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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넘어가는’ 우주 탐사 주도권

톈원 1호, 화성 궤도 진입 성공… 美, 中 프로젝트서 제외될 수도

  • 이종림 과학 전문 기자

중국으로 ‘넘어가는’ 우주 탐사 주도권

톈원 1호 개념도. [CNSA]

톈원 1호 개념도. [CNSA]

2월 11일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가 화성 궤도에 진입하며 중국이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떠올랐다. 지구 다음으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큰 화성을 탐구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는 지금 화성 탐사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화성 탐사를 발판 삼아 향후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비롯해 우주개발 계획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미국을 위협하며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의 우주 탐사 기술과 향후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톈원 1호’ 화성 궤도 진입

톈원 1호가 촬영한 화성. [CNSA]

톈원 1호가 촬영한 화성. [CNSA]

‘천상의 진리에 대한 탐구’를 의미하는 고대 중국 시에서 유래한 이름인 톈원 1호는 지난해 7월 23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에서 발사됐다. 화성 궤도선, 착륙선, 태양열 로버(탐사로봇)로 구성됐다. 전체 무게는 5t에 달한다. 

톈원 1호는 7개월간 4억7500만km를 날아가 화성 탐사 궤도에 안착하는 첫 미션을 마쳤다. 중국은 미국, 옛 소련, 유럽, 인도, UAE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톈원 1호가 화성 궤도에 안착하기 하루 전 UAE 우주선 ‘아말’이 화성 궤도에 먼저 진입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다섯 번째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도 2월 17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세 나라가 비슷한 시기 화성 탐사에 나선 이유는 지금이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가 5500만km로 가장 짧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화성과 거리가 다시 가까워지는 2022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톈원 1호의 임무는 화성의 토양, 지질 구조, 환경, 대기 및 물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톈원 1호가 5월쯤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 남쪽에 로버를 착륙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토피아 평원은 지름 3300km의 거대한 분지로 1976년 NASA의 바이킹 2호가 탐험한 곳이다. NASA 화성 탐사선의 하이라이즈(HiRISE: 고해상도 과학실험) 카메라 수석 조사관 알프레드 맥윈은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유토피아 평원은 진흙으로 덮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대에 깊은 지하수가 존재했을 개연성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화성 지상에 착륙할 로버는 3개월간 화성의 토양과 암석, 대기를 분석한다. 이때 채취한 토양 샘플을 2030년까지 지구로 가져오면 생명체 흔적을 조사하게 된다. 이 로버는 2003년부터 화성 탐사를 실시한 NASA 탐사로봇 오퍼튜니티와 흡사한 형태로 아직 이름이 없어 중국에서 이름 후보들을 두고 공개 투표 중이다. 무게는 약 240kg이며 바퀴 6개로 이동한다. 접이식 태양 전지판으로 전력을 수급하며, 위로 올라온 기둥에는 사진을 찍고 탐색하는 카메라가 달려 있다. 광물을 분석하고 얼음을 찾는 도구도 탑재돼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 도구는 100m 깊이 지질층을 감지하는 지상 관통 레이더다. NASA의 퍼서비어런스 또한 얼음 퇴적물을 찾기 위해 화성 지각의 지하층을 스캔하는 비슷한 도구를 갖고 있다. 이번 로버는 장비를 이용해 화산의 지질학적 진화 과정을 밝혀내고, 고대에 바다가 존재했는지 여부를 연구한다. CNSA에 따르면 로버의 수명은 90일이다. 

265~1만2000km 고도의 극 타원 궤도를 운행하는 톈원 1호는 궤도선도 카메라 2대와 지표면 레이더, 광물 분광계, 자력계, 이온 및 중성자 분석기, 에너지 입자 분석기 등 7가지 과학 장비를 사용해 연구한다. 대기 특성을 관찰하고 사진 촬영을 통해 표면 구조도 조사할 계획이다. 착륙선과 탐사선을 발사한 후에도 2년(화성 시간으로는 1년)간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치열한 경쟁 펼쳐지는 붉은 행성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 [NASA]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 [NASA]

화성은 태양계 8개 행성 중 지구와 가장 가깝고도 유사하다. 비교적 따뜻하고 습한 행성이었으나 오랜 시간 변화를 겪으며 영하 80도의 사막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과학자가 화성을 외계생명체의 존재와 태양계 기원, 인간 거주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찾을 행성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화성 표면에서 탐사를 수행하는 두 번째 국가로 올라선다. 옛 소련은 화성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으며, 이후 화성 탐사 주도권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2011년 러시아와 함께 화성 탐사선 ‘잉훠(螢火) 1호’를 쏘아 올렸으나 지구 궤도를 벗어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이번 화성 임무의 성공은 시진핑 체제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2045년까지 우주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와 관련해 톈원 1호는 그 출발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의 또 다른 우주개발 계획은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이다. 중국은 이를 위한 기술 개발 및 건설 작업에 점진적으로 착수하고 있다. 장케지안 CNSA 국장은 성명을 통해 “인류의 우주 탐사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과 손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톈원 1호는 중국 프로젝트인데도 여러 국가가 지원했다. 유럽의 참여가 특히 눈에 띈다. 프랑스 천체물리학 및 행성 연구 연구소(IRAP)는 레이저 분광계 개발에 기여했으며,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는 기술 협업을 통해 데이터 품질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 우주연구소는 톈원 1호의 자력계 개발을 도왔다. 

미국은 UAE의 화성 탐사선을 도운 반면, 톈원 1호에 대한 지원은 일절 없었다. 수많은 국제 우주 탐사선에 대한 추적 및 통신 기술을 제공하는 NASA의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는 톈원 1호의 화성 항해를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은 의회 승인 없는 중국 우주 탐사프로그램에 대한 양자 협력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자체 추적 안테나와 유럽우주국(ESA) 글로벌 지상국 네트워크를 조합해 사용 중이다. 

중국의 우주 탐사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영향력도 확대됨에 따라 향후 우주개발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관계가 변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패멀라 멀로이 전 NASA 우주비행사는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우주 탐사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한 전략”이라며 “미국은 중국이 이끄는 우주 질서에서 제외될 위험에 임박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277호 (p52~53)

이종림 과학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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