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중독 회복 공동체 ‘인천 다르크’를 운영하는 최진묵 센터장. 23년간 마약 중독자로 살았지만 마약을 끊은 지 15년째다. 지호영 기자
마약 중독 회복 공동체 ‘인천 다르크’(다르크)를 운영하는 최진묵 센터장이 강조한 말이다. 최 센터장은 최근 책 ‘나는 회복 중인 마약 중독자입니다’에서 17세에 처음 마약을 시작해 23년간 마약 중독자로 살았던 과거를 고백했다. 전과 9범, 교도소에서도 7년간 복역했다. 그는 오늘로 마약을 끊은 지 15년 차다.
캄보디아 단속했더니 한국 마약 사라져
인터뷰를 위해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다르크 사무실을 찾았을 때 20대인 센터 입소자 대여섯 명이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책상에는 인공지능(AI) 프롬프트 작성법에 관한 책이 놓여 있었고, 컴퓨터에는 구글 제미나이 창이 열려 있었다. “사진 배경이 너무 흐린데 더 선명한 색감으로 만들어줘”라는 프롬프트가 입력됐다. 입소자들이 AI를 활용해 직접 다르크 센터 홈페이지를 새롭게 꾸미는 중이란다. 의견을 나누는 이들의 얼굴을 보니 마약 중독으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폐쇄 병동에 들어가 있던 사람들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최 센터장은 “마약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20, 30대이고 고학력에 고기능을 가진 사람들이다 보니 입소자끼리 회의하면 작업물이 뚝딱 나온다”며 “지난해와 올해 통계를 보면 마약 사범 중 20, 30대가 60%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에게 한국 마약 중독 실태와 대책을 물었다.
한국에 마약은 얼마나 퍼진 상태인가.
“한국에서 마약을 만들고 필로폰을 사는 사람이 생긴 1970~1980년대가 마약 1차 확산기였다면 지금은 2차 확산기다. 2021년부터 마약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23년 마약사범 수가 2만7000명대, 2024년은 2만3000명대인데, 학술적으로 암수범죄는 28.5배에 달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이 늘어난 게 마약의 폭발적인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마약에 중독되는 사람의 특징은.
“마약 중독은 이제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은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보다 고학력자가 마약을 더 많이 한다. 내가 본 내담자 중에는 대기업 직원, 의사, 변호사도 있다. 대부분 시작은 호기심 때문이다. 요즘 강제로 투약당하는 사람은 전체의 0.1%도 안 될 것이다. 중독자는 대부분 자기 의지로 처음 투약한다. 포르노나 도박 사이트에 노출되듯이 마약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대기업 직원·의사·변호사도 마약
마약에 노출되는 방식은.“20, 30대 마약 중독자가 많아진 데는 해외로 어학연수나 여행을 갔다가 마약을 접한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 있다. 대마가 합법이거나 비범죄화된 나라에 가면 길거리에 있는 대마 가게에 자연스레 노출되는 것이다. 내담자 중에는 해외에서 대마나 엑스터시를 접한 뒤 한국에 와서도 마약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다. 케타민, 허브 등 소프트 드러그(Soft drug)로 시작하면 대부분 필로폰 같은 하드 드러그(Hard drug)도 투약하게 된다. 그래서 ‘소프트 드러그’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마약을 몇 번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마약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만 쓴 후기도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정신질환이나 해고 등 약물의 부정적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 쓴 후기들이다. 약물 구매 과정을 선명하게 보여준 언론에 의해 노출된 사례들도 있다. 한 젊은 내담자는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나온 그대로 따라 했더니 마약이 내 손안에 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약사범은 처벌이 아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40~50년간 마약 중독자를 교도소에 집어넣기만 했더니 재범률이 35%에서 떨어지질 않고 있다. 나도 그랬지만 교도소는 처음 갈 때나 마약을 끊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전과 3~4범쯤 되면 그저 ‘나 또 징역 사네’라는 생각뿐이다.
20, 30대는 마약을 한 기간이 길지 않고 재활을 잘하면 사회로 환원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그런데 마약 중독 치료 병원은 그 수가 부족해 입원하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필로폰을 투약했고 죽을 것 같다’고 연락하면 일반 병원 응급실에 가라고 한다. 응급실에 가면 신고를 당할 텐데 말이다.”
밀반입이나 판매 사범에 대해서는 더 강한 처벌을 주장했다.
“박왕열이 3대 마약 조직을 운영한다고 떠들썩하지만, 사실 이런 사람은 수백~수천 명 있다. 마약을 만들고 유통하는 사람이 2년쯤 징역을 살고 나오는 건 형량이 너무 낮다고 본다. 마약 유통으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했다간 패가망신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어떤 마약 예방 교육이 필요할까.
“대마나 필로폰을 한 번 해서는 미국 거리에서 로봇처럼 이상한 자세로 걸어 다니는 마약 중독자들 모습과 똑같아지진 않는다. 이게 함정이다. ‘난 저들과 다르니 괜찮아’라는 생각에 투약을 반복하고 결국 중독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학교에서 교육시켜야 한다. 어떤 마약이 어떤 부작용과 증상을 가져오는지를 정확히 알려줘야 학생들이 호기심에 마약을 검색할 유인도 줄어든다. 영국은 5세, 미국은 8세부터 마약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우리는 담배나 술, 의료용 약물 중독에 대해서만 1년에 4시간가량 어설프게 교육시키는 실정이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안녕하세요. 임경진 기자입니다. 부지런히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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