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3

2003.07.17

여자들이여! 세상과 소통하자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07-10 1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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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이여!  세상과 소통하자
    여성을 향해 열려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곳에 모여 삶을 함께 나누고 많은 것을 이루어가자는 의미를 담았죠.”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가 옷을 갈아입었다. 2층 복도를 육중하게 가르던 거대한 5개의 철문 위에 하늘색, 보라색의 아름다운 그림들이 그려진 것. 바다를 향해 열려 있는 창 앞에 여섯 명의 여성이 모여 있는 그림,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여성의 그림들. 밝은 파스텔톤이 주를 이루는 이 작품들은 딱딱했던 여성 ‘회관’의 분위기를 자유로운 사랑방처럼 바꾸어놓았다.

    이 작품을 완성한 이들은 종묘에서의 ‘아방궁 프로젝트’로 유명해진 페미니스트 미술가 그룹 ‘입김’의 멤버들. 곽은숙(39) 윤희수(43), 정정엽씨(42·왼쪽부터) 등 여성 미술가들은 7월 첫 주 여성 주간을 앞두고 지난달 말 밤샘작업을 하며 이곳의 그림들을 완성했다.

    짧은 커트 머리와 청바지, 납작한 스니커즈에 화사한 웃음 등 외모만으로는 도저히 40대로 보이지 않는 이들이 모인 것은 1997년, 각자가 30대 초·중반이었을 때다.

    “여성 미술가로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벽이 너무 많았어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모여야만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달아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 거죠. 여성과 미술, 삶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은 것이 이 모임의 시작이에요.”



    정정엽씨의 말처럼 ‘입김’은 세상을 향해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2000년 9월 종묘에서 ‘아름답고 방자한 자궁’이라는 주제로 설치, 행위예술 프로젝트를 벌인 것도 이 같은 작업의 일환이다.

    혈기왕성한 20대를 지나 여유와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중년에 이르러 이처럼 적극적으로 사회 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힘은 뭘까. 이에 대해 곽은숙씨는 “어릴 때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추상적이고 막연했어요. 오히려 어른이 되면서 내 경험을 토대로 구체적이고 힘 있는 싸움을 할 수 있게 됐죠”라고 설명했다.

    스스로를 계속 진화하고 있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입김’ 멤버들은 앞으로도 다른 여성들과, 또 세상과 다양하게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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