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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No답 시리즈 | ③한국석유공사

5성급 호텔엔 팀장, 호화 타운하우스엔 과장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5성급 호텔엔 팀장, 호화 타운하우스엔 과장

  • ●부채비율 1219%로 비상경영인데도 해외근무 직원은 주택임차료 ‘펑펑’
    ●“공기업 주재원은 귀족이냐” 현지 교민들 눈총
    ●실비보다 많은 임차료 받아 ‘뒷돈’ 챙긴다는 의심도 받아
    ●건강검진과 가족 방문 때 왕복 항공료도 수수
베트남 호찌민 푸미흥 지역에 위치한 고급 숙박 및 주거시설 ‘워터프런트 레지던스’(위아래). [thewaterfront.vn]

베트남 호찌민 푸미흥 지역에 위치한 고급 숙박 및 주거시설 ‘워터프런트 레지던스’(위아래). [thewaterfront.vn]

#‘삶이 너무 빨리 흘러갈 때, 당신은 속도를 낮출 자격이 있습니다. ‘워터프런트’는 도시 생활의 유일한 대안입니다. 혼잡한 호찌민 시내와 차로 15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평화롭고 조용한 피난처입니다.’ 

베트남 호찌민 푸미흥(Phu My Hung·7군)에 위치한 워터프런트 레지던스(The Waterfront Residence)가 홈페이지에 밝힌 소개 문구다.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빌라 140개 객실을 보유한 이 숙박시설은 단기 숙박 및 1년 이상 장기 숙박을 제공한다. 전 객실의 침실 수는 3개 이상이고, 가구와 가전기기를 전부 갖췄다. 부대시설로는 길이 25m 수영장과 3km 이내 골프장, 테니스코트, 헬스클럽 등이 있다. 멀티플렉스 CGV가 입점한 대형쇼핑몰 크레센트몰(Cresent Mall)과 1km 떨어져 있다. 

현재 이곳에는 한국석유공사(석유공사) 4급(과·차장급) 직원 A씨가 가족과 함께 약 198㎡(60평)짜리 객실에 머물고 있다. 월 임차료는 3400달러(약 402만 원). 석유공사는 1990년대부터 호찌민 남쪽 해상의 2개 광구(11-2, 15-1)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A씨는 석유공사가 14.25%의 지분을 보유한 15-1 광구를 위탁 운영하는 CLJOC(Cuu Long Joint Operating Company)에 파견된 직원이다. 15-1 광구에서는 현재 하루 평균 6만1000배럴의 원유 및 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골프장 혹은 전용비치 있는 호화 사택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고급 숙박시설 ‘비치 로타나 레지던스’. [rotana.com]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고급 숙박시설 ‘비치 로타나 레지던스’. [rotana.com]

#‘비치 로타나 레지던스는 아부다비 중심부의 인기 지역에 위치한 현대적인 호텔 아파트입니다. 상징적인 ‘비치 로타나 콤플렉스’의 일부로, 아부다비 몰(Abu Dhabi Mall)과 바로 연결돼 있습니다.’ 

비치 로타나 레지던스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호텔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 로타나(Rotana Hotel Management Corporation)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운용하는 숙박시설로, 스튜디오와 1~3개짜리 침실을 갖춘 314개 객실을 관리한다. 객실마다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세탁기가 설치돼 장기 숙박에도 불편함이 없다. 120m 길이의 전용 해변과 11개 레스토랑, 클럽라운지, 스파, 키즈클럽도 있다. 

현재 이곳에는 석유공사 2급(팀장급) 직원 B씨가 매달 1만9375디르함(약 623만 원)을 지불하며 약 130㎡(39평)짜리 객실에 혼자 머물고 있다. 석유공사는 GS에너지와 함께 2012년부터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와 공동운영회사(KADOC)를 설립하고 3개 광구에서 자원 탐사 및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하나인 할리바(Haliba) 유전에서는 7월부터 원유 생산이 개시됐다. B씨는 KADOC에 파견된 직원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15-1광구(위)와 아랍에미리트 할리바 유전. [사진 제공·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가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15-1광구(위)와 아랍에미리트 할리바 유전. [사진 제공·한국석유공사]

10월 국회 국정감사(국감)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석유공사 해외근무 직원의 주택임차료 실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해외 9개국에서 근무하는 석유공사 직원 89명 중 37명(42%)이 정부가 재외공무원에게 허용하는 한도를 초과한 주택임차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성급 호텔엔 팀장, 호화 타운하우스엔 과장
월 임차료 상위권은 주로 아부다비와 호찌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차지했다(표 참조). 아부다비 근무자 13명 중 9명이 회사로부터 월 530만 원 이상, 호찌민 근무자 14명 중 8명이 월 378만 원 이상을 주택임차료 명목으로 받아갔다. 이는 공무원 한도에서 많게는 80만 원을 초과한 액수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4급 직원과 이집트 카이로의 5급(대리급) 직원이 각각 440만 원, 378만 원을 월세로 지출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둘 다 공무원 한도보다 높은 금액인데, 카자흐스탄의 경우 100만 원 이상 초과 지출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과 뉴올리언스에서 근무하는 직원 중 일부도 공무원 한도보다 적게는 50달러에서 많게는 450달러까지 많은 돈을 주택임차료로 받아갔다.


