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밝은 서울시민이라면 언제부턴가 황토색 서울택시 사이로 ‘노랑 택시’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봤을 것이다. 하루 종일 서울 시내를 쉼 없이 돌아다니는 택시야말로 그 자체로 가장 좋은 홍보수단이 아닐 수 없다. 노랑 택시에는 어김없이 ‘COOP(쿱)’이란 명칭과 함께 ‘한국택시협동조합’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협동조합 택시로 인생 2모작을
COOP은 협동조합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OPERATIVE’의 앞 네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쿱 택시는 한국택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택시 브랜드. 이사장은 14대와 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계동전 의원(사진)이다. 2012년 19대 총선 이후 정계를 떠난 그가 한국택시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택시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퇴 이후엔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소득절벽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소득절벽을)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요. 고령화로 오래 살게 됐는데 소득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 당황할 수밖에 없죠. 그런 분들에게 협동조합 택시는 인생 2모작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입니다. 월평균 250만 원 정도를 10년, 길게는 15년 정도 안정적으로 벌면 그만큼 소득절벽을 늦출 수 있지 않겠어요.”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마자 박계동 이사장은 ‘협동조합 택시’ 예찬론을 폈다.
▼ 택시를 운전하는 데 연령 제한은 없나요.
“70세부터는 해마다 정밀 건강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건강관리를 잘하면 75세까지는 거뜬히 일할 수 있어요. 조합원 가운데 15%가량은 퇴직 후 우리 조합과 함께 새 삶을 시작한 분들입니다.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대기업에서 일한 분도 있고, 외국 공관에서 근무하다 온 분, 수의사 출신도 있습니다.”
박 이사장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한국택시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조합원 185명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적힌 현황판이 걸려 있다. 50대와 60대 초반이 가장 많았고 이따금 40대 조합원도 눈에 띈다. 11월 2일까지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낸 사람은 423명. 현재 일하는 조합원 185명보다 200명이 더 많은 숫자다.
▼ 신청자를 모두 수용하려면 새로운 협동조합이 필요하겠군요.
“그래서 서울에서 택시회사를 하나 더 인수하려 준비하고 있어요.”
▼ 서울 외 지역으로 한국택시협동조합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나요.
“부산과 대구, 인천 2곳, 광주와 대전, 춘천과 협동조합 택시 출범을 위해 협의 중이에요.”
▼ 택시 사업주들이 큰 위협을 느끼겠는데요.
“그럴 수 있겠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이해시킬 것은 이해시키면서 함께 가야죠.”
▼ 개인택시와는 어떻습니까.
“마찰은 없어요. 택시가 시민에게 제대로 된 봉사를 하려면 노동 강도도 그렇고, 위험에 노출된 것을 고려하면 월소득 300만 원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빡빡하게 해서 지난달 평균 224만 원을 가져갔어요. 앞으로 경영을 좀 더 개선하면 250만 원까지는 가능할 것 같은데, 택시만으로 월소득 300만 원을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월평균 50만 원 수익을 더 올리려면 몇 가지 부가사업을 할 필요가 있어요.”
국회에 청소용역협동조합 만들 예정
▼ 어떤 부가사업을 구상하고 있나요.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게 렌터카 사업이에요. 한국택시협동조합에서 정비 부문은 이미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과 리스크를 줄여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택시 규모가 좀 더 커지면 직영충전소도 가능할 것 같고요.”
박 이사장은 택시를 매개로 자생력을 갖춘 ‘택시랜드’ 조성 구상에 대해 밝혔다.
“협동조합도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시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평생직장이 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하고요. 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보수가 적다면 오래갈 수 없겠죠. 그런 점에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어요. 렌터카와 충전소, 정비소 등 부가사업을 하고 거기서 나온 수익을 복지기금으로 적립해 조합이 자립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기금이 어느 정도 모이면 조합원에게 체력단련비를 줄 수 있고, 자녀 학비도 보조하고, 조합주택까지 지을 수 있겠죠.”
