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 제공 · 한국투자증권]
부실 사모펀드 보상 계기로 기업 문화 바꾼다
금융소비자 권리보호는 금융회사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6월 부실 사모펀드 10개 상품에 대해 투자 원금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두 달에 걸쳐 모든 보상 업무를 마무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보상 결정을 계기로 기업 문화도 바꿔가고 있다. 전 임직원이 ‘고객에 대한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을 실천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선정위원회의 기능과 책임을 강화했고,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상품 판매 관련 직원 교육과 감사 조직도 확대했다. 또한 평가 보상 시스템 개편을 통해 영업 관행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재무적 성장에 걸맞은 비재무적 요소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먼저 환경 부문에서는 8월 한국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석탄 관련 투자 중단을 선언해 금융권의 탈(脫)석탄화를 이끌었다. 4월에는 환경부로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조성자로 선정돼 탄소배출권 관련 부서인 ‘카본솔루션부’를 신설했다. 이후 탄소배출권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SG 채권, 태양광·풍력발전 프로젝트에 투입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풍력발전단지 4곳의 지분 49.9%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어 올해 8월에는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및 수소 전문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서 H2KOREA 회원사의 수소산업 확대를 위해 금융을 주선하고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ESG 회사채 발행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6월 첫 발행한 ESG 채권은 당초 목표액이 1000억 원이었지만 수요 예측에서 3800억 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해 500억 원을 증액한 1500억 원 규모로 발행됐다. 조달된 자금은 영국·일본 태양광발전 사업, 독일·핀란드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5월에는 ESG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ESG위원회도 출범했다. ESG위원회는 정일문 사장을 비롯해 사외이사인 김태원 구글코리아 전무와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로 구성됐다. ESG위원회는 △친환경 기업투자 △ESG 채권 인수·상품 출시 △동반성장·상생가치 실현 △포용적 금융·사회공헌 확대 △지배구조 우수기업 상품 개발 투자 등을 중점 사안으로 두고 있다. 비재무적 요소인 사회와 환경 관련 이슈에서 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역량을 발휘한다는 방침이다.
정일문 사장은 “세상의 가치 기준이 바뀌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오로지 고객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며, 실행하면서 대한민국 자본시장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6월 23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고객에 대한 바른생각. 바른행동 실천 서약식’에서(가운데 정일문 사장)과 임직원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