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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4대강 전쟁은 없다⑨

추진하되 생태하천 중단…홍수기 쉬면서 속도 조절을…

4대강 찬반 전문가 제안 ‘해법’

추진하되 생태하천 중단…홍수기 쉬면서 속도 조절을…

추진하되 생태하천 중단…홍수기 쉬면서 속도 조절을…

지난해 11월 27일 오후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4대강 사업 등 정국 현안을 설명하는 이명박 대통령.

4대강 찬성론>>> ‘정치논리’ 접근하면 야당이 더 불리…찬성 단체장이 훨씬 많아

현재 전체 사업진척률 30%에 달하는 4대강 사업이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16개 보(洑)의 공정률은 35%에 이르며, 사업비도 전체 22조 원 중 이미 5조 원 넘게 투입됐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일부 자치단체장이 4대강 사업 저지를 공언하면서 사업 추진에 혼란이 예견된다.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수계에 있는 단체장은 대부분 찬성하지만 금강은 상대적으로 반대가 많다. 자치단체장과 지역주민의 반대가 많은 상태에서 4대강 사업처럼 지역사회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향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지역주민 간 마찰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의 70%를 점하고 국민의 75%가 거주하는 4대강이 국가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정부도 반대가 많은 지역은 사업 추진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표명했다. 따라서 아직도 진행 중인 의미 없는 4대강 사업의 원론적 찬반토론보다는 반대가 심한 지역의 4대강 사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할 현실적 대안이 시급하다.

세 가지 시나리오…공사 원상복구, 현재 공사 마무리, 그대로 진행

그러나 이보다 우선적으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고려한 ‘정치논리’와 기존 국책사업의 추진과정에서 지켜야 할 ‘행정논리’다. 정치논리로 보면 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으로선 4대강 사업의 전면 중단을 주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과연 지역 민심이 4대강 사업에 전적으로 반대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선거 결과는 4대강과 세종시 수정안, 천안함 사건 등이 주요 이슈로 작용한 게 사실이다. 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선출됐다고 해서 지역 민심이 전적으로 4대강 사업 중지를 원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실제 당선된 기초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4대강 찬반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반대가 많은 금강유역의 경우 14명 중 8명이 반대를 표시했다. 반면 한강은 13명 중 2명, 낙동강은 29명 중 2명, 영산강은 10명 중 3명이 반대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전반적으로 지역 주민들은 4대강 사업을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정치논리로 보면 선거에 패한 여당보다 숙제를 떠안은 야당의 부담이 큰 셈이다. 따라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자치단체장은 지역의 의견 수렴을 확실히 한 뒤 사업 저지를 위한 본격 행보가 가능할 것이다.

정치논리와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 행정논리로서 4대강 사업은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친수(親水), 수질 개선과 함께 지역 균형개발을 위한 국책사업이란 점에서 국가의 행정업무 처리 측면도 중요하다.

먼저 공사 중단으로 인한 국가적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현 단계의 사업 중단은 무엇보다 6~9월 우기에 홍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현재 가물막이 철거 공사를 서두르는 것도 보 공사를 위해 하천에 설치한 가물막이가 홍수 때 하천의 물 흐름을 방해해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4대강 공사기간이 26개월이라지만 하천 공사가 어려운 8개월을 제외하면 실제로 가능한 기간은 18개월뿐이다. 따라서 하천의 보 공사는 공사기간의 준수가 대단히 중요하다. 아울러 공사 중단으로 준설작업을 그대로 방치하면 매일 4000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4대강 213개 취수장이 훼손될 위험도 크다.

여기에 95개 공사구간에 공사 발주처와 시공자 간 계약이 이루어진 만큼 일방적인 공사 중단은 국가와 지자체, 시공업체 3자 간의 계약 파기로 인한 법적·행정적 문제도 심각하다. 나아가 어떤 이유로든 공사를 중단함으로써 발생하는 전체 공사기간의 증가는 엄청난 공사비 추가로 이어진다. 한 달 지연에 800억 원이 낭비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반대 자치단체장들은 준설토 적치장을 불허한다고 나서지만 어불성설이다. 5억7000만m³의 전체 준설토 중 40%는 매립토로 농경지 리모델링에 사용된다. 지역 농민들로선 리모델링은 농지 활용도를 높이므로 환영할 일이며, 실제 4대강 사업 찬성의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전체 준설토의 25%는 공사 현장에서 매립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35%가 건설공사의 골재용으로 쓰이는데 이 경우 필요한 적치장은 약 2억m3이고 2조 원의 판매수입이 예상된다. 수입액 중 100억 원 이하는 지자체가 전액을, 그 이상이면 정부와 지자체가 반씩 나눈다. 지자체로선 농경지 리모델링은 물론 재정수입까지 챙겨주는 적치장을 마다할 리 없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논리와 행정논리를 고려하면 일부 자치단체장이 민심을 이유로 사업 중단을 강행할 경우 정치적으로나 행정적으로 절차가 복잡해지고, 부작용과 후유증도 대단할 것이다. 그래도 사업 저지를 강행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를 따져봐야 한다. 4대강 사업은 보와 준설, 제방 축조를 포함한 하천 정비, 댐 건설, 수질 개선과 생태하천 조성, 그리고 금수강촌 사업 같은 연계사업이 주를 이룬다. 댐 건설은 기존 국가의 이수·치수 사업이므로 지자체에서 반대할 근거가 없으며, 수질 개선도 반대하는 지자체는 없다.

공사 중단 땐 우기에 홍수 우려 ‘국가적 리스크’

결국 고려 가능한 시나리오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현재의 상태에서 수질 개선을 제외한 공사를 중단하되 공사 이전의 하천 상태로 원상복구하는 것이다. 현재 보의 공사 규모 등을 고려하면 원상복구는 많은 비용이 들고, 앞으로 홍수나 태풍이 빈번한 시기임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며 의미도 없다.