‘공무원 한도’보다 월 100만 원 초과하기도

석유공사가 해외근무 직원의 주택임차료를 공무원 한도보다 많이 지출할 수 있는 것은 공기업 등 공공기관은 ‘재외공무원 보수규정’을 따르지 않고 각자 알아서 임차료 한도를 정하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석유개발사업 해외운영조직 임차주택 운용기준’을 마련해놓고 ‘각 주재국의 주택임차료 시세 등을 감안하여’ 그 한도를 정하고 있다. 실제 호화 사택 논란이 불거진 지역에서 석유공사의 주택임차료 한도는 공무원 한도보다 상당히 높다. 그 대략적인 차액이 카자흐스탄 112만 원, 휴스턴 102만 원, 뉴올리언스 53만 원, 아부다비 86만 원, 호찌민 23만 원이다. 한편 공무원 한도보다 더 낮은 지역도 있다. 공무원 한도와 비교해 영국 애버딘은 110만 원, 캐나다 캘거리는 22만 원, 싱가포르는 32만 원 더 적게 책정돼 있다. 

석유공사의 임차료를 한국광물자원공사(광물자원공사)와 비교해봤다. 현재 광물자원공사는 중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에 직원 78명을 파견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역시 석유공사와 마찬가지로 해외근무 직원의 주택임차료 한도를 자체 규정에 의거, 현지 실정을 감안해 사장이 정한다. 그런데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공무원 보수 한도에 준하는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7개 공기업 가운데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한국가스공사(가스공사), 대한석탄공사(석탄공사)와 함께 4대 자원 공기업으로 분류된다. 

재외공무원 보수규정을 따르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몇몇 공공기관은 이를 따른다. 외교부 재외공관담당관실 관계자는 “지역 및 직급에 따른 주택임차료 한도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이 요청할 경우 알려준다. 몇몇 기관은 이를 준용해 해외근무 직원의 주택임차료 한도를 설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해외근무 직원을 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가 그러한 경우. 코트라 관계자는 “전체 직원 1171명 중 394명이 현재 해외 파견 근무를 하는데, 외교부가 정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임차료 한도를 정한다”고 밝혔다. 공기업 중에서도 공무원 한도를 따르는 곳이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해외근무자관리지침’에는 ‘재외공무원 직급별 주택임차료 한도액을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실제 해외근무 직원에게 재외공무원 한도보다 낮은 수준에서 주택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 한도라고 해 ‘짜다’고는 할 수 없다. 일부 국가에서 공무원의 주택임차료 한도액은 대기업의 해외주재원 주거비보다 더 높다. 일례로 베트남의 경우 공무원 한도는 월 3200~3650달러. 그러나 최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근무한 모 대기업 직원 C씨는 “회사가 주는 주거비는 월 2000~3000달러 선”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하는 모 건설사 직원은 “단신 부임한 직원은 회사 숙소에서 지내고, 가족과 함께 온 직원에게는 월 2000달러와 주택임차료가 지급된다”고 전했다. 

석유공사의 ‘과한’ 주거비 씀씀이에 대해 현지 교민과 민간 기업 주재원들의 눈총이 따갑다. 대기업 주재원조차 석유공사에 비해 적은 주거비를 회사로부터 지원받고 있고, 교민들은 ‘기댈 언덕’ 없이 스스로 주거비를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 임차료, 뻥튀기 아니냐”

아부다비에서 오래 생활한 한 교민은 “한국에서 온 기업 주재원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은 알 림 아일랜드(Al Reem Island)와 알 라하 비치(Al Raha Beach)로, 이들 지역에 있는 침실 3개짜리 신축 아파트의 월세는 400만 원가량”이라며 “아부다비 주거비가 비싸다고 하지만, 더 넓고 고급스러운 집을 욕심내지 않는 한 월 500만 원 이상을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아부다비에서 체류했던 한 직장인은 “민간기업이 주거비를 많이 지원해준다 해도 월 500만 원을 넘지 않는다”며 “(석유공사가) 월 530만 원 이상, 많게는 623만 원까지 지원해주는 것은 아무리 물가가 비싼 지역이라 해도 좀 과해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물가조사 사이트 엑스패티스탄닷컴에 따르면 ‘비싼 지역에서 가구를 갖춘 85㎡(25평)짜리 주택의 월 임차료’는 아부다비가 2102달러다. 이는 도쿄(3402달러)보다 저렴하지만 서울(1489달러)보다는 비싼 수준이다. 

