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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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전력…브라질 티켓 끊자

최강희호 젊은 피 8명 차출해 9월 11일 우즈벡 원정길

  • 남장현 스포츠동아 스포츠2부 기자 yoshike3@donga.com

    입력2012-09-10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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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 전력…브라질 티켓 끊자

    축구국가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8월 29일 오전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축구회관에서 출전 선수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이제는 형님들이 나선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의 영광을 일군 아우들의 기세를 국가대표팀이 이어간다. 최강희호가 ‘유쾌한 도전’ 2막을 준비하고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축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9월 11일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를 앞두고 있다.

    분위기는 아주 좋다. 부담스러운 카타르 원정 1차전(6월 8일 도하)에서 4대 1 승리를 챙긴 최강희호는 나흘 뒤인 6월 12일 홈 경기(경기 고양시)로 치른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도 3대 0 완승을 거두며 2연승 가도를 달렸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도 승리해 승점 3점을 따낼 경우 브라질행 티켓을 조기에 확정짓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경기와 10월 16일 예정된 이란 원정(장소 미정) 4차전이 최대 고비다.

    최강희 감독은 8월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축구회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3차전이 최종예선의 최대 분수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상대 역시 우리에게 패하면 앞으로 상황이 불투명해지고, 반대로 우리는 상당히 유리해질 수 있어 선수 선발을 크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런던올림픽 효과 이어갈까

    런던올림픽의 감동은 대단했다. 짜릿함을 준 홍명보호의 쾌거에 전 국민이 벅찬 감격을 맛봤다. 젊은 선수들의 실력이 세계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버금가는 기쁨이었다.



    우즈베키스탄 원정에 대비해 최강희호에 승선한 멤버는 모두 23명. 이들 가운데 올림픽 기적의 주역 8명이 포함됐다. 와일드카드로 홍명보호에 뽑혔던 박주영(27·셀타 데 비고)과 골기퍼 정성룡(27·수원 삼성), 주장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23·스완지 시티), 김보경(23· 카디프 시티) 등은 사실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전부터 꾸준히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정말 인상적인 건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을 마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피켓을 들고 그라운드를 뛰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시상식 불참 통보를 받은 박종우(23·부산 아이파크)와 왼쪽 풀백 윤석영(22·전남 드래곤즈), 중앙 수비수 황석호(23·산프레체 히로시마)가 대표팀에 선발된 사실이다. 이들은 아직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다.

    그렇다고 이들 삼인방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올림픽 무대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굉장히 훌륭했다. 최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림픽 전에도, 올림픽 기간 중에도 선수들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올림픽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수렴해 이들을 뽑아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홍명보 감독과도 여러 차례 대화했고, 충분히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 해프닝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터프하고 많이 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윤석영도 빠른 오버래핑과 적극적인 수비로 팀에 꼭 필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황석호의 실력도 좋다.”

    긍정적인 경쟁 구도를 위한 밑그림도 홍명보호의 ‘영건’들을 선발하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고인 물은 썩는 법. 워낙 대표팀 자원이 한정되다 보니 일정 시간이 흐르면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해온 선수들은 자칫 나태해질 수 있다. 기존 국가대표팀 사령탑은 항상 이 부분을 경계해왔다. 최 감독도 마찬가지다. 때론 신선한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최 감독은 이들에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23명 엔트리를 정하다 보면 언제든 희생해야 할 선수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선수들이 불평과 불만을 가지면 순식간에 분위기가 흐려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젊음과 패기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기여할 것이다.”

    박주영-이동국 조합이 관건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돌아왔고, 1년 가까이 모습을 볼 수 없던 이청용(24·볼턴 원더러스)도 태극마크를 다시 찾았다. 두 선수를 우즈베키스탄 원정의 핵심으로 봐도 무방하다. 사실 최 감독과 박주영이 마냥 좋은 관계는 아니다.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 때 최 감독은 박주영을 선발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박주영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플레이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 경기력에 부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 못 할 최 감독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5월 말에 터졌다. 박주영의 병역 회피 논란이 일자 6월 최종예선 1, 2차전을 앞두고 최 감독이 박주영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했다. 앞서 최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해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하고 박주영에게 해명 인터뷰를 할 것을 권했지만 박주영이 끝내 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박주영이 홍명보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면서 최 감독의 체면이 구겨졌다.

    최근 한국 축구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다행히 박주영과 최 감독 모두를 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K리그 승부조작 사태에 대해 무책임하게 발을 빼는가 하면, 기술위원회도 열지 않고 윗선에서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조광래호 코칭스태프에겐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고 비리 직원에겐 억대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대한축구협회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각급 대표팀이 선전해 박주영이 돌아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최 감독은 “현재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2월부터 대표팀을 이끌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내부 결속이었다”며 “선수들에게 자부심, 자신감, 책임의식, 희생정신 등을 가질 것을 계속 주문한다. 여기에 집중하면 훨씬 좋은 대표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전술적인 영향도 크다. 박주영의 복귀로 대표팀은 또 다른 공격 옵션이 생겼다. 이동국(33· 전북 현대)과 김신욱(24·울산 현대)으로 근근이 버텨온 최 감독에게 박주영은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다만 플레이 스타일이 전혀 다른 박주영과 이동국을 잘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다. 투 톱(4-4-2)이냐, 원 톱(4-2-3-1)이냐도 관건이다. 아직까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청용의 복귀도 고무적이다. 좌우 측면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이다. 이청용이 과거 대표팀에서 소화했던 오른쪽 날개는 그동안 이근호(27·울산 현대) 몫이었다. 이청용이 돌아오면서 이근호를 활용하는 방안이 관심을 끈다. 왼쪽 측면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공격 옵션으로 포진할 수도 있다. 만약 왼쪽으로 이동하면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리는 김보경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래저래 흥미진진한 최강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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