▼ 택시 외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은 없습니까.
“사회경제적 영역에서 협동조합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아요. 단적인 예로 국회에 청소용역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해요.”
▼ 국회에 협동조합을 만들어요?
“제가 국회 사무총장을 하면서 보니까 국회 청소 관련 예산이 청소 아주머니 한 명당 월 200만 원 가까이 책정돼 있어요. 그런데 용역회사를 통하면 월 130만 원 정도밖에 안 돌아가요. 200명의 좋은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로 바뀌는 거예요. 몇 사람에게 많은 재화가 집중되는 경제력 집중 현상이 나타나면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그만큼 줄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도 함께 떨어집니다. 요양보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하루 3시간씩 두 명을 돌보고 주5일 4주를 일하면 최저생계비 이상은 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요양보호센터에서 수입의 25~30%를 떼거든요. 그런데 센터에서 소개비를 떼는 것을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구조예요. 각 센터마다 사무실 유지하고, 사회복지사자격증 있는 사람 고용하고, 회계 처리도 따로 해야 하고. 결국 수수료를 많이 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또 센터가 난립해 어느 누구도 제대로 살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런 분야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서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어요. 협동조합 택시의 핵심이 ‘여러분이 번 돈을 모두 공개하고 수익금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돌려드린다. 노마진(no margin)’이거든요. 일한 분들에게 일한 만큼 더 많이 돌려드리는 협동조합의 취지를 다른 분야, 다른 산업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어요.”
박 이사장은 택시로 시작한 협동조합을 앞으로 사회 각 분야로 확산할 구상을 갖고 있었다.
“협동조합은 뛰어난 한 사람이 관리를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최고경영자(CEO)가 되더라도 그렇게 운영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그 시스템의 기본은 바로 투명한 경영이에요. 협동조합에서 생긴 이익을 조합원에게 한 푼도 남김없이 배분한다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협동조합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박 이사장은 택시협동조합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조합의 주거래은행과 협의해 외부 회계법인에서 모든 회계처리를 전담토록 하고 있다.
“1000원 단위 전표까지 모두 외부 회계법인에서 작성합니다. 자체 경리직원을 확 줄여 그만큼 경비도 절감할 수 있었어요. 재무재표 관리도 거기서 하고, 조합원에 대한 수익배분도 거기서 합니다. 조합원 출자금을 대출해준 은행 처지에서도 자기 회사처럼 매일 입출금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조합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죠.”
“총선 출마 안 한다”
▼ 협동조합에 천착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자본이 사람을 고용하는 현재 경제체제로는 승자독식과 양극화를 막을 수 없어요. 이제는 사람이 자본을 고용하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답을 줘야 되는 상황입니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오히려 생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줘야 하고요. 자본은 돈을 중심으로 한 경제이지만 조합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경제예요.”
▼ 과거 택시운전을 한 경험이 한국택시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나요.
“조합원들이 안심하고 출자금을 낼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협동조합에는 현물 자산 못지않게 사회적 자산인 소셜에셋도 중요합니다. 제가 택시운전을 11개월간 하고, 나중에 국회의원이 돼 택시 LPG 특소세폐지 법안을 냈다는 것을 기억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협동조합 택시를 하려는 저의 진정성을 믿고 인정해준 점이 큰 힘이 됐습니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입니까.
“안 합니다. 안 해요. 정치권에 가면 어느 편에서든 공연히 욕을 듣게 돼 있어요. 정치라는 게 편이 갈려 있기 때문에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자기편에 손해라고 생각하면 욕하고, 자기편이 잘못해도 두둔하는 경향이 있어요. 욕 먹어가면서 할 일이 아니에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사회경제적으로 더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승자독식의 경제체제가 지속되는 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대학 나와도 마땅히 취직할 데가 없고, 자영업도 할 만한 분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잖아요. 이러다 국민 대부분이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와요. 어쩔 수 없는 임시직이 아니라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에요.”
