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한 가운데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할 경우 트럼프는 향후 2년간 법 제정 및 개정, 폐기를 통해 공격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 혹은 축소, 메디케어법 개정, 법인세 인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 기존에 트럼프가 내세웠던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실제 대선과 함께 치른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최종 집계 결과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공약 현실화 우려로 금융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좀 더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해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2기 외환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트럼프가 내건 공약 가운데는 달러화 강세 요인이 많다.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라는 조합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는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에 근접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일단 트럼프 2기의 정책 현실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고강도 관세를 온전히 다 부과하기보다 협상 카드로 활용했던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양자 협상 과정에서 관세 강도가 완화될 여지가 있다. 또 트럼프 2기의 재정정책 시행 시기나 내용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이를 연준이 미리 통화정책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 직후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관련 정책 불확실성을 미리 반영해온 만큼 트럼프 1기에 비해 달러 강세 기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기 당시 외환시장을 살펴보면 달러화는 2016년 11월 당선 직후부터 약 두 달간 강세를 나타냈으나 그 후 약세로 전환했고, 2017년에는 하락세를 보였다(그래프 참조). 원/달러 환율 역시 두 달간 약 6.5% 상승하며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2017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해 원화가 1년 동안 달러 대비 12%가량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미리 반영됐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트럼프 1기 당시 관세 부과는 집권 2년 차부터 시행되고, 1년 차 때는 미국달러화가 경기 흐름에 주로 연동하며 움직인 바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미국달러화에는 연준 통화정책과 주요국 경기 방향성이 좀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상반기까지 달러인덱스는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과 미국 경기둔화, 유로화의 단기 반등 등으로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은 과잉 긴축에 따른 정상화 과정을 진행하면서 매 회의 25bp(1bp=0.01%p) 인하를 단행해 2025년 6월 최종 금리 3.50% 수준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물론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정책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제약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카고 페드워치는 2025년 말 연준의 기준금리가 3.75∼4.00% 혹은 3.50∼3.7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9월 제시한 내년 말 목표금리 중간값 3.4%보다 더 긴축적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트럼프 2기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 회의 점진적인 인하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물가지표들은 더디지만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고, 노동시장 역시 구인율이나 비자발적 퇴직률, 채용률 같은 지표가 둔화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연준의 정상화는 아직 유효한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달러화가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말 연준의 금리인하가 종료되고, 하반기 들어 인공지능(AI) 생태계 수요 및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투자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경기가 개선돼 미국이 다시 주요국 대비 펀더멘털 우위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2기 정책이 조금씩 가시화하면서 재정지출 확대나 금리인상 압력 등으로 미국달러화의 상승 압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트럼프 2기 정책이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이것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에는 중장기적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 먼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시차를 두고 미국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 레벨은 높게 유지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리쇼어링 정책과 해외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2016년 트럼프 1기에 비해 자유로운 글로벌 교역은 약화된 상황이며, 관세 부과는 이를 더욱 위축해 대미(對美)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강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미국 수요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현지 생산 및 투자를 확대할수록 수출 낙수 효과는 약화될 수 있다. 미국 수요의 수혜 여부에 따라 산업과 기업 간 차별화가 심화하고 수출과 내수 격차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 펀더멘털은 점차 저성장 환경에 머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선과 함께 치른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최종 집계 결과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공약 현실화 우려로 금융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좀 더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해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연준 금리 정상화 유효
11월 1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스1]
일단 트럼프 2기의 정책 현실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고강도 관세를 온전히 다 부과하기보다 협상 카드로 활용했던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에도 양자 협상 과정에서 관세 강도가 완화될 여지가 있다. 또 트럼프 2기의 재정정책 시행 시기나 내용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이를 연준이 미리 통화정책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 직후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관련 정책 불확실성을 미리 반영해온 만큼 트럼프 1기에 비해 달러 강세 기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기 당시 외환시장을 살펴보면 달러화는 2016년 11월 당선 직후부터 약 두 달간 강세를 나타냈으나 그 후 약세로 전환했고, 2017년에는 하락세를 보였다(그래프 참조). 원/달러 환율 역시 두 달간 약 6.5% 상승하며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2017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해 원화가 1년 동안 달러 대비 12%가량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1기 첫해인 2017년은 미국 및 글로벌 경제가 양호하게 유지되면서 미국과 한국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였다. 이에 미 국채금리는 1년간 오름세를 보였지만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가 완화되면서 미국달러화는 약세, 주요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8년부터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부과가 시작되고 미국과 글로벌 성장이 둔화되면서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로 미국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됐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남은 트럼프 재임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미리 반영됐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트럼프 1기 당시 관세 부과는 집권 2년 차부터 시행되고, 1년 차 때는 미국달러화가 경기 흐름에 주로 연동하며 움직인 바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미국달러화에는 연준 통화정책과 주요국 경기 방향성이 좀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상반기까지 달러인덱스는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과 미국 경기둔화, 유로화의 단기 반등 등으로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은 과잉 긴축에 따른 정상화 과정을 진행하면서 매 회의 25bp(1bp=0.01%p) 인하를 단행해 2025년 6월 최종 금리 3.50% 수준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다.
물론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정책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제약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카고 페드워치는 2025년 말 연준의 기준금리가 3.75∼4.00% 혹은 3.50∼3.7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9월 제시한 내년 말 목표금리 중간값 3.4%보다 더 긴축적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트럼프 2기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 회의 점진적인 인하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물가지표들은 더디지만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고, 노동시장 역시 구인율이나 비자발적 퇴직률, 채용률 같은 지표가 둔화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연준의 정상화는 아직 유효한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달러화가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말 연준의 금리인하가 종료되고, 하반기 들어 인공지능(AI) 생태계 수요 및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투자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경기가 개선돼 미국이 다시 주요국 대비 펀더멘털 우위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2기 정책이 조금씩 가시화하면서 재정지출 확대나 금리인상 압력 등으로 미국달러화의 상승 압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 저성장 환경 머물 가능성 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다양한 요인 가운데 주로 미국달러화 흐름에 연동하며 움직일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져 1400원을 상회할 수 있지만 한국 무역수지 흑자 흐름이나 순대외채권국이라는 위치 등을 고려할 때 고착화될 가능성은 낮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1300∼1400원에서 주로 움직이고 상반기에는 1300원대 초중반, 하반기에는 13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트럼프 2기 정책이 한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이것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에는 중장기적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 먼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시차를 두고 미국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 레벨은 높게 유지될 것이다. 미국 정부는 리쇼어링 정책과 해외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2016년 트럼프 1기에 비해 자유로운 글로벌 교역은 약화된 상황이며, 관세 부과는 이를 더욱 위축해 대미(對美)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강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미국 수요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현지 생산 및 투자를 확대할수록 수출 낙수 효과는 약화될 수 있다. 미국 수요의 수혜 여부에 따라 산업과 기업 간 차별화가 심화하고 수출과 내수 격차가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 펀더멘털은 점차 저성장 환경에 머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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