월세 3400달러짜리 워터프런트 레지던스가 위치한 푸미흥은 ‘호찌민의 강남’으로 불린다. 호찌민 유일의 한국 학교와 몇몇 국제학교가 이 지역에 있어 호찌민에 거주하는 한인 15만 명 중 6만 명이 푸미흥에 살 정도로 한국인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교민은 “30평형대를 기준으로 교민은 월세 1100~1300달러, 대기업 주재원은 2000달러 안팎의 아파트에 산다. 대기업 부장급이면 2500달러까지 지원받는다고 들었다. 푸미흥에서 2500달러면 40~50평형대 고급 아파트를 임차하기 충분한 액수인데, 월 3000달러 이상을 쓴다는 석유공사 직원들은 대체 어떤 데서 사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업 등 주재원들이 스쳐지나가는 지역마다 임차료가 크게 올라 교민들이 생활하기가 더 팍팍해진다”고도 덧붙였다. 호찌민에서 근무하는 모 대기업 직원은 “단신 부임이면 회사가 제공하는 기숙사식 아파트에서 지내고, 가족과 함께 부임한다 해도 요즘 푸미흥의 아파트 임차료가 많이 올라 타오디엔(Tao Dien·2군) 등 좀 더 저렴한 지역을 찾는다”고 전했다. 

호찌민에서 부동산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한인은 “한국에서 온 주재원들이 주택임대차 계약을 하면서 이면 계약서를 요구해 난감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월세가 얼마든 집주인으로부터 회사가 주는 주택임차료 한도에 맞춘 계약서를 따로 받은 뒤 이를 회사에 제출해 차액을 챙기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것. 그는 “주재원들은 목돈을 마련해 귀국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선임 주재원이 후임 주재원에게 ‘백 마진(back margin)’을 챙기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고도 덧붙였다. 


3월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직원들 앞에서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왼쪽). 한국석유공사가 해외근무 직원에게 제공하는 복지 혜택 등의 조항을 명기한 ‘해외근무직원관리규정’. [사진 제공 ·한국석유공사, 알리오]

3월 양수영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직원들 앞에서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왼쪽). 한국석유공사가 해외근무 직원에게 제공하는 복지 혜택 등의 조항을 명기한 ‘해외근무직원관리규정’. [사진 제공 ·한국석유공사, 알리오]

석유공사가 해외근무 직원에게 주는 ‘특전’은 주택임차료 외에도 더 있다. 해외근무 기간 몇 차례 귀국에 필요한 왕복 항공료를 제공하는 것(위 오른쪽 사진 참조). 이 회사의 ‘해외근무직원관리규정’에 따르면 1년 이상 해외근무를 한 직원은 본인 혹은 배우자가 건강검진을 받고자 귀국할 때 본인 및 동반가족(배우자 및 자녀)의 왕복 항공료를 연 1회 지원한다. 가족을 한국에 두고 혼자 부임한 직원은 분기마다 왕복 항공료와 한국까지 비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만큼 휴가를 받는다. 단신 부임한 직원의 가족이 주재국을 방문할 때도 왕복 항공료를 지원해준다. 이 밖에 ‘사장이 특별히 인정하는 경우’ 직원 본인 및 동반 가족의 일시 귀국에 소요되는 왕복 항공료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도 마련돼 있다. 

재외공무원에게는 나랏돈으로 고국을 오가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외교부 재외공관담당관실 관계자는 “험지나 특수지 등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근무하는 재외공무원에 한해 국내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그리고 부모의 주재국에 동행하지 않고 국내에서 지내는 만 25세 이하 자녀가 부모를 만나고자 주재국을 방문할 때 해외근무를 하는 전체 기간 중 1회에 한해 왕복 항공료를 지원한다”며 “개인 휴가로 귀국할 때는 왕복 항공료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휴가 가는 해외근무 직원에게 항공료를 쥐어주는 공기업은 석유공사만이 아니다. 가스공사는 직원 본인 또는 자녀가 결혼하거나, 연차 휴가를 사용해 귀국할 때 왕복 항공료를 준다(휴가 때는 부양가족의 왕복 항공료까지 지급). 한수원은 1년 이상 해외근무를 한 직원에게 1회에 한해 열흘간 ‘중간귀국휴가’를 부여하는데, 이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과 그 부양가족에게 왕복 항공료는 물론, 국내 체재비(숙박비, 식비, 일비)도 지급한다.


