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영진전문대 캠퍼스 전경. [영진전문대 제공]
SK하이닉스 낸드인스펙션팀 소속 류강민 씨(24)는 대기업 취직에 성공한 비결을 묻는 ‘주간동아’ 기자에게 이 같은 취업 후기를 들려줬다. 영진전문대를 졸업하고 일본 소프트뱅크 솔루션개발팀에서 일하는 박시연 씨(26)는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대학 진학을 앞뒀을 때 영진전문대의 해외 취업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외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에 4년제 대학 대신 영진전문대 웹데이터베이스학과를 택했고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 그만두고 ‘유턴’하기도…
대구 영진전문대 반도체전자계열에 재학 중인 한 학생(가운데)이 반도체 생산 공정을 실습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교육부 대학정보공시 및 건강보험 가입 내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대기업 및 해외 기업에 취업한 영진전문대 졸업생은 총 2307명으로 집계됐다(표 참조).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에 206명, LG화학 등 LG 계열사에 232명, SK하이닉스 등 SK 계열사에 271명이 입사했고 현대·롯데·한화·POSCO 등 기타 대기업에 1049명이 들어갔다. 일본, 호주 등 해외 기업에 취업한 인원도 549명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대기업 채용이 얼어붙고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가 강화된 기간임에도 탁월한 취업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30년 주문식 교육, 높은 취업률로 결실
영진전문대가 높은 취업률을 보이는 요인 중 하나로 ‘주문식 교육’이 꼽힌다. 1994년 영진전문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주문식 교육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키워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최근에는 대학이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고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영진전문대는 30여 년 전부터 이 같은 교육 제도를 운영해왔다. 각 계열 및 학과의 커리큘럼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요구를 수용해 졸업 후 곧장 현장에 투입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6월 21일 SK실트론과 영진전문대가 주문식 교육 협약을 맺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 일본IT과 학생들이 일본 기업의 온라인 설명회를 듣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일본 IT 기업의 영진전문대생 ‘모셔가기’
영진전문대 학생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 위한 일본 IT 기업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최대 규모 클라우드·솔루션 및 IT 인프라 구축 기업 ‘ISFnet’이 그 예다. 지난해 7월 와타나베 유키요시 ISFnet 회장은 영진전문대를 방문해 일본IT과 재학생들과 만나 “우리 회사에서 여러분 선배 65명이 일하는데 성실하고 우수하다”며 “우리와 함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와타나베 회장은 2017년에도 영진전문대를 직접 찾아 ‘ISFnet반’ 개설을 논의했고 2019년부터 4년간 영진전문대생 65명을 채용했다. 이날 와타나베 회장은 ISFnet반을 위해 영진전문대에 장학금 2000만 원(누적 9000만 원)을 전달했다.영진전문대는 향후 주문식 교육의 세계화에 힘쓸 방침이다. 최재영 영진전문대 총장은 “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주문식 교육은 국내 직업교육의 전형이 됐고 산학이 공동으로 발전하는 창조적 인재 양성의 길을 열었다”며 “한국에서 태동한 주문식 교육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국제 연계 주문식 교육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영진전문대는 일본 도쿄에 주문식 교육 관련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현지 IT, 기계, 전자 분야 기업과 주문식 교육 협의회를 발족했다. 최 총장은 이어 “향후 중국, 미국, 유럽까지 해외 사무소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문식 교육의 세계화, 글로벌화를 통해 영진전문대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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