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1

2004.07.01

혁신첨단산업단지 성공할까

  • 최영일 / 디지털경제 칼럼니스트 woody01@lycos.co.kr

    입력2004-06-25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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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7일,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이라는 부제를 달고 국내에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첨단산업단지를 2~3개 조성 발전시킨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강력한 신호탄인 이 소식은 신행정수도로의 이전, 즉 ‘천도설(遷都說)’의 공방 속에 금세 잊혀지고 말았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르윈스키의 ‘지퍼게이트’에도 불구하고 범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경기 활황 때문이었으며, 근래 미국 경제 발전의 심장부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첨단 IT(정보기술)산업이었음을 상기해보자. 당시의 나스닥(NASDAQ)은 뉴욕증시보다 훨씬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나스닥 아류로 급조된 우리나라 코스닥(KOSDAQ)은 또 얼마나 진폭이 큰 롤러코스터를 탔던가. 그런데 이 같은 공룡 서식처인 실리콘밸리 같은 단지가 하나도 아니고 2~3개나 생긴다고? 그것도 2004년 올해 시작해서 2008년까지 단 5년 동안에 말이다. 이 계획의 핵심 주체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2003년 참여정부 시작과 함께 4월에 출범했다. 이미 지난해 8월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 수립 지침이 발표되었고 위원회와 산업자원부 산하 국가균형발전추진단 및 16개 시•도가 참여한 태스크포스의 작품으로 공개된 것이다. 한편 법제도적 근거인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은 16대 국회인 올 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고, 3월 국무회의에서 가결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볼 때 이 사업에 대한 추진은 노무현 정부의 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 실리콘밸리급의 혁신 클러스터 2~3개를 1차 계획 내에 조성하고, 16개 지자체에 각 4개의 전략산업을 육성하며, 전국 234개 기초 지자체 중 30%를 낙후지역으로 지정해 특별재정지원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박정희 집권 초기인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동형(同型)처럼 보인다. 박정희의 빈곤 탈출 및 근대화, 산업화 추진은 4차에 걸쳐 그의 사망 뒤인 1981년 막을 내릴 때까지 정확히 20년간 지속되었다.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계획은 상당한 성과와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당시 발전전략은 “요소투입형 불균형 발전이었다”고 규정했다. 반면 이번 계획의 핵심은 지방자립화를 이루는 ‘역동적 균형’과 ‘통합적 균형’에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차대한 실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딜레마는 있다. 이미 사양화한 지방산업단지들을 테크노밸리로 리노베이션하는 계획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시절 계속 이어져왔으나 관료적 전시행정, 벤처거품 등의 문제를 노출하며 막대한 세금만 낭비한 것으로 결론 나기도 했던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성세대가 민주화 탄압이라는 그늘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 추진면에서 그 영도력(?)의 향수에 젖어 있는 박정희식 모델은 거의 4차 계획 기간 내내 장기집권을 유지했던 정권의 안정성에 기반한다는 것도 노무현 정부와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참여정부가 어떻게 군사정권식 밀어붙이기가 아닌 설득과 조정의 힘을 발휘하며 테크노크라시의 정책을 실천할 것인지 국민들은 기대와 우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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