협동조합 택시로 인생 2모작을
COOP은 협동조합을 뜻하는 영어 단어 ‘COOPERATIVE’의 앞 네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쿱 택시는 한국택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택시 브랜드. 이사장은 14대와 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08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계동전 의원(사진)이다. 2012년 19대 총선 이후 정계를 떠난 그가 한국택시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택시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퇴 이후엔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소득절벽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소득절벽을)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요. 고령화로 오래 살게 됐는데 소득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 당황할 수밖에 없죠. 그런 분들에게 협동조합 택시는 인생 2모작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입니다. 월평균 250만 원 정도를 10년, 길게는 15년 정도 안정적으로 벌면 그만큼 소득절벽을 늦출 수 있지 않겠어요.”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마자 박계동 이사장은 ‘협동조합 택시’ 예찬론을 폈다.
▼ 택시를 운전하는 데 연령 제한은 없나요.
“70세부터는 해마다 정밀 건강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건강관리를 잘하면 75세까지는 거뜬히 일할 수 있어요. 조합원 가운데 15%가량은 퇴직 후 우리 조합과 함께 새 삶을 시작한 분들입니다. 삼성전자, 포스코 같은 대기업에서 일한 분도 있고, 외국 공관에서 근무하다 온 분, 수의사 출신도 있습니다.”
박 이사장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한국택시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조합원 185명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적힌 현황판이 걸려 있다. 50대와 60대 초반이 가장 많았고 이따금 40대 조합원도 눈에 띈다. 11월 2일까지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낸 사람은 423명. 현재 일하는 조합원 185명보다 200명이 더 많은 숫자다.
▼ 신청자를 모두 수용하려면 새로운 협동조합이 필요하겠군요.
“그래서 서울에서 택시회사를 하나 더 인수하려 준비하고 있어요.”
▼ 서울 외 지역으로 한국택시협동조합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나요.
“부산과 대구, 인천 2곳, 광주와 대전, 춘천과 협동조합 택시 출범을 위해 협의 중이에요.”
▼ 택시 사업주들이 큰 위협을 느끼겠는데요.
“그럴 수 있겠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이해시킬 것은 이해시키면서 함께 가야죠.”
▼ 개인택시와는 어떻습니까.
“마찰은 없어요. 택시가 시민에게 제대로 된 봉사를 하려면 노동 강도도 그렇고, 위험에 노출된 것을 고려하면 월소득 300만 원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빡빡하게 해서 지난달 평균 224만 원을 가져갔어요. 앞으로 경영을 좀 더 개선하면 250만 원까지는 가능할 것 같은데, 택시만으로 월소득 300만 원을 채우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요. 월평균 50만 원 수익을 더 올리려면 몇 가지 부가사업을 할 필요가 있어요.”
국회에 청소용역협동조합 만들 예정
박계동 한국택시협동조합 이사장은 택시 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택시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게 렌터카 사업이에요. 한국택시협동조합에서 정비 부문은 이미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과 리스크를 줄여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택시 규모가 좀 더 커지면 직영충전소도 가능할 것 같고요.”
박 이사장은 택시를 매개로 자생력을 갖춘 ‘택시랜드’ 조성 구상에 대해 밝혔다.
“협동조합도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시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평생직장이 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하고요. 같은 시간을 일하고도 보수가 적다면 오래갈 수 없겠죠. 그런 점에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어요. 렌터카와 충전소, 정비소 등 부가사업을 하고 거기서 나온 수익을 복지기금으로 적립해 조합이 자립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기금이 어느 정도 모이면 조합원에게 체력단련비를 줄 수 있고, 자녀 학비도 보조하고, 조합주택까지 지을 수 있겠죠.”
▼ 택시 외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은 없습니까.
