤트 첫 주에 거의 모든 매장에서 제품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협업이 계속된다면 반쪽짜리 다회용 컵이 잔뜩 생산되는 건 아닐까.

이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리유저블 컵, 20회 쓰면 버려야 하는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20회는 리유저블 컵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쓸 수 있는 횟수를 말한 것”이라며 “주의사항에 따라 관리만 잘한다면 그 이상 지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혹시 몰라 리유저블 컵 기념품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 관계자에게도 물었다. 그는 “리유저블 컵이 대부분 PP 재질인데 눈에 띄는 상처가 생겼거나 컵에 냄새가 배어 빠지지 않으면 그때 교체하면 된다”고 말했다.

귀찮아도 1000원 내고, 씻어서 반납까지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 실험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제주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리유저블 컵으로 대체했다. [사진 제공 ·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왼쪽), 사진 제공 · SK텔레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제주 일부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리유저블 컵으로 대체했다. [사진 제공 ·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왼쪽), 사진 제공 · SK텔레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2025년까지 전국 매장에 리유저블 컵을 도입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처럼 이벤트성 굿즈로 파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리유저블 컵으로 대체한다는 것.

제주 스타벅스 일부 매장은 7월 6일부터 ‘에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음료를 포장해 가거나, 머그잔 대신 일회용 컵에 받길 원한다면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리유저블 컵에 음료를 받을 수 있다. 다 쓴 리유저블 컵은 세척 후 매장 내 반납기를 통해 반납하고, 보증금은 현금이나 스타벅스 카드 잔액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지금은 일부 매장에서만 반납이 가능해 컵을 반납하려면 해당 매장에 가야 한다.

보증금이 있다지만 그래도 1000원짜리 ‘스벅 굿즈’인 셈인데 회수율은 얼마나 될까. 제주애월DT점에서 리유저블 컵을 써본 한 지인은 “로고가 박혀 있으면 몰라도 스타벅스 로고가 없는 민무늬 컵이다 보니 다 쓰고 곧장 반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제주 매장에서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에는 ‘별다방’ 로고 대신 환경부와 외교부 등 총 23개 민관연합체 ‘ha:bit eco alliance(해빗 에코 얼라이언스)’의 이름이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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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03호 (p32~33)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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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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