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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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보궐선거’ 결과 여야 진로 분수령

여, 부담 적어 승리 땐 탄력…야, 당권 갈등 속 찜찜한 선거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mikebay@empas.com

    입력2014-12-29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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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보궐선거’ 결과 여야 진로 분수령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통진당)은 헌법재판소(헌재)의 정당해산 선고를 받고 역사적 운명을 다했다. 종북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정책적 진보로의 변화 요구를 귀담아듣지 않은 만큼 민심도 통진당에게 싸늘하다. 헌재 결정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공감했다(그래프1 참조).

    통진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통진당 해산 결정이 가져올 정치권 후폭풍은 간단치 않다. 2015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정권 성패를 좌우할 임기 3년 차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양당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2016년 4월 총선을 위해 지지율 경쟁을 펼치는 해다. 따라서 통진당 의원들의 자격 상실로 치러지는 4월 보궐선거는 2016년 총선의 전초전이자 박근혜 정부 3년 차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띨 전망이다. 결국 박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 보궐선거 결과 모두 통진당 해산이라는 함수가 얽혀 있다. 통진당 해산 결정이 각 정파별로 미친 영향은 어느 정도였을까.

    새누리당 호재, 당내 결집도 가능

    먼저 통진당 해산으로 날개 없이 추락하던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는 일단 멈췄다(그래프3 참조). 청와대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대통령 지지율은 30%대까지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절반을 넘었다. 지지율을 기준으로 할 때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 위기 국면이었다.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지금처럼 급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헌재의 통진당 해산 선고는 이념적 보수층이 재결집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부정적이던 50대와 영남권, 가정주부층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그동안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총리 인선과 장관 임명 등의 ‘불통 인사’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었다. 최근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주요인이기도 했다.‘정윤회 문건’에 쏠렸던 관심이 통진당 해산으로 옮겨갔고, 헌재 결정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지지율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조기 레임덕에 대한 우려도 불식하면서 이른바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대로 확인한 셈이다.



    그렇지만 통진당 해산이 남긴 과제는 그 이상이다. 통진당 해산은 여야 정치권의 이념적 공방이 지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대통령과 정부 정책에 대한 진보 진영의 비판 역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념적 정쟁으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대통령의 대통령선거(대선) 공약이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못할 경우 임기 3년 차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2015년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0%대 초·중반을 유지할 개연성이 높다. 이번 통진당 해산으로 지지층을 재확인했고 새누리당 지지율이 새정치연합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대통령과 정부를 견제할 세력이 마땅치 않다. 그럼에도 과반에 달하는 부정평가를 쉽게 해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진당 관련 이슈가 부정평가의 핵심 요소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국정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불통 논란’과 인사 문제 등 박 대통령이 비판받는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없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40%대의 긍정과 부정이 대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통진당 해산이 여의도 정치권에 가져온 충격파도 강하다. 새누리당에 비해 새정치연합에 끼친 영향이 훨씬 더 커 보인다. 통진당 해산은 야당과 야당 지지율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그래프2 참조). 통진당은 1~3%대의 지지율을 보인 만큼 해산 선고로 다른 정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상황도 아니었다.

    그러나 통진당 해산은 여당에게는 호재임이 분명하다. 새누리당은 2014년 한 해 평균 40%대 초·중반의 지지율을 유지했는데, 전통적 지지 기반인 보수층 결집은 2015년에도 이념 문제가 불거질 때면 재현될 개연성이 높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국민의 보수 성향도 짙어지고 있고, 보궐선거로 당내 결집도 가능해졌다.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 간 갈등 조짐도 있었지만, 통진당 해산은 당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효과를 가져왔다. 4월 보궐선거가 야권 우세 지역이다 보니 선거 결과에 대한 부담도 적다. 반면 서울 관악, 경기 성남 중 한 곳에서라도 승리할 경우 정당 지지율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진당 해산으로 보수층 결집과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선거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릴 새누리당은 40%대 중반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새정치연합에는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은 야당 처지에서는 정국 반전의 기회였지만, 통진당 해산으로 여론의 관심이 이동했고 2012년 총선 당시 야권단일화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반전 기회가 날아가는 형국이다.

    ‘4월 보궐선거’ 결과 여야 진로 분수령
    야권 또 이념 내분 땐 지지율 못 올라

    4월 치르는 보궐선거에서도 2012년 4월 총선 당시 야권단일화로 통진당 세력을 원내에 입성케 한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는 힘들겠지만 이번 통진당 이슈로 향후 선거를 앞둔 야권단일화 가능성은 물 건너갔다. 여기에 2012년 대선 이후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급전직하했다. 단순히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대선 결과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10%대 초반까지 하락했던 지지율은 2014년 3월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새정치연합 세력과 통합하면서 간신히 회복했을 정도다. 통합 직후 30%대 초·중반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20% 내외로 주저앉은 상태다. 당장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헌재 결정은 잘못”이라는 주장과 “이번 기회에 종북주의자들과 완전 결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또다시 이념적 내분에 휩싸인다면 지지율 상승을 도모하기 힘들다.

    특히 2월 전당대회는 새정치연합이 컨벤션 효과를 불러올 기회로 꼽아왔다. 그렇지만 차기 대선후보인 문재인 의원 중심의 친노(친노무현)계와 계파 혁신을 요구하는 비노(비노무현)계 간 내부 갈등이 이념 논쟁으로 이어질 경우 지지율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4월 보궐선거에서 단 한 석이라도 내놓을 경우 지지율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총선 전초전이자 박근혜 정부 중간 평가 성격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 결정이 가져온 가장 직접적인 정국 변화는 보궐선거다. 2015년 4월 예정에 없던 3곳(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에서 치르게 된 보궐선거는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야권연대에 대한 심판’ 주장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3년 차 초반에 치르는 선거 결과여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3곳 모두 야권 우세 지역임에도 새누리당이 참패할 경우 ‘정권 심판’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크고, 예기치 않게 야당이 일격을 당할 경우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정치적 책임을 비켜가기 어렵다. 여야 모두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격이다. 승부는 보궐선거의 특성상 야권표가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 투표율이 과거 보궐선거보다 다소 높아질 여지는 있다. 적극적인 유권자의 참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직 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야권표가 새정치연합, 정의당, 통진당 전 의원으로 나뉠 경우 새누리당은 보수 결집을 필두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거물들의 귀환’도 관심사다.

    현재 보궐선거를 두고 여당에서 주목받는 인사는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이고, 야당에서는 천정배, 이용섭 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의 경우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 등판론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전남 장성 출신의 호남 인사이자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광주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광주지방법원 법원장 등을 거친 바 있다. 김 위원장도 수도권 등판론이 언급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 출신이고, 경기도지사 출신이란 점이 작용한다.

    ‘4월 보궐선거’ 결과 여야 진로 분수령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정치민주연합 천정배, 이용섭 전 의원(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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