“사회경제적 영역에서 협동조합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아요. 단적인 예로 국회에 청소용역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해요.”
▼ 국회에 협동조합을 만들어요?
“제가 국회 사무총장을 하면서 보니까 국회 청소 관련 예산이 청소 아주머니 한 명당 월 200만 원 가까이 책정돼 있어요. 그런데 용역회사를 통하면 월 130만 원 정도밖에 안 돌아가요. 200명의 좋은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로 바뀌는 거예요. 몇 사람에게 많은 재화가 집중되는 경제력 집중 현상이 나타나면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그만큼 줄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도 함께 떨어집니다. 요양보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하루 3시간씩 두 명을 돌보고 주5일 4주를 일하면 최저생계비 이상은 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요. 요양보호센터에서 수입의 25~30%를 떼거든요. 그런데 센터에서 소개비를 떼는 것을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구조예요. 각 센터마다 사무실 유지하고, 사회복지사자격증 있는 사람 고용하고, 회계 처리도 따로 해야 하고. 결국 수수료를 많이 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또 센터가 난립해 어느 누구도 제대로 살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런 분야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서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어요. 협동조합 택시의 핵심이 ‘여러분이 번 돈을 모두 공개하고 수익금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돌려드린다. 노마진(no margin)’이거든요. 일한 분들에게 일한 만큼 더 많이 돌려드리는 협동조합의 취지를 다른 분야, 다른 산업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어요.”
박 이사장은 택시로 시작한 협동조합을 앞으로 사회 각 분야로 확산할 구상을 갖고 있었다.
“협동조합은 뛰어난 한 사람이 관리를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최고경영자(CEO)가 되더라도 그렇게 운영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그 시스템의 기본은 바로 투명한 경영이에요. 협동조합에서 생긴 이익을 조합원에게 한 푼도 남김없이 배분한다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협동조합이 제대로 돌아갑니다.”
박 이사장은 택시협동조합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조합의 주거래은행과 협의해 외부 회계법인에서 모든 회계처리를 전담토록 하고 있다.
“1000원 단위 전표까지 모두 외부 회계법인에서 작성합니다. 자체 경리직원을 확 줄여 그만큼 경비도 절감할 수 있었어요. 재무재표 관리도 거기서 하고, 조합원에 대한 수익배분도 거기서 합니다. 조합원 출자금을 대출해준 은행 처지에서도 자기 회사처럼 매일 입출금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조합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죠.”
“총선 출마 안 한다”
▼ 협동조합에 천착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자본이 사람을 고용하는 현재 경제체제로는 승자독식과 양극화를 막을 수 없어요. 이제는 사람이 자본을 고용하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답을 줘야 되는 상황입니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 오히려 생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줘야 하고요. 자본은 돈을 중심으로 한 경제이지만 조합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경제예요.”
▼ 과거 택시운전을 한 경험이 한국택시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나요.
“조합원들이 안심하고 출자금을 낼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협동조합에는 현물 자산 못지않게 사회적 자산인 소셜에셋도 중요합니다. 제가 택시운전을 11개월간 하고, 나중에 국회의원이 돼 택시 LPG 특소세폐지 법안을 냈다는 것을 기억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협동조합 택시를 하려는 저의 진정성을 믿고 인정해준 점이 큰 힘이 됐습니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입니까.
“안 합니다. 안 해요. 정치권에 가면 어느 편에서든 공연히 욕을 듣게 돼 있어요. 정치라는 게 편이 갈려 있기 때문에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자기편에 손해라고 생각하면 욕하고, 자기편이 잘못해도 두둔하는 경향이 있어요. 욕 먹어가면서 할 일이 아니에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사회경제적으로 더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승자독식의 경제체제가 지속되는 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대학 나와도 마땅히 취직할 데가 없고, 자영업도 할 만한 분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하잖아요. 이러다 국민 대부분이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와요. 어쩔 수 없는 임시직이 아니라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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