둘째는 현재의 공사 진척을 고려해 그나마 지금까지의 공사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마무리하는 것이다. 즉 보의 높이를 최소화하고, 준설도 현 상태에서 멈추고 하천 정비와 생태하천 공사 등은 중단한다. 이 경우, 당초 설계된 보와 수문에 맞도록 보의 기초와 골조 공사를 진행한 만큼 보의 높이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당초 설계대로 보와 수심 확보, 준설이 필수이며, 그러면 하천 제방도 당초 설계대로 정비돼야 한다. 보와 수문, 수심, 하천 제방은 엇박자가 생기면 치수대책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현재의 공사 진척을 바탕으로 공사를 최소화해 마무리하는 것이다. 즉 수질과 이수·치수 부문은 그대로 진행하되, 생태하천 조성과 일부 하천 정비는 중단하는 것이다. 물론 금수강촌 사업 같은 연계사업은 지자체 판단 아래 중단할 수 있으나, 이수·치수보다 훨씬 큰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현실적 방안은 세 번째 방안, 즉 현재대로 추진하되 생태하천 조성을 중단하는 것이다. 물론 두 번째도 가능하나 지역 내 치수의 근간을 흔들 수 있어 상당한 위험성을 갖는다. 세 번째도 위험성은 떨어지지만 여전히 정치논리와 행정논리에 입각한 제반 문제점의 해결은 쉽지 않다. 특히 생태하천 예산은 전체 사업비의 13% 정도로 예산 절감 효과도 크지 않다.

아울러 되새길 것은 과거 경부고속도로에서 인천국제공항, 새만금사업, 사패산 터널에 이르기까지 국책사업에 대한 반대운동이 초래한 국력 낭비다. 국민 세금과 시간 낭비, 국민 불편과 지역 갈등의 심화, 국론 분열 등 그간의 폐해를 반면교사로 삼은 자치단체장과 지역 주민의 슬기로운 대처가 요구된다.

물론 정부의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못해 향후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홍수나 가뭄 피해, 열악한 수질이나 피폐한 하천 수생태계 등으로 인한 낙후한 지역 주민의 삶은 현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의 주민까지 감수해야 할 것이다.

김계현 인하대 교수·지리정보공학 kyehyun@inha.ac.kr

4대강 반대론>>> 법정 홍수기 3개월간 검증위원회 설치, 방향 수정해야

2008년 12월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는 14조 원의 예산으로 4대강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09년 6월 예산이 22조 원으로 뛴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 됐다. 단기간에 8조 원의 예산이 증액된 것만 보더라도 4대강 사업은 준비가 부족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사업이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실패할 경우 환경 파괴와 혈세 낭비라는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을 남길 것이다.

하천법에 근거해 2006년 수립된 최상위 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1년 낙동강 권역에서는 0.11억t의 물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낙동강에서 10억t의 물을 개발하겠다는 논리는 비상식적이다. 낙동강에 물이 부족하다는 억지논리를 바탕으로 낙동강 본류에 8개의 보를 설치하고 4.4억㎥의 모래를 준설해 물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천에 보를 설치하면 흐름이 느려져서 수질이 악화되기 때문에 보 건설로 확보된 물은 거대한 썩은 ‘물덩어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하천 본류에 보를 설치, 물을 저류시켜 확보하겠다는 사례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준설로 물 확보해도 사용처 없어

추진하되 생태하천 중단…홍수기 쉬면서 속도 조절을…

2010 예산안공동대응모임 주최로 200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 집회.

더구나 4대강 사업에서 확보되는 물에 대한 이용계획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4대강 사업은 타당성이 없음을 방증한다. 보 건설과 준설로 확보되는 물의 이용처가 없다는 점은 운하의 전 단계 사업일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즉 운하 사업의 핵심이 보 건설과 준설인데, 공교롭게 그것은 4대강 사업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이 운하가 아니라면 보 건설과 준설 사업을 폐기하는 것으로 그러한 의문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만약 4대강 사업이 대한민국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발판이 되려면 지금처럼 밀어붙이기식으론 안 된다. 정부가 현재 진행하는 4대강 사업의 추진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3단계 속도조절론’을 제시한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사업은 1단계, 과학적으로 일정 부분 타당성이 인정됐지만 지역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업은 2단계, 아직 과학적으로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업은 3단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2단계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축해야 하며, 일부 사업에 대한 공학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3단계 사업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전 단계인 과학적 검토도 거치지 않은 사업이므로 더욱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2, 3단계 사업을 진행하려면 이해당사자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홍수기 수해방지 대책으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홍수기에 가물막이 시설도 철거하고 준설한 모래도 하천 밖으로 반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6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가 법정 홍수기다. 따라서 홍수기에는 하천에서 각종 공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법정 홍수기 3개월 동안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정부와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그리고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한 ‘4대강 사업 검증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여기서 4대강 사업의 목적인 물 확보, 홍수 방어, 수질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집중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논의과정에서 4대강 사업의 주요 세부사업을 3단계 속도조절론에 맞는 추진 절차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 1단계로 선정된 사업은 조속히 시행하고, 2단계 또는 3단계로 선정된 사업은 일시 중단하고 더욱 정밀한 공학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고 하천을 깨끗하게 만들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공학적으로 타당성이 없고 경제성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 4대강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마저 부실하게 진행됐으며, 그런 상태에서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무의미하다. 지금이라도 절차를 거쳐 사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 ckpark@kwandong.ac.kr

입력 2010-06-28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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