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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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과 신고에 타는 목마름

사회참여 열풍

  • 정의선 광고평론가/웰콤 기획국장 euisun@welcomm.co.kr

    입력2011-01-24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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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찬과 신고에 타는 목마름

    하나은행 광고.

    2010년 스마트폰 열풍은 우리의 생활을 가장 크게 바꿔놓았다. 큰 사건에서부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화두를 던지고, 그에 대한 수많은 의견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시대가 됐다. 소통의 과정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칭찬과 격려, 비판과 질타, 그리고 소중한 정보까지 속속들이 공유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속마음으로만 감춰뒀던 사회참여 및 의견분출 욕구를 드러낸다.

    페이스북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좋아요’ 버튼을 눌러봤을 것이다. 요즘 우리는 ‘Thumbs-up’을 형상화한 이 버튼을 통해 조금의 망설임이나 주저함 없이 쉽게 선호, 동조, 지지 의사를 표할 수 있다. ‘좋아요’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글을 올린 사람은 은근히 마음의 위안 또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어린 시절 선생님에게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은 느낌이랄까. 폭넓은 네트워크로 생면부지 사람들과도 자연스레 소통하게 된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격려를 받고 싶은 마음도 커졌을 것이다. ‘참 잘했어요!’ ‘좋아요!’ 같은 칭찬은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 뿌듯하게 만든다.

    최근 선보인 하나은행 광고는 ‘참 잘했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이런 칭찬의 감정을 따뜻하게 전달한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한 하나은행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앞선 금융서비스를 보여주는 이 기업 PR광고는 ‘참 잘했다’는 일상적 언어를 통해 공감대를 극대화하고 있다. ‘둘째 낳길 참 잘했다’(선진보육시설), ‘한국에 시집오길 참 잘했다’(다문화가정지원), ‘가게 열길 참 잘했다’(서민창업 지원), ‘앞선 금융 만나길 참 잘했다’…. 이처럼 ‘참 잘했다’라는 한마디를 들으며 웃음 짓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우리는 칭찬에 꽤 목 말라 있었던 것 같다.

    칭찬과 신고에 타는 목마름

    오케이아웃도어닷컴 광고.

    이와 상반되는, 하지만 아주 중요한 의사 표시 중 하나가 ‘신고’다. 여러 웹사이트 등에서 신고 버튼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를 넘은 악담이나 선정적인 내용, 스팸, 혹은 허위로 생각되는 이야기를 발견하면 꾹 한번 눌러주라는 뜻. 그런데 솔직히 이런 버튼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웹이나 소셜미디어에는 엄청난 양과 다양한 주제의 비판글이 넘쳐나고 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그래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내기까지 한 이 땅의 시대정신과도 같은 맥락이겠다.

    아주 쉽게 이런 공감대를 활용한 광고가 바로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의 ‘신고하십시오’ 편이다. 국내 최저가 온라인 쇼핑몰임을 알리고자 기획된 이 광고에서는 ‘오케이아웃도어보다 싼 곳이 있다면 신고하십시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물론 신고로 갈등이 증폭되거나 상처받는 사람이 생겨나는 등 부작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신고정신 덕분에 비논리적인 주장이나 편견, 불친절한 서비스, 불만족스러운 품질, 비합리적인 가격 등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처럼 칭찬과 신고라는 의견 개진 욕구가 광고시장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고객이 참여자, 전파자가 될 날은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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