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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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조차 없는 국내 골프장 ‘안전사고’

  • 이선근/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 sklee@golfdigest.co.kr

    입력2003-05-14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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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장에서는 1년 동안 안전사고가 얼마나 발생할까? 골프코스가 2만5000여개에 이르는 미국의 경우 매년 골프코스에서 약 5만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1000건이 넘는다. 카트에 치이는 사고에서부터 골프공에 맞는 사고까지 사고의 종류도 다양하다.

    라운딩 도중 골프공에 맞는 경우는 티샷한 공에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라이버샷은 정상궤도를 벗어나기 쉬운 데다 속도도 가장 빠르다. 드라이버로 날린 골프공에 정통으로 맞은 경우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부상은 기본이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국에선 골프장에서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주마다 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실수든 의도적이든 무조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일리노이주의 경우는 가해자가 의도적으로 상해를 입혔다는 게 입증돼야 처벌을 받는다. 일리노이주 법정에서 한 판사는 “골퍼가 날려 보내고 싶은 지점으로만 골프공이 날아간다면 골프 치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며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TV 중계를 보다 보면 미국 PGA투어 대회에서 프로골퍼들이 갤러리들 사이로 티샷을 날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프로골퍼들도 자기가 친 골프공에 누군가 맞지 않을까 걱정한다.



    매주 열리는 PGA투어 대회에서 갤러리들이 공에 맞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골프공에 맞은 관람객이 크게 다치지 않은 경우에 프로골퍼들은 사인을 해주며 ‘용서’를 구한다.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펜을 드는 것. PGA투어 대회 입장권 뒷면엔 “사고에 대해 골프장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인쇄돼 있는데 이는 그만큼 사고가 빈번하다는 증거다.

    우리나라에선 골프장 안전사고와 관련된 통계가 전혀 없다. 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안전사고에 대해 그만큼 둔감하다는 뜻이다. 국내 골프장들도 하루빨리 안전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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