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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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 vs 완화, 누가 당선해도 집값 안 떨어집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李 - 尹 부동산 공약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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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1-11-1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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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측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크게 오를 줄 몰랐습니다. 더욱이 올해 재보선을 치르면서 생긴 기대감이 부동산시장에 반영된 부분이 있는 데다,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다면 부동산시장 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 10억 원(10억312만 원)을 넘어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년여 만인 올해 10월 12억 원(12억1639만 원)을 돌파했다. 이런 시장 상황과 관련해 “올해 부동산시장을 결산하고 내년 전망을 들려달라”는 주문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내놓은 답이다. 심 교수는 “여야 대선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해도 내년 부동산시장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부동산 가격 또한 내년 여름까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점 피로감에 조정받는 부동산시장

    최근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금 상황은 하락이 아닌 조정으로 보는 게 맞다. 역대 기록을 보면 집값은 2~3년 침체, 5~6년 상승 사이클을 갖는데, 최근에는 너무 오래 올라 고점 피로감이 있다. 자산은 너무 오르면 무조건 쉬어가게 돼 있고 지금 그런 상황이다. 물론 금리인상이나 대출 규제, 거시경제 위험 같은 하락 요인들도 있지만, 내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이 한 바퀴 돌아 만료되는 시점까지는 전세난으로 인한 상승 요인이 훨씬 세다. 2008년 전후 부동산 상승기 패턴이 다른데, 전에는 집값이 오르다 멈추고 다시 오르는 패턴이었다면 이후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상승하는 패턴이다. 지금이 결코 하락 추세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정책을 내년 대선 최대 정책 변수로 꼽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의 공약을 어떻게 보나.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쉽다(표 참조). 여야 대선후보 모두 임기 5년 동안 250만 호 공급을 약속했는데 여당은 그 해법이 공공 주도, 야당은 민간 주도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여당은 1가구 1주택인 경우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전반적으로 과도한 세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양쪽 모두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점이다. 여당은 부동산시장을 규제로 잡고 물량 부족, 품질 저하 같은 문제를 공공 주도로 해결한다는 건데, 그렇게 어마어마한 물량을 좋은 입지에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민간 활력을 이용하겠다는 야당의 계획은 지금 같은 정치적 상황(집권 시 거대 야당)에서 제대로 실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조금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달라.

    “여당 후보의 공약을 보면 기본주택이라고 해서 무주택자에게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공공주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런 기본주택을 100만 채 공급하고, 4인 가족이 평생 역세권에서 월세 60만 원에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얘기인데, 역세권에 그만한 땅이 있을지 의문일뿐더러 서울의 경우 원룸 임대료가 보통 50만~100만 원이다. 4인 가족이 거주할 30평형대는 수백만 원일 텐데, 그걸 60만 원에 공급하려면 국가가 어마어마한 차액을 지불해야 한다. 또 그렇게 누가 거주하게 되면 민간은 수지가 맞지 않아 공급을 중단할 테고, 결과적으로 전체 주택 수가 줄어들어 기본주택에 입주한 이들을 제외한 서민은 갈 곳이 없어 삶이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공공이 공급을 아주 많이 하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또 기본주택 100만 채 공급도 과연 되겠나 싶다. 한국에서 임대주택 하나를 짓는 데 1억2000만 원이 들어간다. 수도권이면 더 들 텐데 그냥 1억2000만 원만 잡아도 100만 채면 120조 원이다.”

    야당 후보도 ‘역세권 첫 집 주택’(20만 채)과 ‘청년 원가 주택’(30만 채)을 포함한 250만 채 공급을 약속했다.

    “최근 10년간 공급된 주택 수를 보면 1년에 57만 호였다. 이런 현실에 비춰 임기 5년간 50만 호씩 250만 호 공급은 현실적으로 나올 수 있는 숫자다. 역세권 첫 집 주택, 청년 원가 주택과 관련해 물량이 많은 게 아니냐, 돈이 어디 있느냐 같은 우려가 나오는데 현재도 신도시를 개발할 때 절반 가까이 그런 임대주택이나 소형 평형 물량을 짓고 있어서 실현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그걸 국가가 시세의 70% 가격으로 사 입주자들에게 50% 가격에 팔아야 하는데,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홍중식 기자]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홍중식 기자]

    신도시 입주 시작돼야 본격 하락할 것

    누가 당선하느냐에 따라 부동산시장에도 변화가 생길까.

