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4

2002.03.07

윤락영업 경쟁 ‘자갈마당’ 폐쇄 민원 해프닝

  •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04-10-18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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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락영업 경쟁 ‘자갈마당’ 폐쇄 민원 해프닝
    최근 청와대 민원게시판에 대구 도심의 윤락가인 속칭 ‘자갈마당’(중구 도원동)을 폐쇄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민원의 당사자는 다름 아닌 이곳 윤락여성과 일부 업주들. 자신들의 ‘사업장’ 격인 윤락가를 없애달라는 희한한 민원을 낸 속사정은 뭘까.

    민원의 핵심은 윤락가를 폐쇄해 다른 영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내용상으로만 보면 군산 윤락가 화재참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실상은 업권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게 경찰측 분석.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안전 점검은 이미 대구 중부소방서가 지난 2월5일 119시민감시단과 소방공무원으로 구성된 점검반을 편성해 실시한 터다.

    관할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업권 다툼의 발단은 2000년 하반기 2명의 윤락업주가 구청으로부터 건물 증ㆍ개축 허가를 얻어 자갈마당 인접지역에 3∼4층짜리 최신식 건물을 지으면서부터. 이들이 여기에 4개의 윤락업소를 차려 본격 영업을 시작하자 낡고 오랜 목조건물에서 영업중인 대다수 기존 업주들이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윤락가의 확산을 원치 않는다. 신축 업주들은 자갈마당의 ‘마당법’을 따르라”며 견제하자 양측간 갈등이 시작됐다.

    자갈마당의 기존 윤락업소는 61곳. 수적으로 우세한 기존 업주와 열세에 놓인 신축 업주 간 갈등은 급기야 폭력사건으로까지 비화됐고, 양측의 투서와 민원이 관련기관에 끊임없이 날아들었다. 심지어 “경찰이 윤락가 확산을 방관하는 등 직무 유기를 한다”는 업주들의 비난마저 이어지며 화살이 경찰에게로 향하자 참다못한 중부서는 마침내 소매를 걷어붙였다.

    중부서는 지난해 10월30일부터 매일 밤 11시∼다음날 새벽 4시 경찰 100여명을 자갈마당 곳곳에 배치해 윤락행위 단속은 물론 검문검색과 음주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여왔다. 최근엔 40여명 수준으로 단속 수위를 낮췄지만, 업주간 갈등이 뿌리 뽑힐 때까지 무기한 단속을 계속할 방침. 단속이 장기화되면서 450여명에 이르던 자갈마당 윤락여성의 이탈도 가속화돼 현재 180명 선으로 줄었고, 윤락행위도 크게 줄면서 인근 상권까지 크게 위축됐다.



    그렇더라도 윤락업주와 윤락여성들 스스로 윤락가를 폐쇄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윤락업주 모임인 무의탁여성보호협의회 회장 김모씨는 “신축 업주측이 내 실명과 주민번호를 도용해 민원을 낸 듯하다”며 민원 제출 사실을 부인했다. 중부서 관계자도 “나름대로 조사해 봤으나 누가 민원의 진짜 ‘주인’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일제의 공창제에 의해 윤락가가 형성된 자갈마당의 신ㆍ구 업주간 갈등이 빚어낸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바로 이번 자갈마당 민원사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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