단신 부임하면 年 4차례 한국행 비행기 삯 지급

해외근무 직원에게 휴가 때 왕복 항공료를 지급하는 것은 일부 외국계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이 도입한 복지정책이긴 하나,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중소·중견기업은 엄두도 낼 수 없다. C씨는 “항공료 지원이 전혀 없어 건강검진은 보통 한국으로 출장 갈 때 맞춰서 했다”고 밝혔다. 호찌민에서 근무하는 모 중견기업 직원은 “회사에서 소정의 휴가비를 지급하지만, 가족 전부의 한국행 왕복 항공료까지 챙겨주진 않는다. 그래서 휴가 때 굳이 한국에 가기보다 베트남 휴양지를 찾는다”고 전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5434억 원을 달성하고 부채 6742억 원을 상환했음에도 1조1595억 원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무려 2287%. 원인은 역시나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있었다. △2008년부터 자원개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한 이라크 쿠르드 SOC 투자금 중 회수 불가능한 6352억 원 손실 처리 △2011년 매입한 미국 이글포드 사업 관련 조건부 투자유치금액 4305억 원을 부채로 전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소요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 4260억 원 등으로 자본이 크게 감소해 부채비율이 급상승했다. 

석유공사가 2008년부터 개시한 해외자원개발 성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7월 석유공사가 자체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석유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210억3800만 달러(약 24조6000억 원)를 투자해 투자금의 45%에 해당하는 93억8200만 달러의 손실액(손상액 포함)을 기록했다. 회수액은 99억1700만 달러에 그친다.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에서는 40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고작 400만 달러를 회수했고, 이라크 쿠르드 사업에서는 6억8700만 달러를 투자해 900만 달러를 회수했다. 4억2400만 달러를 투자한 카자흐스탄 숨베 사업에서 회수한 금액은 전혀 없다.


3년 새 연봉 2000만 원 인상

이 와중에 석유공사가 인수한 영국 에너지 기업 다나페트롤리엄(다나)에 파견된 19명의 직원이 가족 휴가 항공료, 문화생활비 명목으로 본사 승인 없이 9억 원을 부당 사용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일부 직원은 항공권을 예약한 뒤 바로 취소하는 수법으로 항공료를 챙겼다. 주택임차료도 한도보다 더 많이 지급한 사실 또한 확인됐다. 2014년 내부 제보로 감사가 진행됐으나 특혜 중단 조치만 했을 뿐 환수 및 징계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노사공동개혁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면서 추가 감사가 실시됐으며, 그해 11월에는 직원들이 부당 수령한 금액을 환수 조치하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환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 일로 직원 몇 명이 징계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회사가 환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올해 3월부터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며, 비용을 절감해 올해 부채비율을 1200%대로, 내년에는 500%대로 대폭 낮추는 것이 이번 계획의 주요 골자. 석유공사는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솔선수범한다는 각오로 올해 초 비서진을 대폭 축소하고 임원기사 공동운영을 시작했다”고도 밝혔다. 석유공사는 현재 미국 셰일가스 광구인 이글포드와 영국 다나 등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지분 상당량을 매각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해외근무 직원들에게 주는 씀씀이는 전혀 줄이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일부 해외근무 직원이 호화 사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국회에서 “과거에 잡아놓은 한도를 오랜 기간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석유개발사업 해외운영조직 임차주택 운용기준’에는 주택임차료 한도를 매년 조정하라고 돼 있다. 시세가 급격히 변동되는 등의 상황에서는 수시로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항공료 지원 내용이 담긴 해외근무직원관리규정에도 손대지 않았다. 


5성급 호텔엔 팀장, 호화 타운하우스엔 과장
부채에 허덕이는 와중에도 ‘꿀 빤’ 직원이 해외 주재원만은 아니다. 석유공사의 인당 평균 보수액(기본급과 각종 수당, 상여금, 성과금 등 포함)은 2016년 7260만 원에서 올해 9030만 원으로 3년 새 2000만 원 가까이 올랐다(그래프 참조). 36개 공기업의 평균 보수액 7840만 원보다 1200만 원 많고, 4대 자원 공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공사는 현재 해외근무 직원의 주택임차료 및 복지 혜택에 관한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주택임차료 등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비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조속한 시일 내 해외근무 직원의 주택임차료와 기타 복지 수준을 재외공무원 규정에 맞춰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2019.11.22 1215호 (p8~13)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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