    “여당 후보는 그동안 부동산정책이 잘못됐다고 하면서도 똑같이, 아니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도, 주택도 계속 투자가 일어나 공급이 이뤄져야 국민이 원하는 아파트도 공급되는 건데, 규제를 가하면 투자와 공급이 줄어 중장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여당 후보가 당선하면 대장동 사태도 있었기 때문에 개발이익 환수와 관련해 어머어마하게 압력이 들어갈 거다. 그래서 현재 우리가 서울에서 핫하다고 얘기하는 한남동, 옥수동, 반포동 같은 지역은 재개발·재건축이 거의 멈출 거라고 본다. 반면 야당 후보는 그동안 정책이 잘못돼 집값이 이렇게 움직였다, 정책을 바꾸겠다는 입장이니 법안 통과 필요 없이 대통령 결단으로 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이 늘어날 거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취득세, 양도소득세(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이 있는데 취득세와 양도세는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여야 누가 당선해도 독단적으로 바꿀 수 없고, 종합부동산세 정도만 행정명령이라 바뀔 가능성이 있다.”

    대선이 부동산시장에 당장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면 부동산시장 흐름은 언제 바뀔까.

    “집값 키는 공급이 쥐고 있다. 집값은 신도시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6년쯤 하락할 것으로 본다. 2024~2025년 입주가 시작되고 2026년 본격적으로 입주가 이뤄져야 하방 압력이 세져 하락기에 접어들고 그 추세가 몇 년 갈 거다. 1990년대에도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고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1991년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이후 전년 38% 올랐던 서울 집값이 -5%로 바뀌었다. 당시 이런 하락 추세가 외환위기까지 지속됐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버블 우려가 있다. 부동산시장 폭락 가능성은 없나.

    “어느 자산이든 과도하게 오르면 항상 나오는 얘기다. 부동산시장 버블 얘기도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버블은 제자리로 돌아가야 버블인데, 지금 상황은 조정이지 버블이 아니다. 최근에는 정부 수장도 ‘퍼펙트 스톰’(초대형 경제위기) 얘기를 하던데, 지금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다른 점이 있다. 그때는 모든 사람이 돈을 잃었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푼 유동성으로 절반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절반은 가계가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아파트 가격의 3분의 1, 상가 가격의 3분의 2가 빠졌지만 지금은 하락하면 사겠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폭락 사태는 오지 않는다. 설령 퍼펙트 스톰이 오더라도 하방경직성(당연히 하락해야 할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것)이 굉장히 셀 것으로 예상되고, 전 세계적으로 공조도 잘돼 최악의 상황은 오기 어렵다.

    과거에는 폭락이 부동산시장에서 시작돼 사람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은행이 망하고 기업이 흔들렸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국은 대출을 80%, 100%, 120%까지 해줬으나 한국은 지금 40%가량이고 9억 원 이상은 20%, 15억 원 이상은 0%이니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얘기다. 원래 서민을 살리려면 대출 규제를 하면 안 되는데 한국은 집값을 잡으려고 대출 규제를 했고 우연찮게 거시경제 위기가 왔을 때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출 규제를 하면 부자들은 약간 귀찮아질 뿐, 결국 서민만 피해를 본다. 은행 대출이 안 되면 고금리, 사채 시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경제위기 와도 폭락은 없다

    ‘내 집 마련을 영원히 못 할 수도 있다’는 공포가 지금 젊은 세대를 오피스텔과 빌라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위험한 일이기는 한데, 중장기적으로 오피스텔의 경우 기존 원룸 형태가 아닌 주거용 오피스텔은 이제 새로운 주거 형태로 봐야 한다. 강남 20억, 30억 원 아파트는 못 들어가니 10억 원가량인 주거용 오피스텔을 사는 건데, 신혼부부나 아이 하나 있는 젊은 부부는 거주할 만하니 앞으로도 괜찮을 거 같다. 다만 일반 오피스텔은 위기가 오면 충격이 심할 수 있다. 또 빌라나 연립주택도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향후 전세가가 밀어붙이는 힘이 약해지면 가격 조정이 올 수 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6억708만 원이었다. 현재 2배 오른 셈이다. 훗날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몇 년 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 한국을 유심히 본다는 내용의 기사가 게재된 적 있다. 부동산시장을 놓고 실험을 한다는 얘기였다. 학계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한 실험을 해 논문거리가 많아서 좋겠다는 얘기를 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임대주택 규제를 했고, 공공임대주택을 가장 많이 공급했으며, 대출을 가장 강력하게 규제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세계 최초가 많은데, 그 결과 서민은 정말 힘들어졌다. 대강 그렇게 기록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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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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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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