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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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 산토스 감독 전술 바꾸자 손흥민 펄펄 날아

[위클리 해축] 4-2-3-1 포메이션 변화 후 손-부앙가 연계 플레이 작동

  •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 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입력2026-04-1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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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 1차전 크루즈 아술과의 경기에서 LA FC 손흥민(오른쪽)이 시즌 첫 필드골을 넣었다. GETTYIMAGES

    4월 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 1차전 크루즈 아술과의 경기에서 LA FC 손흥민(오른쪽)이 시즌 첫 필드골을 넣었다. GETTYIMAGES

    올해 북미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서부 컨퍼런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로스앤젤레스(LA) FC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시즌 초반 무실점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도 어딘가 답답했던 공격력의 ‘혈’을 뚫어낸 것은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의 과감한 전술 수정이었다. 동시에 그 중심에는 자신에게 가장 완벽하게 재단된 전술의 옷을 입고 화려하게 부활한 월드 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이 있다.

    LA FC 전술 변화 파괴력

    이번 시즌 개막 직후 LA FC는 탄탄한 수비력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공격진의 불협화음이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때 도스 산토스 감독이 구사한 전술은 좌측 풀백(LB) 에디 세구라를 후방에 남기고 우측 풀백(RB) 세르지 팔렌시아를 높게 끌어올리는 비대칭 3-2-4-1 포메이션이었다.

    ​이 전술의 가장 큰 문제는 공격 자원들의 동선이 겹치고 측면은 고립된다는 점이었다. 공격 시 드니 부앙가가 좌측면을 넓게 벌리고 섰으나 티모시 틸만, 다비드 마르티네스, 중앙으로 이동하는 손흥민까지 여러 선수가 중앙 하프 스페이스(포켓 공간)로 과도하게 밀집했다. 상대 수비 입장에선 중앙으로 수비 블록을 좁히기만 하면 LA FC의 공격을 쉽게 차단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본래 센터백 성향인 세구라는 오버래핑이 부족했다. 이는 부앙가의 고립으로 이어졌다. 부앙가와의 거리가 멀어진 채 원톱에서 상대 센터백과 직접 거친 경합을 벌이게 된 손흥민은 체력만 소진하게 됐다. 자신의 장점인 공간 침투와 연계 플레이는 살리지 못한 채 말이다. 결과적으로 두 에이스의 시너지 효과는 실종됐고 손흥민의 무득점 기간도 덩달아 길어졌다.

    ​돌파구가 절실했던 도스 산토스 감독은 A매치 휴식기를 기점으로 4-2-3-1 포메이션으로 회귀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서 변화 핵심은 선수들의 세부 포지션을 재조정하는 것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우측 윙어(RW) 타일러 보이드 활용법이었다. 보이드는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지 않고 우측 터치라인을 밟을 정도로 측면을 넓게 점유했다. 그가 우측을 넓게 벌려주자 상대 수비의 백4 라인 간격도 좌우로 벌어졌다. 이는 2선 중앙(LAM/CAM)에 배치된 손흥민에게 광활한 하프 스페이스를 제공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전반 10분 단위로 좌측 부앙가와 우측 보이드를 지속적으로 스위칭하는 변칙 전술도 시도했다. 이 전술은 상대의 일대일 대인 마크를 교란했다. 우측으로 이동한 부앙가와 중앙의 손흥민이 짧은 연계 플레이를 합작하는 장면도 연이어 나왔다.

    LAFC 드니 부앙가(왼쪽)가 4월 14일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크루스 아술과의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 2차전에서 후반전 막판 PK 동점골을 터트린 뒤 손흥민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LAFC 드니 부앙가(왼쪽)가 4월 14일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크루스 아술과의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 2차전에서 후반전 막판 PK 동점골을 터트린 뒤 손흥민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수비 라인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팔렌시아가 오버래핑을 자제하고 후방 밸런스를 잡는 대신 공격력이 뛰어난 좌측 풀백 라이언 홀링스헤드가 전진하기 시작했다. 홀링스헤드가 공격에 가담하며 상대 수비를 분산하자 부앙가가 중앙으로 침투할 틈이 생겼다. 이는 곧 손흥민과의 파괴적인 연계 플레이로 직결됐다.

    LA FC의 ​전술 변화가 몰고 온 파괴력은 4월 5일(이하 현지 시간) 올랜도 시티와의 정규리그 경기(6-0 승)에서 폭발했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7분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수비수 데이비드 브레칼로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이어서 정교한 패스로 20분, 23분, 28분 각각 터진 부앙가의 해트트릭을 어시스트했다. 전반 40분 팔렌시아의 득점까지 도운 손흥민은 단일 경기 4도움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그야말로 완벽한 플레이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이어진 북미 대륙 정벌에서도 손흥민의 발끝은 빛났다. 4월 7일 캘리포니아주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미·중미·카리브제도축구연맹(CONCACAF)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 1차전 크루즈 아술과의 경기에서 LA FC는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손흥민은 크루즈 아술의 견고한 방패를 뚫어냈다. 전반 30분 마티외 슈아니에르가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수비수 사각지대에서 쇄도하던 손흥민이 다이빙 슛으로 마무리하며 시즌 마수걸이 필드골을 터뜨렸다. 단순한 득점을 넘어 유기적인 위치 교환과 컷백 전술이 빚은 성과물이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던 LA FC의 시스템에 뜻밖의 약점도 노출됐다. 4월 11일 포틀랜드 팀버스와의 MLS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LA FC는 1-2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첫 패배였다. 이날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과 주전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출전 명단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며칠 뒤 크루즈 아술과의 챔피언스컵 2차전에 대비한 컨디션 관리 차원이었다. 이날 경기가 해발 2100m 넘는 멕시코 푸에블라의 에스타디오 쿠아우테모크에서 열려 체력 소모가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LA FC 입단 이후 부상이나 A매치 차출 없이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결과는 뼈아팠다. LA FC의 공격 전개가 급격히 둔해진 것이다. 상대 하프 스페이스를 유린하며 수비진에 균열을 내고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던 손흥민의 빈자리가 컸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LA FC 수비 라인에 과부하가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업 골키퍼 토머스 하살이 뇌진탕 증세로 교체 아웃되자 수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 극장골을 헌납하며 무패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손흥민이라는 확실한 구심점이 사라졌을 때 LA FC의 전술이 얼마나 평범해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손흥민 빠지자 충격적 역전패

    이제 공은 다시 도스 산토스 감독에게 넘어왔다. 4-2-3-1 전술 효과는 입증됐지만 하반기에는 상대 팀들의 집요한 맞춤형 대응이 예상된다. 새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가장 큰 변수는 상대가 중앙에 3명의 미드필더(3미들)를 기용하는 경우다. 올랜도 시티처럼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4-4-2를 상대로는 손흥민이 자유롭게 공간을 누빌 수 있었다. 이와 달리 3미들 시스템을 앞세운 팀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손흥민을 일대일 전담 마크하면서 압박한다면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LA FC의 관건이다. 

    나아가 선수 로테이션에 따른 엇박자도 경계해야 한다. 터치라인을 밟는 보이드 대신 중앙 돌파를 선호하는 마르티네스가 투입되거나, 오버래핑이 활발한 홀링스헤드 대신 수비 지향적인 세구라가 투입됐을 때도 공간 창출 메커니즘을 유지할 플랜 B가 필요하다.

    손흥민은 자신을 향한 위기론과 이적 루머를 실력으로 잠재웠다. 팀 전술의 중심에 우뚝 선 그가 LA FC를 이끌고 MLS 정규리그와 대륙 대항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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